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끝’ 꽃 피우는 행복교육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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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끝’ 꽃 피우는 행복교육지구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7.06.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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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괴산 오는 28일 선포식, 8개 지구 모두 본궤도
지역민‧지자체‧교육청 손잡고, 미래 인재 함께 육성

지난달 30일, 전교생 26명의 작은 시골학교에 엄청(?)난 인파가 모여들었다. 보은행복교육지구 사업 중 하나인 ‘마을을 품은 학교 축제’가 마로면에 위치한 세중초등학교에서 열린 것이다. 세중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건 개교(1935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세중단오축제’라는 이름으로 열린 학교 축제에 참여한 주민들은 아이들 못지않게 마음이 들떴다.

세중단오축제에는 200여명이 참석했다. 대한체육회가 ‘스포츠버스’를 지원했고, 푸드트럭도 선보였다. 베트남 음식 만들기, 단오 부채 만들기, 119 체험교실, 세중 건강 상담소, 천연 창포비누 만들기, 짚공예 체험, 인절미 만들기, 바리스타 체험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유관기관의 참여 덕분이었다. 한 작은 학교의 축제가 마을을 넘어 지역의 축제로 확장된 것이다.

지난달 30일 보은군 마로면 세중초등학교에서 ‘마을을 품은 학교 축제’가 열렸다. 이 축제는 보은행복교육지구사업 중 하나다.

인구감소 지자체, 교육효과 기대

김병우 충북교육감의 핵심공약사업인 행복교육지구가 본 궤도에 올랐다. 충북도의회의 반대로 한때 좌초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등장하면서 반대로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한 증평군을 마지막으로 행복교육지구사업 원년 사업지구가 모두 확정됐다. 막차를 탄 증평군을 포함해 도내 행복교육지구는 총 8곳(충주·제천·보은·옥천·진천·괴산·증평·음성)이다.

행복교육지구는 한마디로 마을학교를 표방한다. 지역사회와 지자체·교육청이 협력해 마을 공간에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지역 전체의 교육력을 높아지고 정주여건도 강화돼, 결과적으로 지역과 학교 모두가 성장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대부분 지구에서 중점사업에 대한 공모가 마무리됐고, 각 지구에서 정한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앞으로도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해 지역환경에 맞는 교육사업들을 발굴,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은군은 8개 지구 가운데 사업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 중 하나다. 지난달 25일 도교육청과 보은군이 정식으로 협약을 체결, 선포식을 했지만 행복교육지구는 이보다 앞선 4월부터 이미 시작됐다.

보은지역교육청 관계자는 “보은은 지역 내 교육인프라가 적어 학교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놀이학교, 문학학교, 학부모 성장학교, 어린이 농부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 숲속교실과 생태교실이 번갈아 열리고, 오후에는 생활공예교실이 진행된다.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 저녁에는 학부모와 지역민, 교사와 학생이 함께 들을 수 있는 인문학강좌가 열리고 작은 책방과 공부 모임 등 교육과 사회를 풍성하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시작됐다.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 학부모는 “교육서비스 측면에서 도시지역에 비해 소외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던 게 사실”이라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고, 교육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자부심도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가 지난 3일 생태교실을 다녀왔다. 숲 체험이 즐거웠던지 다녀오면 늘 웃음꽃이 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3일 진행한 보은행복교육지구 생태교실.

지역 현실 반영한 사업 추진

마지막에 합류한 증평행복교육지구는 오는 28일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교육발전을 위한 첫 정책간담회를 시작으로, 이후 지속적인 논의 끝에 행복교육지구사업을 증평군 미래전략과 중점사업으로 정했다.

증평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도시와 농촌의 중간 형태인 증평군은 초중고 학생 비율이 13.7%나 되는 비교적 젊은 지자체”라고 설명하며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가 지속돼 왔다. 행복교육지구 추진 과정에서 주민과 학부모·교사·학생이 참여하는 증평행복교육 분과협의체를 구성해 마을교사를 지원하고 관리했다. 그 외에도 교육공동체사업과 지역특화사업을 진행했다”고 그 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괴산군도 오는 28일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괴산군과 증평군이 협약을 체결하면 도내 8개 행복교육지구 모두가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지난달 30일 열린 세중단오축제, 주민들이 길놀이를 하고 있다.

한편 충주행복교육지구는 지난 3월 사업 공모를 시작으로 교사 대상 사업 설명회, 마을교사 모집, 민간위탁 공모사업 운영자 모집 등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특색교육과정과 청소년동아리, 마을학교 등을 정하고 지원에 나섰다. 제천 또한 지난 3월 제천행복교육지구 준비위원회 가동을 시작으로 실무추진 TF팀을 구성하고, 추진단을 만드는 등 체계적인 준비를 해왔다. 지난달에는 행복교육지구 조직의 안정적인 구축과 지속성을 확립하기 위해 70명의 실무추진단을 위촉했고, 체천청소년문화의집과 연계해 홍보 부스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열린 행복교육지구 선포식에서 보덕중학교 학생들이 취타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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