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농협 수익사업은 퍼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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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농협 수익사업은 퍼주기?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7.02.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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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값에 세 놓고 리모델링 비용까지 부담…밑지는 임대사업 계속

본보는 지난 2월 10일자와 17일자에서 제천시농협의 수익사업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기사 보도 이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김학수 현 조합장 취임 이후 시행된 각종 사업에 대한 농협 내부의 제보가 잇따랐다. 이에 〈충청리뷰〉는 지난 호에 이어 제천시농협의 인사, 행정, 사업 등과 관련한 의혹을 집중 조명한다.

제천농협 김학수 조합장이 취임한 이후 단행한 각종 임대 사업이 수익을 거두지 못하자 조합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천시농협 김학수 조합장은 취임 이후 조합 사상 유례 없이 강도 높게 조합의 기존 운영 관행을 해체 수준으로 손질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본점 이전이다. 김 조합장은 지난 2014년 의림동 소재 본점이 남천지점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해당 건물을 예식장으로 활용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조합원들이 예식장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쇠고기와 쌀 등 지역 농산물 소비도 촉진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며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예식장으로 활용키로 한 의림동 건물은 김 조합장이 당초 호언한 것처럼 예식장으로 활성화되지도, 조합 수익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도 않았다. 시설이나 운영 등에서 기존 대형 예식장들을 능가하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를 감안하지 않은 채 추진된 즉흥적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자초한 셈이다.

그는 또한 전임 조합장이 시작한 본점 건물 증축과 관련해 공사내역을 비판하며 5억 원에 달하는 한 개 층 공사비를 아예 지급하지 않겠다고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정작 준공식 때는 반드시 공개해야 할 공사비 내역을 조합원에게조차 알리지 않아 빈축을 샀다. 더욱이 해당 본점 건물은 전임 조합장 당시 2층으로 설계했지만, 김 조합장이 취임한 이후 5층으로 확대해 당초 계획보다 많은 사업비가 투입됐다.

무엇보다 제천농협 건물에 치과의원을 임대하는 과정도 석연찮다는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농협이 치과의원과 맺은 계약서에 따르면 2억 원에 이르는 건물 리모델링 비용을 전액 농협이 부담한다고 돼있다. 그런데 100평에 달하는 이곳의 월 임대료는 고작 100만 원에 불과했다. 조합의 막대한 손해가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특혜성 임대계약을 체결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 조합원은 “조합이 치과의원 인테리어에 제공한 2억 원을 회수하려면 17년 동안 이 치과로부터 월 임대료를 받아야 한다”며 “김 조합장이 조합원들에게 큰 손해를 입히는 불합리한 계약을 체결한 배경에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시 김 조합장은 임플란트 등을 반 값에 제공받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사업이라며 이사회 승인을 압박했다”면서 “이미 임플란트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복지 혜택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인 데다, 조합원 모두가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특혜 임대사업은 치과의원뿐 아니라 중앙지점 2층 식당도 마찬가지다. 조합이 정한 3층 임대 기준은 보증금 5000만 원에 월 임대료 125만 원. 상식적으로 3층보다 이용가치가 큰 2층의 임대 조건이 더 비싸야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김 조합장은 2층에 보증금 500만 원에 월 임대료 65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특혜를 주었다. 더욱이 리모델링 비용까지 농협이 부담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2층 식당은 농협 마트를 이용하고 조합으로부터 잡곡을 구매한다는 조건이 있어 임대 조건을 완화했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만일 조합 건물이 조합장 개인 재산이었다고 해도 이 같은 특혜를 줄 수 있겠느냐”면서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 의견을 묵살한 채 독선과 파행을 일삼는 김학수 조합장의 경영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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