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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체육과 ‘군기잡기’ 경찰 출동하자 2차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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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체육과 ‘군기잡기’ 경찰 출동하자 2차 소집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5.03.26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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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체육교육과 폭행피해 설문조사 50여명이 H씨 지목 답변
총대의원회 의장 H씨, 총학 의혹제기 맞불공세 학교측 수수방관

한동안 잠잠했던 대학내 ‘군기잡기식’ 폭력사태가 다시 재발했다. 장기간 대학 정상화 갈등을 겪고 있는 청주대가 진원지다. 체육교육과 선배들의 신입생 ‘신고식’에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수학교육과에서는 복학생이 전치 6주의 중상을 입기도 했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 캠퍼스에서 폭력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대학측의 책임도 크다. 신속하고 엄정한 사후조치보다는 덮어두기에 급급하다보니 가해자 처벌이 미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건의 전말과 향후 대책을 알아본다.

지난 16일 오후 6시 45분, 충북경찰청 112 상황실로 두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청주대 체육교육과 선배들이 신입생을 집합시켜 폭행 하려하니 이를 막아달라는 것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대학 측에 확인을 요청했고 체육학과에서는 소집한 선배들에게 집합을 취소토록 지시했다. 취소됐다는 학과측 얘기를 듣고 경찰병력을 학교를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로부터 2시간 뒤인 이날 오후 8시 30분쯤, 선배들은 신입생 40명을 다시 운동장으로 집합시켰다. “누가 경찰에 신고했냐”며 거친 욕설을 퍼부었고 “적응하지 못할 사람은 빨리 나가라”고 다그쳤다.

▲ 청주대 총학생회(오른쪽)와 학회장(왼쪽)이 체육과 학생들로부터 받은 설문용지. (위)기합사진은 본보 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이다.

대학 체육과의 신입생 군기잡기는 대표적인 대학 폭력사례로 꼽히고 있다. 단체훈련과 경기를 위해서는 정신적 긴장감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기합과 체벌이 상존했다. 불과 2년전에도 전국체전 충북 대표 선발전에 출전했던 청주대 체육과 3학년 학생이 후배 4명을 폭행해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 폭행 사건은 한밤중의 소란을 이상하게 여긴 지역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해결했다. 이날 선배는 선발전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후배 선수들을 체벌했고 결국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2년전 방송 보도를 통해 수도권 대학 체육과에서 후배들을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장면이 방영돼 파장이 컸다.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교내 폭행 관행도 잦아드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 청주대 신입생 집합소동은 예비역 4학년 H씨가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출동 사실이 일부 지역언론에 보도되자 총학생회가 가장 먼저 학과생 설문조사를 통한 진상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은 탓인지 서술형 답변에 거의 응하지 않았다.

이에 학회장은 자체적인 재조사 필요성을 제기했고 지난 19일 70명의 학과생들에게 백지를 나눠주고 자유롭게 피해사실을 쓰도록 했다. 50여명이 구체적인 사례를 적어냈고 이 가운데 80% 정도가 H씨를 지목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음은 체육교육과 학생들이 친필로 쓴 H씨 비위내용을 간추린 내용이다.

-자신의 알바 일에 후배를 대신 보내고 알바비는 자신이 챙겼다
-여자후배들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청소 설거지를 억지로 시켰다.
-H씨에게 시달림을 당한 모후배는 ROTC시험에 합격하고도 H씨를 피하기 위해 장교를 포기하고 자원입대했다.
-모후배를 매일 자신의 집에 들러 깨우게 하고 못일어나면 대리출석을 강요했다.
-기숙사 여자후배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새벽까지 노래방 PC방을 데리고 다녔다.
-인천 전국체전 참가시 숙박업소에 여자친구를 데려와 후배들을 딴 방으로 내보내고 잠을 잤다.
-모후배는 H씨가 불법스포츠도박에 배팅한 돈을 입금하라고 시키는 바람에 수업중 자주 밖으로 나갔다.

총학생회측은 “일단 설문을 공정하게 받기 위해 학과 조교님이 한장한장 사인도 했다. H씨에 대한 피해내용이 너무 심각해 학교측에 사본을 전달했고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H씨는 대학 학생자치기구의 국회격인 총대의원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 간부라는 사실에 주눅든 후배들은 선배의 요구를 뿌리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규정상 학과생들의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해야할 대의원이 사실상 학생투표가 생략된 채 학과장 결제로 추천되고 있다. 특정한 한 학생이 입후보 신청하면 선거절차도 생략한 채 학과장이 추인하는 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학측이 총학생회를 견제하기 위해 총대의원회을 활용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대학측은 사건발생 7일 지난 시점임에도 “신입생 집합은 사전에 막아 구타 등 폭행은 없었다. 피해 설문내용은 양측의 주장이 엇갈려 정확한 사실조사를 거친 후에 징계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후배들의 진술서 내용에 대해 H씨는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일부 인정하는 소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후배들에게 개별적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인천 전국체전이나 스포츠도박 입금 등은 전혀 있지도 않은 일이다. ROTC합격하고 자원입대한 후배도 나한테는 ‘직업군인은 자기한테 안맞을 것 같다’고 얘기했었다. 엊그제 군복무중인 그 후배와 통화해 이런 사정을 얘기하니까, “내가 사실이 아니라고 팩시라도 보내주겠다”며 걱정해줬다”

H씨는 학과내 사과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총학생회측에 얘기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덧붙였다. “사과는 하더라도 학교 징계는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학회장이 총학생회와 손을 잡고 나를 학교에서 매장시키려는 의도라고 본다. 학생 설문지도 서명했다는 조교는 설문과정에 참여한 게 아니고 작성된 설문지를 뒤늦게 확인해 준 거다. 애초부터 나를 겨냥해 후배들을 이용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H씨는 설문조사 다음날인 지난 20일 총대의원회 명의로 총학생회의 광고비 집행 의혹을 SNS에 올렸다. 이같은 ‘맞불작전’에 대해 총학생회측은 “허위사실이며 심각한 명예 훼손이다. H씨는 체육학과 폭력 사태로 징계 대상에 올랐는데 이를 모면하기 위해 총학생회를 공격하는 것이다. 학교는 황 의장을 즉각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대학과 학과에서 진상조사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H씨는 자신의 구명활동을 벌인 셈이다. 군에 간 후배와 연락하고 총학생회와 처벌여부를 논의하고 진술서를 쓴 후배들을 다독거리는 등 등. 대학측은 24일 수학교육과 폭행사건의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하지만 체육교육과 사태에 대해서는 당사자에게 조사통보도 없이 뒷짐만 지고 있다.

<총대의원회가 총학 광고비 지출 의혹 제기한 배경은?>

지난 20일 H씨가 의장을 맡고 있는 총대의원회는 페이스북에 “총학생회가 지난해 12월부터 A영어학원에서 200만원, 행정고시학원에서 250만원 등 약 1천만원에 달하는 지원금과 광고비를 받았다. 이 가운데 일부를 학생 장학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식비나 유흥비, 기타 운영비에 850만원을 썼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총학생회는 “총대의원회가 공개한 광고비 사용 내역 가운데 식대 등은 학생회 간부들이 아르바이트를 해 기부하거나 총동문회로부터 지원받은 돈이다. 광고비로 받은 금액은 전액 학생자치신문 운영비로 사용했다. 공식 사과하지 않는다면 경찰에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이 총대의원회를 앞세워 도덕성에 흠집을 내 오는 26일 총장 불신임 등을 논의하는 학생총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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