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조정경기 충주서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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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조정경기 충주서 열릴까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6.10.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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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설투자 고민 “충주 개최 검토” 아사히신문 보도
 

2020년 도쿄올림픽 조정·카누경기를 충주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년 도쿄올림픽 조정·카누 경기장이 준비되지 않을 경우 한국 충주에서 경기를 대체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일본 유력 신문인 아사히신문은 충주 국제조정경기장에서 도쿄올림픽 조정 경기가 치러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수개월만 (여유가)있으면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코스”라며 “도쿄(東京)도의 조정·카누 경기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IOC가 충주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만에 ‘우미노모리(海の森) 수상경기장’을 건설해 경기를 치르겠다는 계획으로 IOC의 승인을 받았지만, 고이케 유리코 신임 도쿄도지시가 비용 문제를 들어 우미노모리 경기장을 짓는 대신 미야기(宮城)현에 있는 ‘나가누마(長沼) 보트장’을 경기장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하면서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고이케 지사가 구성한 도쿄도 조사팀은 지난달 우미노모리 경기장 건설비용이 500억엔(약 5460억 원)에 이르는 점을 문제 삼아 나가누마로 경기장 변경을 제안했다.

하지만 IOC와 수상스포츠 경기 협회들은 도쿄도가 아닌 지역에 새로운 시설을 정비하기보다 국제 대회 개최 실적이 있는 한국에서 경기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체지로 거론된 미야기현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사고가 일어난 지역이라는 점도 IOC의 불만을 샀다.

물론 도쿄(東京)도가 ‘우미노모리(海の森) 수상경기장’을 새로 짓겠다는 계획을 포기하는 경우라는 전제 조건이 붙기는 했지만, 충주 조정경기장이 국제적인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받은 셈이다. 여기에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2014년 채택한 올림픽 개혁안 ‘아젠다 2020’에서 올림픽 개최국 밖에서도 경기를 실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올림픽 개최지 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올림픽 유치를 희망했던 도시가 신청을 철회하는 사태가 잇따르자 만든 규정이다. 바흐 위원장은 고이케 지사와 만나 경기장 문제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지만, 일본 측과의 조정이 난항을 겪을 경우 IOC가 충주 개최 방안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조정경기장 국제대회 경험 ‘풍부’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은 국제조정연맹(FISA)이 정한 규격에 맞춰 준공된 국내 유일의 조정경기장이다.

2012년 12월 준공된 이 경기장은 충주시 중앙탑면 탑평리 13만 3531㎡에 조성됐으며, 투입된 예산만 1000억 원 가까이 이른다.

수천 명의 선수·임원이 경기를 볼 수 있는 관람석(그랜드스탠드)과 도착 시간을 계측하고 등위를 결정하는 결승 타워도 있다.

국보 6호인 충주 탑평리 7층 석탑(중앙탑)을 형상화한 이 타워는 준공 9개월 전인 2012년 3월 미리 완공돼 한달 뒤 이곳에서 치러진 런던올림픽 조정 아시아 예선대회 때 활용됐고, 국제공인도 받았다.

조정 경기의 활주 모습을 본 뜬 관람석은 11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고, 관람석 아래에는 사무실 등으로 쓸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 마련돼 있다.

조정 경기에 사용되는 배와 노, 삼태극 문양 등을 적절히 곁들인 마리나센터에는 도핑센터와 식당, 샤워실, 조정경기용 배 200대를 보관하는 정고동(보트하우스)이 갖춰져 있다. 전체 길이 2.4㎞ 가운데 1.4㎞가 물 위에 떠 있는 부유식 중계도로도 설치돼 있어 조정경기의 생생한 모습을 세계 곳곳에 전달할 수 있다.

이 경기장에서는 그동안 세계 유명 조정경기가 치러졌다. 2013년 8~9월 열린 세계조정선수권대회 때 역대 최다 규모였던 82개국 1960명의 선수단이 참가, 열띤 경쟁을 펼쳤다. 이듬해 9월에는 아시안게임 조정대회가 치러졌고, 지난해 7월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조정경기로 이 경기장이 달아올랐다.

올해 4월 22~25일에는 26개국 210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브라질 리우 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조정경기 예선전이 치러졌다. 도쿄올림픽 조정경기 유치 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이런 이력으로 올림픽 대체 경기장으로 거론된다는 게 조정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IOC로부터 연락받지는 못했지만 올림픽 조정경기가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열린다면 당연히 환영할 일”이라고 평했다. 이어 “시설이나 운영 면에서 올림픽 조정경기를 치르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IOC가 공식 요청하면 충북도, 중앙정부, 조정연맹 등과 긴밀히 협조해 성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주에서 조정과 카누 종목이 추진될 경우 20만 명 이상 국내외 관객과 선수단 수천 명이 충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조정대회 당시 조직위원회 경기부장을 맡았던 김명규(46·현재 충주시 체육진흥과 근무) 씨는 “2013년 열린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 당시 관객이 16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카누까지 포함된 2020년 올림픽은 관객 규모가 더 클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숙박·교통 인프라에 문제가 없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주시는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세계선수권대회 당시처럼 충주의 기업연수원을 선수촌으로 활용하고, 수안보 인근 리조트와 호텔 등을 이용하면 숙박 수요도 감당할 수 있어서다. 또 당시 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치르기 위해 경기장 주변 확포장 공사가 이뤄졌다.

문제는 카누다.인공 급류 시설이 필요한 카누 슬라럼 경기장이 충주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에 수백 억 원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윤정훈 시 문화복지국장은 “카누의 경우 인공 급류시설이 꼭 필요한데 시설을 만들자면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며 “현재 무술경기장 인근에 국비를 지원받아 카누경기장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고, 미국 측과 접촉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시설이 조기에 완공된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많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충주시보다는 국가차원에서의 접근과 예산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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