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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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 충청리뷰
  • 승인 2015.12.0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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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미 리프킨의 <한계비용 제로 사회>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
서명석 (주)블루소프트 대표

▲ 한계비용 제로 사회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민음사 펴냄.

제러미 리프킨은 유명한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이며, 앨빈 토플러 이후 가장 주목해야 할 미래학자이다. <엔트로피><육식의 종말><노동의 종말><소유의 종말><공감의 시대> 등 수많은 저서는 물론이고, 2012년 <3차 산업혁명>과 가장 최근에 발간한 <한계비용 제로 사회>는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 사회를 예측하고 준비해야 하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

1차 산업혁명을 지나 2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오면서 우리 인류는 화석연료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 한정된 자원과 이를 독점한 소수에 의해 자본주의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으며 리프킨은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3차 산업혁명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한다.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 기술과 재생 에너지가 융합하여 가져올 협업시대를 의미한다. 3차 산업혁명을 통해 얻게 될 에너지의 민주화는 근본적으로 사회체계를 재정립해 경제, 정치, 교육 등 우리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리프킨은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 이러한 변화가 '공유경제'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본주의가 고도화 될수록 자유 시장의 경쟁적 기술 혁신이 생산에 필요한 한계비용을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 한계비용이 제로 수준으로 낮아지면 가격과 이윤 역시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 결과,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해 이윤을 남기는 자본주의의 존립 근거가 근본적인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리프킨은 이러한 과정에 주목하여 왜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역사에서 사라지게 될 것인지를 설명하는 한편, '협력적 공유사회'라는 새로운 경제 시대로 우리를 인도한다. 오늘날 전 세계에 만연한 사회적 불안과 비관주의에 맞서, 21세기 사회의 패러다임이 될 보편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특히 기술 트렌드에 관한 탁월한 통찰력으로 '사물인터넷'의 생산성과 '공유경제' 모델들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3차 산업혁명기의 사물인터넷은 2차 산업혁명을 이끈 '전기'의 파괴력에 버금갈 것이며, 소유 중심의 교환 가치에서 접속 중심의 공유 가치로 옮겨 가는 대전환이 새로운 경제 시대를 이끌 기술적·사회적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유경제, 공유사회

리프킨이 한계비용 제로사회의 대안으로 강조한 '공유경제'는 전 세계에서 이미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공유경제란 물건을 소유, 거래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서로 나누어 쓰는 경제 활동을 말한다. 빈 집이나 남는 방을 필요한 사람에게 돈 받고 빌려주는 ‘에어비앤비’와 자기 차량을 다른 사람과 함께 타는 ’우버’가 공유경제의 대표 서비스로 꼽히지만 이것은 엄밀한 의미의 ‘공유경제’가 아니다. 자본주의가 공유경제의 모델을 차용한 렌탈 서비스 사업 방식일 뿐이다.

협력적 '공유경제'는 빌려주고(rent) 대가를 받는 방식이 아니라 누구나 생산하고 나누는(share) 방식으로, 인터넷에 정보를 무료로 배포하거나 초과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나누거나, 운행하지 않는 자동차를 함께 이용하는 카쉐어링 같은 개념이다.

지난 10월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과학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한 리프킨은 '자본주의가 공유경제를 흡수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자본주의(사유경제)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사유의 개념을 버리고 공유의 개념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소유사회는 자본주의 시대에나 있었던 짧은 경험일 뿐 오히려 공유사회가 인류의 오랜 역사이다. 그러니까 자본주의적인 사고의 틀 안에서 '공유'가 아닌 것이다. 심지어 리프킨은 기성세대의 '자유'나 '권력'의 개념도 디지털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경제의 중심 키워드는 단연 IOT(사물인터넷)이다. <한계비용 제로사회>를 통해 사물인터넷과 폭발적인 생산성, 그리고 제로 수준의 한계비용이 가지고 올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업과 비영리 단체, 협동조합 그리고 정부는 협력적 공유사회에서의 역할을 배우게 될 것이다. 공유사회를 살던 인류가 소유사회인 자본주의로 변화한지 500년 만에, 과연 다시 공유사회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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