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기운 받는 진천 농다리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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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기운 받는 진천 농다리축제
  • 충북인뉴스-김남균 기자
  • 승인 2017.05.1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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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고개·용코·초평호청룡 등 농다리 주변 ‘용의전설’ 가득차
26일부터 28일까지 개최…미르숲 일원에서 다채로운 행사

‘천년의 신비를 품고 있는 진천 농다리에서 용의 기운을 받는다.’ 진천군(군수 송기섭)의 대표 축제인 ‘생거진천 농다리축제’(이하 농다리축제)가 농다리·미르숲 일원에서 개최된다.

‘소원 성취·천년 농다리’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26일 농다리고유제와 개막식을 시작으로 28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된다.

이번 농다리축제는 농다리 전국사진촬영대회, 농다리 전국가요제, 등용문축제가 동시에 펼쳐져 더욱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이 외에도 ‘농다리를 품은 SNS 포토제닉을 찾아라’, 소원 돌탑 쌓기, 이상설 선생 순국 100주년 추모 퍼포먼스, 카누체험 및 메기잡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진천군은 축제기간 동안 방문객의 편의를 돕기 위해 축제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셔틀버스는 진천읍 ‘백곡천 하상주차장을 출발해 진천버스터미널과 ·읍사무소, 화랑공원을 경유해 문상초교를 거쳐 농다리전시관까지 운행된다. 또 진천군은 셔틀버스 이용자에 한하여 경품 추첨권을 배부할 계획이다.

등용문 축제와 미르숲

올해 17회를 맞은 농다리축제는 유난히 ‘용(龍)’과 관련된 행사들이 많다. 행사가 열리는 미르숲의 ‘미르’는 용의 옛 우리말이다. 여러 행사 중 하나인 과거급제를 알리는 등용문(登龍門) 축제도 황하를 거슬러 올라간 잉어가 협곡을 이루는 ‘용문’을 통과해 드디어 용으로 승천한다는 중국의 신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초평호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초평천 물길이 꼭 한반도를 휘감고 있는 용의 형상을 하고 있어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곳에 조성된 생태 숲의 이름도 미르숲이라 명명했다.

사실 이것이 아니더라도 농다리 주변은 지명 곳곳에 용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한반도를 휘어 감고 비상하는 초평호 청룡이 제 모습을 드러내기 훨씬 오래전부터 용의 전설이 대를 이어 전해져왔다.

진천지역 용의 전설은 농다리에서 120m 아래에 있는 용바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변해종 진천군유도회장은 “농다리 부근에 용머리에 해당하는 용바위가 있다. 음성군 맹동면 함박산 자락에서 시작해 용머리까지 이르는 이곳이 용의 지형을 띠고 있다”고 밝혔다.

농다리에서 초평호 쪽으로 오르는 고개는 용고개로 불린다. 용고개에는 용의 분노가 서려있다. 옛날 피서대에 살던 부자마을 사람들은 어떤 중으로부터 “용날 같은 산을 닦으면 더 큰 부자가 된다”는 말을 들었다. 마을 사람들은 중의 말대로 용의 허리에 해당하는 이곳에 산을 뚫고 길을 닦았다.

그러자 이곳에서 피가 솟구치고 살이 튀어올랐다. 부자 마을은 망했고 아래쪽으로 튄 피와 살은 바위가 되었다. 그래서 용고개는 ‘살고개’로 불렸고 피가 튄 바위는 살미기바위로 불린다. 피가 튄 곳은 피가 나온 곳이라 해서 ‘피서대’라 불린다. 또 이곳에는 ‘용코’라는 곳이 있다. 용의 코에서 뿜어져 나오는 더운 입김 때문에 아무리 추워도 그곳은 얼음이 얼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등용문은 과거에 급제해 공직에 오르는 것을 상징한다. 진천군과 모 지역언론은 이점을 살려 학생들의 학업과 연계한 행사를 마련해 축제로 진행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중국의 설화인 등용문과 진천지역 설화가 유사하다는 것이다. 알려진 대로 중국에서는 잉어가 용문을 지나 용이 되어 승천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용이 되는 것은 잉어가 아니라 뱀이다. 그리고 뱀이 되지 못하고 다시 물로 떨어지면 이무기가 된다.

그런데 농다리 주변에는 임꺽정 설화가 전해오는데 그 요지는 “임꺽정이 관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낮에는 비늘달린 물고기(잉어)로 둔갑해 이곳 미호천에 숨어 지냈다”는 것이다. 특히 농다리를 시작으로 중국 황하의 용문처럼 미호천도 협곡으로 변한다. 우연이겠지만 중국 등용문의 전설과 이곳 지형, 임꺽정의 비늘달린 물고기 설화가 묘하게 일치한다.

진천군은 이번 축제에 진천출신의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 순국 100주년을 기리는 행사도 준비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진천의 정체성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다. 지역의 축제에 우리고장의 역사와 자긍심을 함께 담을 수 있도록 주민참여형 이벤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진천농다리는 사력 암질의 붉은 돌을 쌓아서 만들어진 다리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로 알려져 있다. 지방유형문화재 28호로서 길이는 93.6m, 폭 3.6m, 교각 1.2m 정도이며, 교각 사이의 내폭은 80cm 내외이다. 특히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사력암 특유의 붉은색이 미호천의 뛰어난 풍광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 충북인뉴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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