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광산 환경피해’ 민원에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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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광산 환경피해’ 민원에 묵묵부답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7.03.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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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규 제천시장 ‘모르쇠’ 일관, 국회의원·시의원 등 정치권만 분주

제천시 두학동 주민들이 석회석 광산 업체의 난개발로 일상생활에 피해를 입고 있다며 한 달 넘게 집회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사태를 해결해야 할 관련 업체와 제천시가 미온적 태도로 일관해 시민의 빈축을 사고 있다.

두학동 주민들은 지난달 13일부터 인근 석회석 광산업체들의 무분별한 석회 채취로 일상생활에 피해가 크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인 마을 주민 50여 명은 지난달 초 집단행동을 결의하고 마을 장치미연못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석회광산의 난개발 중단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마을 앞길에 석회석을 실은 덤프트럭이 종일 운행하고 채굴 과정에서 비산먼지가 날아와 농사는 물론 빨래 등 일상생활조차 하기 힘들다”며 “심지어 상수도에서 석회 침전물로 의심되는 하얀 불순물이 섞여 나오고 청정수였던 장치미연못까지 석회석이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을 앞 좁은 도로로 석회석을 실은 대형 화물차가 운행하다 보니 사고 위험도 높다”며 업체와 행정기관의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실제로 마을 곳곳에는 ‘비산먼지 절대 반대’, ‘40년을 기다렸다. 이젠 더 이상 못 참는다’ 등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심지어 ‘더 이상 이 마을에 살고 싶지 않다. 이주시켜 달라’며 정든 고향마을을 떠나게 해 달라는 문구까지 발견될 정도다.

출향인까지 동참하고 있는 관련 집회에서는 광산 폐쇄와 도로 확장, 우회도로 개설 등 각종 요구사항이 분출되고 있지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인근 4개 광산업체로서는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제천시 등 행정기관의 중재가 없는 한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천시는 주민과 업체의 입장을 청취하는 수준의 소극적 대응만 취했을 뿐 공식 대화나 뚜렷한 대안 모색에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이근규 제천시장은 사태가 한 달을 넘어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도 현장 방문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평소 ‘시민이 시장’인 시정을 강조하며 발로 현장을 누비는 업무 스타일과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 관련 부서들도 손을 놓기는 마찬가지다. 제천시 관계자는 “마을 주민들은 석회석 채취 자체를 하지 말라는 입장이고, 석회 생산업체들은 석회석 생산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이다 보니 뚜렷한 해결책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가 앞서가는 모습을 보일 경우 오히려 갈등이 악화될 수도 있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권석창 국회의원과 시의원 등 지역 정치권은 두학동을 수시로 방문하며 사태 해결에 팔걷고 나서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조사권에 제약이 있고 집행권이 없는 의원들의 힘만으로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어 주민과 의원들의 한숨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주민들은 “국회의원과 시의원 등은 직접 현장을 찾아 피해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정작 시장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다”며 “이 시장과 제천시가 열린 자세로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두학동 인근에는 광산업체 4곳이 있다. 이들 현장에서 마을을 지나는 차량은 하루 평균 140대에 이른다. 마을 주민들은 광산업체 인근까지 집결해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업체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 윤상훈 기자 y4902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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