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문을 연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중앙서점’ 한편에서 한영수(77)씨가 책속에 파묻혀 있다. 책방에서 유일하게 사람 하 나 앉을만한 공간은 주인장 자리다. 어림잡아 4만 여권이라 말하는 한씨는 이젠 기력이 다해 책을 세거나 읽지 않는다.
기력을 다한 건 한씨뿐 아니다. 1980년대 10여 곳까지 성업중이던 중고책방들은 현재 3곳(보문서점, 대성서점, 중앙서점)으로 줄었다.
그중 보문서점은 2개월 전 주인이 사망한 뒤로 문을 닫은 상태다. “이거 다 버려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겠어, 그래도 40년 동안 지켜준 이 금고 만큼은 꼭 지키고 싶지” 한 씨의 금고는 그동안 두 번이나 도둑맞은 수난을 겪고도 주인자리 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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