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에 야구장 겸용 시설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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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에 야구장 겸용 시설 가능한가?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6.06.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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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봉양면 체육시설, 현지 주민 민원에 지역 체육계 발끈
▲ 제천시가 봉양읍에 건립키로 한 건강축구캠프장 설계도. 야구장 시설 추가 설치를 주장하는 주민 요구에 사업이 산으로 가고 있다.

제천시가 봉양읍에 체육시설 건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인근 주민들의 민원 압력으로 사업 왜곡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제천시는 봉양읍 연박리 927번지 일원에 봉양건강축구캠프장, 축구구장 1면과 부대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당초 전국대회 등 각종 공식 체육행사와 시민 체육시설로 활용하고자 추진 중인 이 시설 건립을 위해 시는 지난 3월 주민설명회도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은 시가 쉽게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들고 나왔다.

주민들은 축구장 부지 안에 유휴 면적을 주민 체육대회와 자체 행사를 위한 시설로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종목이 전혀 다르고, 상당한 공간 확보가 필요한 야구장을 건립해 달라는 주민 주장에 시 관계자들은 아연 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주민 A씨는 “앞서 봉양읍에 영향력이 있는 지역 정치권 인사가 축구장에 야구장을 겸할 수 있게 설계변경을 요구했다는 소문도 있다”면서 “축구장을 짓는 사업에 뚱딴지같이 야구장까지 건립해 달라고 하다 보니 자칫 사업 표류로 축구장 건립이 지연될까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축구경기장을 야구 겸용 시설로 건립할 경우 안전 등에 치명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축구장의 경우 터치라인에서 3~5m 이내에 배수로가 설치되는데, 야구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위를 인조잔디로 덮어야만 한다. 이럴 경우 자칫 발을 헛디뎌 발목 부상 등을 입기 십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일부 주민들은 주민설명회를 비롯한 관련 자리에 모이기만 하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야구 베이스 등 야구 시설도 함께 설치해야 한다며 시를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시 체육시설 담당자는 “축구 야구 겸용으로 하더라도 체육시설 안전보험이 가입돼 부상 우려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응대해 체육인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체육인들은 “시가 주민 민원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당초계획을 무책임하게 변경해 축구도, 야구도 제대로 하기 힘든 시설을 만들려 하고 있다”며 “시는 당초 안대로 축구 관련 시설을 건립하고, 정 야구장이 필요하면 다른 부지를 확보해 별도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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