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의 시련으로 오히려 봉사와 배려를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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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의 시련으로 오히려 봉사와 배려를 깨달았습니다”
  • 육성준 기자
  • 승인 2017.04.2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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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청주정비사업소 박정일 대표의 인간승리

쌍용자동차 청주정비사업소 박정일(51) 대표이사에게 회사는 고난과 희생의 결과물이다. 1995년 쌍용차(본사)입사 1년 만에 터진 IMF구제금융 사태로 대우와의 합병, 그리고 2001년 정리해고 등 입사 3년만에 찾아온 시련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하지만 기회는 뜻밖의 조건으로 다가왔다.

본사에서 10명만 함께 그만 두면 정비사업소 운영권을 주는 조건이었다. 그리고 고민 끝에 그 조건을 받아들여 동료직원 10명을 어렵게 설득해 성사시켰다. 운영권을 받았지만 문제는 자본금이었다. 최소 5억은 필요했다. “정리해고를 당한 상황에서 퇴직금 전부에다 차도 팔고 집도 팔고 해서 다들 있는 돈 없는 돈 5,000만원씩 5억 원의 자본금을 모아 지금의 쌍용차 청주정비사업소를 차리게 되었습니다. 연고도 없는 동료에서부터 모든 것 다 팔고 나를 믿고 따라 준 동료들까지 지금도 고맙고 감사하다”고 지난 날을 되새겼다.

결국 2001년 7월, 청주시 신봉동에 쌍용차 정비소를 차렸다. 과장으로 들어왔는데 회사가 성장해 자본금도 10배나 늘어나면서 8년이 지난 뒤 대표이사가 된 것이다. “쌍용차는 마니아층이 많아요. 차주들이 오랫동안 차량을 관리하죠. 그래서인지 정비사와 고객 간에 형님 동생하며 친밀감이 쌓여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같습니다.”

그는 이 무렵 지인을 통해 충북참여연대 상임위원으로 활동하였다. “지역사회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더구나 정부지원금도 못 받는 상황에서 이 단체에 꼭 도움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 인연으로 3년 전 1004클럽 내 CEO포럼 창단 멤버로 가입하게 되었다. 박 대표는 유달리 기부에 대해선 남들에게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는 눈치다. 이번 인터뷰도 어렵게 성사됐다. “1004클럽은 무엇보다도 본인의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도구로 쓰이지 않는 것 같아 마음에 들어요. 만나면 자기 하는 일을 드러내지 않죠. 숨긴다고 할까요? 아무튼 순수하게 남을 돕는 일에 충실해 앞으로도 색깔이 분명한 1004클럽이기를 기대됩니다.”

모두가 어렵다는 요즘, 우리 기성세대들이 앞장서서 부족하지만 봉사하는 작은 마음 하나로 가족은 물론 이웃들의 무거운 짐을 덜어 주었으면 한다는 박 대표의 신념이 모든 이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1004클럽이란

1004명의 시민들이 지역사회의 아름다운 변화를 위해 100만 원 이상을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모임으로, 모아진 기금은 지역사회 현안 해결을 위한 시민공익활동 지원,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사회 혁신가 양성, 지역사회 변화를 위한 대안 정책 개발, 복지사각지대 발굴과 긴급지원 활동 등에 사용된다. 가입문의 043-22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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