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편히 돈 빌려주는 곳 ‘경남 디딤돌 신용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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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히 돈 빌려주는 곳 ‘경남 디딤돌 신용금고’
  • 육성준 기자
  • 승인 2015.07.27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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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여명 조합원이 모여 3300여만원 공동체 금융
사회투자지원재단과 공모, 사회적기금 형성

취업상조회 회원들은 가난과 고용, 노동의 상관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은 직장에서 쫓겨나는 순간, 일을 잃어버리는 순간 가난의 구렁텅이에 빠져 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한번 빠져든 구렁텅이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자리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해고는 살인이다’는 말이 등장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취업상조회는 스스로의 직장과 노동을 지키기 위해 뭉쳤다.

▲ 디딤돌 신용금고 최향난, 강연희, 전순선, 박연자 조합원이 금고 통장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2009년 6월 취업상조회 명의로 사회투자지원재단에서 공모한 사회연대기금 형성을 위한 공동체기금을 신청해 1800만원을 지원받았다. 사천 ‘나눔의 금고’, 강원도 ‘갈거리 협동조합’ 등을 둘러보고 같은 해 8월 ‘디딤돌’이름으로 출자금 모금을 결의했다. 2009년 11월 13일 디딤돌신용금고가 공식 출범하고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초기 회원은 189명에서 출발해 현재 조합원수는 250여명.
취업상조회는 △비정규직1(50세 이하 여성) △비정규직2(50세 이상 여성) △비정규직3(남성) △우렁각시(가사관리) △간병1(돌봄) △간병2(보호자없는 병동) △간병3(간병) △자활(기초수급자) 8개 분회 256명이 속해 있다.(2014년 12월31일 기준). 이들은 상조회를 통해 단단히 엮여있다. 지난 2000년 처음 상조회를 시작할 때는 △공공근로 △건설 △음식업 △청소파출 △제조업 △경비로 분회를 구성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처럼 희망직종과 연령, 성별을 고려한 형태로 재구성 됐다.
디딤돌 신용금고는 이런 바탕 위에서 만들어졌다. 처음 상조회를 만들 당시만 해도 당장 급한 것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었다. 없는 살림에 한달 회비 3000원을 갹출하며 상조회를 만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취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졌다. 빠듯한 월급으로는 갑자기 목돈이 필요한 비상상황을 버텨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 박연자 디딤돌금고 사무장.

현재 디딤돌 신용금고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박연자씨는 “없는 사람들한테는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애들 학비를 내야 하거나, 월세 보증금 100만원을 올려 달라고 하는 것도 큰 부담”이라며 “이럴 때 마음 편하게 돈 빌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으로 신용금고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조회는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순수하게 회원들의 참여만으로 단기간에 3300만원의 출자금을 모으기는 쉽지 않았다. 다행히 2009년 상조회는 사회투자지원재단이 실시하는 공동체 기금 지원사업에 공모해 18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대출금은 출자금의 10배, 최고한도액 200만원까지 가능하다. 대출이자는 연 6%다. 언뜻 보기에는 다소 많아 보일 수도 있지만 매달 복리로 낮아지는 방식이다. 가령 100만원 대출을 받을 경우 처음에는 100만원의 6% 즉 6만원을 12개월로 나눈 이자 5000원을 낸다. 다음달에는 5만5000원에 대한 6%, 즉 4583원이 이자가 되는 방식이다. 대출금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에는 16개월,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는 최대 22개월까지 상환기간을 둘 수 있다. 처음 2개월 동안은 이자만 내고 나머지 대출기간 동안 매월 일정금액을 상환하는데, 본인이 원하면 일시상환도 가능하다.
철저한 금고관리로 연체 없어

▲ 디딤돌 신용금고에서 사용하는 조합원 통장.

2014년 말 기준 △총대출금은 3억7050만원(200건) △총상환금은 2억8794만1천원이다. 2014년 한해에만 34건, 7590만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6년만에 초기 출자금의 10배가 넘는 대출이 이뤄질 정도로 신용금고는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신용금고의 운영원리는 간단하다. 원칙적으로 신용금고 조합원이 되려면 취업상조회에 가입해야 한다. 통장 개설용 가입비 1만원과 출자금을 내면 금고 조합원 자격이 주어진다.(특별한 경우에 한해 조합원이 아닌 일반 회원도 받는다). 출자금은 보통 ‘저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최소 1000원을 기준으로 본인이 내고 싶은 만큼 내면 된다. 꼭 정액이 아니어도 된다.
대출금은 출자금의 10배, 최고한도액 200만원까지 가능하다. 대출이자는 연 6%다. 언뜻 보기에는 다소 많아 보일 수도 있지만 매달 복리로 낮아지는 방식이다. 가령 100만원 대출을 받을 경우 처음에는 100만원의 6% 즉 6만원을 12달로 나눈 이자 5000원을 낸다. 다음달에는 5만5000원에 대한 6%, 즉 4583원이 이자가 되는 방식이다. 대출금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에는 16개월,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는 최대 22개월까지 상환기간을 둘 수 있다. 처음 2개월 동안은 이자만 내고 나머지 대출기간 동안 매월 일정금액을 상환하는데, 본인이 원하면 일시상환도 가능하다
디딤돌 신용금고 조합원들은 한결같이 금고가 없었다면 크게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에게 은행 대출은 언감생심, 가족에게도 쉽게 꺼낼 수 없었던 ‘돈 좀 빌려달라’는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곳이 금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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