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단양 시멘트공장 건설 활황은 남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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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단양 시멘트공장 건설 활황은 남의 ‘떡’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7.03.1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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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등 악재 따른 물류비 증가로 수익은 ↓

지난해 국내 시멘트사의 매출이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호황에 따라 모두 증가했다. 하지만 제천·단양 등 내륙지역 시멘트 공장의 영업이익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개 주요 시멘트 업체 매출은 2015년보다 모두 증가했다. 2015년 매출이 5638억 원에 그쳤던 동양시멘트는 6159억 원으로 증가율 9.2%를 보여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어 ▲한일시멘트 4.6%(1조 3773억 원→1조 4412억 원) ▲현대시멘트 4.3%(3632억 원→3789억 원) ▲쌍용양회 3.7%(1조 9864억 원→2조 0597억 원) ▲아세아시멘트 1.7%(4483억 원→4557억 원) ▲성신양회 1.2%(6787억 원→6866억 원) 순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에서는 지역별로 큰 차이가 있었다. 동해·삼척 등 해안 지역에 공장을 둔 시멘트 업체들은 매출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본 반면, 제천·단양·영월 등지에 공장을 가동 중인 업체들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해안에 주요 공장이 있는 쌍용양회(2142억 원→2618억 원)와 동양시멘트(469억 원→690억 원)는 각각 476억 원과 221억 원씩 이익 증가를 기록한 반면, 내륙에 주요 공장이 있는 ▲한일시멘트(1206억 원→1016억 원) ▲아세아시멘트(580억 원→570억 원) ▲성신양회(353억 원→368억 원) ▲현대시멘트(525억 원→534억 원) 등은 매출 증가에 따른 혜택을 별로 누리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주력 공장이 해안이냐 내륙이냐에 따라 시멘트 기업의 기상도가 달라진 데에는 철도 물류 비중 차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내륙 업체들의 경우 철도 파업으로 수송 부담이 증가하자 부랴부랴 단양·제천에서부터 수도권까지 시멘트 운반트럭(BCT)을 투입하는 등 긴급 운송 대책을 자체적으로 추진했다.

이 때문에 화물열차보다 운임이 크게 비싼 BCT 운용에 따른 피해를 내륙 업체들이 고스란히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시멘트 운반 열차의 경우 20량을 기준으로 1000톤 가량을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반면 BCT는 한 대당 적재량이 25톤에 불과하다. 열차가 한 번이면 운송할 시멘트를 BCT 40대를 투입해야 겨우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철도 파업에 따른 물류 비효율성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졌던 셈이다.

지역 시멘트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기본적으로 시멘트의 전방산업인 건설업 실적이 좋아 시멘트 매출도 뚜렷한 증가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하면서 “그러나 지난해 4/4분기에 철도노조 파업이 본격화하면서 철도 운송 비중이 높은 내륙 지역 시멘트 기업들은 건설 경기 활황의 특수를 별로 누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안사는 선박을 통해 시멘트를 인천항까지 운반하기 때문에 제천이나 단양에서 수도권까지 오는 내륙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임이 적게 든다”며 “이처럼 내륙 시멘트 공장의 원가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은 저가 경쟁까지 펼쳤다. 내륙 시멘트 업체는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일시멘트는 ‘드라이몰탈’ 시장경쟁 격화에 따라 추가손실까지 나는 바람에 더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드라이몰탈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보이는 한일시멘트는 지난 2015년 5만 원대 후반이던 드라이몰탈 가격을 지난해에는 5만 원대 초반까지 떨어뜨리는 무리수를 뒀다. 신흥 경쟁사의 도전을 물리치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되는 가격 인하로 인해 한일시멘트는 또다른 수익 감소요인을 감내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내륙 지역 시멘트 공장의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음에 따라 시멘트 산업 비중이 큰 지역 경제도 별다른 반전의 모멘텀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택, 도소매, 서비스 등 연관 시장 지표들이 예년에 비해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제조업과 도소매 등 지역 시장 전반에서 체감 경기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커지는 형국이어서 시멘트 등 지역 주력산업의 활성화와 전후방 연계효과 증대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윤상훈 기자 y4902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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