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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위대한 인물’ ‘대표 브랜드’ 누구 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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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위대한 인물’ ‘대표 브랜드’ 누구 맘대로?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5.04.22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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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지자체·국회의원 받은 ‘대한민국 대상’ 공정성과 권위 의심받아
▲ ‘대한민국을 빛낸 위대한 인물대상’을 수여받는 이종배 의원.

최근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충주)의 수상 기사가 도내 언론사에 일제히 보도됐다. 지난 16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대한민국을 빛낸 위대한 인물대상 시상식’에서 ‘의정대상 자치행정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는 내용이었다. 초선 임에도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펼쳐온 이 의원의 수상에 이의를 제기할 것은 없다. 다만, ‘위대한 인물’ 이라는 상 이름이 너무 거창해(?) 궁금증이 일었다. 또한 상을 제정한 주최측이 생소해 선정과정에 대한 의구심도 들었다.

우선 주최사인 ‘새한일보’에 114 전화번호 안내를 통해 통화를 시도했다. 신문사 홈페이지에 전화번호가 없어 114 직통을 이용했는데 엉뚱하게도 ‘서울매일’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이전에 새한일보 전화였는데 지금은 바뀌었다는 대답이었고 새한일보 연락처로 개인 휴대폰 번호를 알려줬다. 홈페이지 회사소개에서 이름을 확인해보니 새한일보 S대표였다. 전화를 받은 S대표는 “작년 3월에 내가 인수해 현재 새한일보와 서울매일 법인 통합 과정이다. 홈피를 개편하면서 착오로 전화번호가 빠진 것 같다. 강남 삼성동에 사무실이 있다”고 말했다.

새한일보는 주 2회 발행하는 신문으로 서울, 경기, 인천지역에 취재망을 두고 있다는 것. 주2회 발행이다보니 지난 16일 시상식 관련기사가 21일 현재까지 홈페이지 톱기사로 올라있었다. 문제는 해당 기사의 수상자 명단에 정작 이종배 의원의 이름이 빠져있었다. 이 의원과 함께 보도자료가 뿌려진 천안 양승조 의원 이름도 보이지 않았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었다. 이에대해 S대표는 “시상식날이 마감인데 시간에 쫓기다보니 착오가 생긴 모양이다. 서버를 옮기는 바람에 바로 수정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수상자 선정은 추천인으로부터 공적조서를 접수받아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한다는 것. 수상 부문을 보면 의정 대상, 기독교 공헌 대상, 연예 대상, 기업경영 대상, 중소기업 대상, 어업 경영 대상 등 다방면으로 총 수상자가 49명에 달했다. 수상경위에 대해 이 의원 보좌진은 “학사장교 후배인 지인이 공적조서를 작성해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주최측 신문사는 우리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좋은 취지의 상을 주신 것 같아서 고맙게 수상했다”고 말했다.

새한신문 S대표는 매년 시상식 비용으로 2~3천만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신청접수비도 없이 어떻게 경비를 충당하는 걸까? “잘 아시겠지만 수상자 가운데 기업에서 일부 협찬을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지출 대비 수입을 보면 적자”라고 S대표는 하소연했다. 규모도 작은 영세한 신문사가 해마다 적자를 보며 행사를 치른다는 얘기다. ‘대한민국을 빛낸 위대한 인물상’에 걸맞지 않는 절박한 ‘하소연’이 허망하게 들렸다.

▲ ‘2015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에 선정된 4개 지자체.

지자체 브랜드 대상 온라인 조사 허점

지역구 국회의원의 수상과 함께 도내 4개 지자체도 같은 16일 큰 상을 받았다는 보도자료를 뿌렸다. 동아일보의 인터넷신문 동아닷텀 등이 주최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에 선정됐다는 것. 충주시(기업하기 좋은 도시) 제천시(자연치유 도시) 영동군(와인) 단양군(귀농귀촌 도시)이 분야별 대상에 선정됐다고 홍보자료를 냈다. 올해로 10회째 진행된 이번 행사는 온라인 소비자 설문조사를 통해 기업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브랜드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기업체 31개, 지방자치단체 27개, 공공기관 2개 등 총 60개 브랜드가 선정됐다. 지자체 27곳 가운데 충북이 4곳을 차지한 셈이다.

과거 선정자료를 검색해 본 결과 제천시는 자연치유 도시부문에 3년째 선정됐고 올해 공로상도 수상했다. 영동와인도 3년째고, 충주는 2년 연속 선정됐다. 이보다 앞서 음성 헷사레 복숭아, 옥천 포도, 진천 생거진천쌀이 1회 선정됐고 영동군은 감과 메이블(와인) 등 총 6번에 걸쳐 선정됐다. 지자체의 경우 참가신청을 내거나 선정위원회의 후보 브랜드 선정에 포함되면 온라인 설문조사 대상이 된다. 2주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 인터넷 여론조사를 실시해 최종 결정한다는 것.

하지만 부문별 대표 브랜드 선정에도 불구하고 1년만에 동일부문 선정사가 바뀌기도 했다. 2009년 의료산업도시로 대전시를 선정한 데 이어 2010년엔 대구시를 의료도시로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정 부문도 해마다 들쭉날쭉해 신청사 위주로 변경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생소한 부문으로 관절염치료제, 혈액순환개선제, 패션 아울렛, 전시 컨벤션, 웨딩 컨설팅, 지방흡입 비만클리릭 등 다양하다. 특히 의약품의 경우 효능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한 품목임에도 특정 개인병원과 약품을 포함시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대해 선정위원회 관계자는 “매년 온라인 조사결과를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일부 참가 지자체의 경우 설문조사 참여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별도의 참가비는 없고 선정사 가운데 주최 언론사의 홍보 프로모션에 관심이 있으면 참여하게 된다. 광고를 전제로 참여하거나 선정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제천시의 경우 대표 브랜드 프로모션에 참여해 1700만원의 광고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선정된 60개 브랜드 가운데 절반만 참여해도 수억원의 광고수입이 가능한 셈이다.

이에대해 일부에서는 “사기업인 언론사가 선정한 상을 주민예산을 들여 반복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어차피 동일한 수상은 1회면 족한 것이고 온라인 투표방식의 헛점 때문에 공정성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선출직 단체장이 실속없는 수상실적을 치적으로 여기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상’에 현혹된 지자체장은 누구?>

지난 2008년 한국일보와 한국전문기자클럽이 주최하고 지식경제부, 세계언론인재단이 후원한 것으로 알려진 ‘2008년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대상’ 시상식에 유영훈 진천군수와 한용택 전 옥천군수가 참석했다. 유 군수는 ‘정도경영부문’, 한 군수는 ‘가치경영부문’으로 수상분야만 달랐는데 모 일간지는 별도의 기사로 전하기도 했다.

같은 날 주최측인 한국일보는 두면에 걸쳐 양면광고로 “정도경영을 바탕으로 기업의 미래를 설계하고 새롭게 창조하는 당신은 대한민국 최고의 존경받는 CEO입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수상자 26명의 얼굴이 일제히 실렸다

문제는 주최측이 내려 보낸 공문에 홍보비라는 명분으로 대기업은 2000만원, 지방자치단체는 1500만원을 내도록 명시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이같은 노골적인 요구는 사라졌지만 기부 앤 테이크(give and take)의 관행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정우택 의원도 지사 재임 시절 ‘2007 대한민국 경제리더 대상’ 공공기업(자치단체)분야 상생경영 부문에서 경제리더로 선정된데 이어 같은 해 경향신문이 주최한 ‘2007 대한민국 신뢰경영 CEO대상’도 받았다. 임각수 괴산군수는 ‘2013 한국을 빛낸 사람들’수상 보도자료는 배포해 구설에 올랐었다.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언론인연합협의회’는 언론계에선 생소한 김모 여성회장이 민간골프단체 회장을 겸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신문기자협회’라는 단체도 홈페이지에 소개한 전화번호로 통화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가 된 상의 공통점은 ‘대한민국’을 내세운다는 점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결코 ‘대한민국 대상’에 현혹되선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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