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막힌 운천로, 향후 2년간 대책 ‘無’
상태바
앞뒤 막힌 운천로, 향후 2년간 대책 ‘無’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7.06.22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법주차로 교행 어려워…접촉사고 빈번
일방통행 추진도 도시재생사업으로 중단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흥덕초, 운천신봉동주민센터로 이어지는 운천로는 도로구조 개선이 필요한 대표적인 구도심 도로다. 상습민원지역으로 상인과 운전자, 운전자와 운전자 간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근본적인 조치는 2019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단기적 방안이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운천로는 청주시 주요도로는 아니지만 운천동 주택단지를 관통하고 있어 이용량이 적지 않은 도로다. 특히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교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반복돼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총구간 700m의 짧은 도로지만 잘못 진입하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한 주민은 “어떤 때는 오도가도 못하고 10여 분간 발목을 잡히기도 한다”며 “교통상황을 아는 사람들은 골목길로 우회하기도 하지만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근본적 문제는 주차공간 부족

대부분의 구도심이 그렇듯 운천동 주택단지도 주차공간이 부족하다. 여기에다 도로가는 상가주택이다 보니 방문차량까지 더해져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편도 1차선의 좁은 도로는 사실상 이면도로나 다름없다. 중앙선을 넘지 않고는 통과할 수도 없고, 접촉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주정차 단속도 효과가 없다. 수시로 나와 단속을 벌이지만 그때뿐이다. 주민들은 단속에 대한 불만도 토로한다. 주차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편하자고 불법 주차를 하는 게 아니다. 주차할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운천로 상인들은 이래저래 고민이다. 주차단속을 하면 손님이 불편하고, 지금처럼 교행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 손님이 끊길 것 같기 때문이다.

최근 운천로 상가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창업가들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퓨전식당과 디저트카페 등 구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업종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고, 필방과 캘리그래피·공방 등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젊음과 문화가 넘치는 거리로 조성되고 있다. 이들에게도 운천로는 골칫거리다. 한 상인은 “어떤 분은 불쾌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기분 좋게 방문해야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어떤 분들은 기분만 상해 돌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통체증과 사고위험 등에 대한 민원이 지속되자 청주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4월 청주시는 운천로 700m구간을 일방통행도로로 지정하는 방법을 검토했다. 청주시는 수년전부터 불법 주정차로 인해 교행이 어려운 구간을 일방통행도로로 전환하는 도로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운천로에 대한 논의는 시작하자마자 중단됐다. 청주시가 올해 국토부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에 운천로 일대를 대상지로 공모에 참여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안에 운천로 도로정비계획도 포함돼 있어 공모 결과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공모에 당선되면 국비로 사업을 할 수 있는데다 일방통행도로 외에도 ‘차없는 거리’ 등이 검토되고 있어, 현재 시점에서 일방통행도로 전환을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모 당선돼도 착공까지 2년

청주시는 향후 10년간 도시재생의 기본계획을 담고 있는 ‘도시재생전략계획’을 세워 지난해 충북도로부터 최종 승인받았다. 도시재생전략계획에는 우선 향후 10년 이내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할 4곳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순차적으로 국토부 공모를 통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1순위인 우암·내덕1동 지역은 국토부 도시재생사업에 공모했고, 2순위인 성안동은 운천·신봉동이 준비하고 있는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 2016년 공모에 선정돼 사업이 진행 중이다. 운천·신봉동은 수곡1동에 이어 4순위다.

청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는 운천·신봉동을 ‘인류가 남긴 기록, 세계를 담는 마을’이란 테마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위치한 운천로 일대는 직지문화거리 등 직지관련 사업으로 채울 예정이다. 센터 관계자는 “구간을 나누어 고인쇄박물관 앞은 차없는 거리, 나머지는 일방통행으로 전환하는 방법과 도로 전체에 굴곡을 주는 안이 논의 중이다. 도로에 굴곡을 줄 경우 차량 서행을 유도하는 효과를 볼 수 있고, 불법 주정차를 할 수 없는 구조가 된다”고 설명하며 “이에 따른 대체 주차장 부지 마련도 사업계획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기다.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은 해마다 4월에 공모를 시작해 5월을 전후해 선정지역이 발표되지만 올해는 조기 대선으로 인해 공모절차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공모절차에 소요되는 기간과 해마다 진행하는 사업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늦어도 10월에는 공모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시의 바람대로 공모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도로를 변경하고 시민들이 이용하는데 까지는 최소 2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은 4년간 진행하는 사업으로 첫해인 1단계에는 세부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종료된다. 실제 착공은 2단계 이후에 가능하고, 우선 순위에 따라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현재는 공모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업계획이 정해지고,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운천로 개선사업의 가닥이 정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운천동 주민들은 최소 2년 이상 지금과 같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임시방편이라도 교통체증을 최소화할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