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잊혀진 존재, 故 김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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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잊혀진 존재, 故 김흥환
  • 육성준 기자
  • 승인 2016.09.0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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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청주시 상당산 고갯길, 곧이어 누군가 가져다 놓은 시원한 얼음덩이가 열을 식혀줬다. 그 누군가였던 김흥환 씨는 이렇게 10년 동안 상당산성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고마운 존재였다.

이제 그가 고인이 된지 4년이 되어간다. 40kg이 넘는 얼음덩이를 힘겹게 지게에 지고 오고 갔던 김씨의 발자취를 찾아가 보았다. 김씨가 사망한 뒤 그를 기렸던 곳은 이제 작은 돌탑만이 쌓여있고 흔적조차 없다. 새벽녘 온 몸이 땀범벅이 된 채 얼음을 들고 드나들었던 비좁은 길은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더욱 넓어졌다.

상당산성을 자주 찾는다는 한 등산객에게 사진을 보여주자 “짧은 순간이었지만 갈증을 해결해준 참 귀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2년 8월25일 얼음을 트럭에 싣고 산성마을 뒷길을 오르다 차가 뒤집혀 사망했다. 이제 그는 안타깝게도 잊혀진 존재가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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