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세 마리 토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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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세 마리 토끼 잡을까?
  • 장동렬 기자
  • 승인 2004.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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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공원·공공기관· 기업도시 유치 박차

 세 마리 토끼가 있다. 하나는 태권도 공원, 또 하나는 공공기관, 그리고 다른 하나는 기업도시이다. 최근 진천군이 잡으려 잇따라 ‘러브 콜’을 외치는 핵심 사안들이다.

 일석삼조면 더할 나위 없지만 하나라도 사냥에 성공한다면 만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때문에 어느 하나에 집중적인 힘을 실어야 한다는 소리도 들려온다.이러다가 다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그것이다. 그러나 진천군은 최근 들어 각종 개발 계획안을 쏟아내며 남다른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태권도공원 유치 재시동

 먼저 군이 탐을 내는 것은 일찌감치 추진해온 태권도 공원. 정부는 2000년 중단했던 태권도공원 건립계획을 재개키로 하고 올해 후보지를 선정한 뒤 오는 2013년까지 총 1천644억원을 들여 20만평 규모의 태권도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발표이후 진천군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이를 위해 군은 지역의 지리적 우수성과 태권도 발전을 위해 벌여 온 사업 등을 담은 13분짜리 홍보영상물 ‘화랑. 태권도의 진천’을 제작, 케이블TV를 통해 도내에서 방영하고 국내 태권도 관련 인사와 단체에 발송할 계획이다.'

 태권도 공원의 경우 성지 성격이 강한 만큼 정부 독단이 아닌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여론수렴도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다각적인 로비전도 병행한다.

 군은 이 영상물을 영문으로도 제작, 지난 6월 ‘세계태권도 화랑문화축제’에 참가했던 외국의 태권도 관계자들에게 보내 태권도공원 유치에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 5일에는 태권도공원 유치추진위원회를 열어 군내 홍보물 설치, 중앙의 관련단체 방문 등 다각적인 홍보 전략을 수립했고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각종 태권도대회 포스터. 메달. 기념패, 국기원 통합이전 각 유파의 상징물, 태권도 관련 각종 책자, 논문 등 희귀자료를 모은 태권도 박물관을 개관했으며 태권도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군내 모든 초등학교에 태권도복 등 장비를 지원하고 태권도 지도자를 파견해 ‘태권도 수련교실’을 운영하는 등 태권도 고장으로서의 이미지를 높여가고 있다.

 한마디로 태권도에 관한한 진천군은 모든 것을 다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경회 군수는 “진천군은 태권도 공원유치를 위해 5년여 동안 노력해 왔다”며 “정부가 올해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인 만큼 진천이 지리적, 문화적으로 태권도 공원의 최적지임을 홍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4개 자치단체에서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그 결과는 안갯속이다. 특히 충북의 경우 진천과 함께 보은 역시 공원유치에 뛰어들어 가뜩이나 빈약한 도세마저 한데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한계라면 한계다.

공공기관 유치 작은 수확도

 공공기관 유치도 눈독을 들이는 현안이다. 진천군은 지난 4월 수도권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테스크 포스팀을 구성해 한국산업연구원, 마사회, 한국개발연구원 등 3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군수 서한문을 발송하는 등 유치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 김경회 군수는 지난달 28일 한국산업연구원을 방문한데 이어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산업안전공단을 찾아 진천지역의 입지적 장점과 이전에 따른 지원혜택 등을 설명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이석표 부군수도 이날 한국화학연구원 부설 안정성평가 연구원을 방문해 이전부지 대상부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달 들어서는 임상은 기획감사실장이 한전 본사를 방문, 산하기관의 입주시 지원대책 등을 홍보하는 등 유치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진천이 수도권과 인접해 있고 교통여건이 우수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군 간부들이 공공기관을 찾아 직접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일부 기관으로부터 이전 협조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말했다.

 아직 잡히지는 않았지만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가 진천 이전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과기부 산하 정부출연기관으로 의약 및 식, 화학품의 독성 및 환경영향 평가 등을 주 업무로 하는 안전성평가연은 이달 초 군에서 제시한 광혜원 인근 군유지 5만평을 둘러보고 지리적 입지 여건에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도시는 아직 희망사항 단계

 마지막으로 전경련이 추진하는 기업도시 유치.군은 지난달 말 진천이 신행정수도 후보지로 선정되는 등 지역개발 잠재력을 갖춘 만큼 기업도시 유치에 나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월, 덕산 일대 240만평을 산업형 기업도시로, 진천읍 연곡, 상계리 5백만평을 문화, 생태도시로 광혜원 구암 일대 210만평을 레저, 스포츠도시로, 이월 노원리 일대 100만평을 연구개발형 기업도시로 각각 개발한다는 것.

 이와 함께 개발 기업에 대한 조세 및 부담금 감면 등 세제 지원방안과 각종 인센티브를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미 지난해부터 진주, 김해, 제주, 원주 등 전국 9개 자치단체에서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이들은 이를 위해 전경련 관계자 초청 강연회는 물론 기업도시 유치를 위한 서울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입안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운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천군이 지리적 여건만을 내세워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든 다는 것은 너무 안이한 발상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한 관계자도 “늦은 것은 사실이다. 태권도 공원 등 다른 현안에 행정력을 집중하다 보니 기업도시가 갖는 장점에 대해 확실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었다”고 시인한다.

이렇듯 진천군이 유치에 나서고 있는 세 마리 토끼는 한꺼번에 잡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가운데 어떤 것을 잡을 수 있을까. 진천군의 유치활동에 주민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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