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윤진식정계 은퇴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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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윤진식정계 은퇴설 ‘솔솔’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7.03.3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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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자유한국당 탈당...충주중학교 총동문회장직도 사임

이명박 정부 시절 ‘왕의 남자’로 불렸던 윤진식 전 국회의원이 정계은퇴를 선언할 것인지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충북지역 정가에 따르면 윤진식 전 의원은 지난달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꾼 직후 탈당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고향 친구이며, 청주고 동창인 이시종 충북지사와 맞붙어 분패한지 2년 9개월여 만이다. 당시 윤 전 의원은 불과 2.7% 포인트 차이의 박빙 승부를 펼치며 이 지사에게 1만 4900여 표 차이로 낙선했다.

충주는 당시 윤 전 의원에 51.5%의 지지율을 보냈다. 이 지사는 46.86%를 득표했다. 비록 윤 전 의원이 떨어졌지만 충주시장과 도의원은 여권이 싹쓸이했다. 하지만 역대 총선을 보면 충주는 ‘인물론’에 크게 좌우된 것을 볼 수 있다. 여야 보다는 지역의 걸출한 인물에 투표를 했다. 특히 윤진식 전 의원과 이시종 지사는 서로 번갈아 금배지를 달며 충주의 ‘맹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행정고시를 거쳐 오랜 기간 관료로 재직한 것까지 닮은 50년 지기였다. 둘이 처음 맞붙은 것은 2008년 총선이었다. 고향인 충주에서 국회의원직을 놓고 겨룬 첫 대결의 승자는 이시종이었다. 이어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시종은 야당 도지사가 됐고, 공석이 된 충주 보궐선거에서 윤진식이 승리해 여당 국회의원이 됐다. 그리고 2014년 충북지사 선거에서 둘은 재대결을 펼쳤고, 이시종이 승리했다.

윤 전 의원은 낙선 뒤 이종배 의원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고 공개적인 활동을 자제하는 등 ‘은둔생활’을 해 왔다. 하지만 1년에 만에 그는 정치 활동 재개에 들어갔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피선거권 유지형을 받았기 때문이다.

반기문 중도 포기에 좌절했나

특히 그는 자신을 단단하게 옥죄었던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전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훌훌 털어버렸다. 주변에서는 족쇄가 풀렸다는 점에서 윤 전 의원이 곧 정치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봤다.

그는 이후 (사)한국택견협회 총재직과 충주중학교 총동문회장직을 맡으며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 또 2015년 차기 무역협회장 후보로 압축되기도 했다. 당시 차기 무역협회장 후보에는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이윤호·홍석우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등 거물들이 거론됐지만 김인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윤 전 의원으로 압축됐다.

하지만 이후 윤 전 의원은 공개적인 활동을 자제해 내년 있을 지방선거에만 ‘올인’ 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다 올해 초 고향 선배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도전에 나서면서 활발한 행보를 보여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 본격적인 정치 재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이 중도포기하면서 그의 정치 재개 움직임도 없던 일이 됐고,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정계은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윤 전 의원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그의 측근으로 활동했던 사람들에게서 상반된 내용의 말을 들었다.

A씨는 “정계은퇴는 금시초문이다. 정치인이 무덤 갈 때까진 정계은퇴란 말은 있을 수 없다”며 윤 전 의원의 정계은퇴설을 일축했다. 반면 B씨는 “반 전 총장의 대선 포기 이후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 같다”며 “지금 상황에선 정계은퇴로 해석해도 틀리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구도 큰 변화 예상

정치권에서는 반 전 총장이 대선에서 당선되면 윤 전 의원이 충북지사 선거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며, 반 전 총장의 중도 포기 이후에도 그의 충북지사 출마설은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급변했다. 그는 자신이 맡았던 충주중학교 총동문회장직도 내놓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동문회를 위해 할 만큼 했고, 이제는 동문회 활성화를 위해 현역의원인 이종배 의원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충주의 중요한 자산인 택견의 발전을 위해 (사)한국택견협회 총재직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차기 지사와 충주시장 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지사에 필적할 만한 후보군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윤 전 의원이 내년 지사 선거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충주시장 선거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조길형 시장은 윤 전 의원이 강력히 추천해 시장에 당선됐다. 윤 전 의원이 나서지 않는다면 현재 여권 내 후보는 이종배 의원이 공천하는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 도의원 선거도 마찬가지다.

윤 전 의원은 충주 삼원초와 충주중, 청주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1972년 제12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재무부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참여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 MB정권 때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과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이후 MB의 러브콜로 정치권에 들어가 18대와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 윤호노 기자 hono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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