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순위 밀린 학교 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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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순위 밀린 학교 위생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7.06.21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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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엔 없는 과학기자재 살균기, 교육과학연구원엔 설치
과학실 위생 관리 매뉴얼 없어…세척·소독, 교사에 의존

바이러스 전염에 의한 질병이 확산되면서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여러 명이 사용하는 과학기자재 위생관리에 대한 매뉴얼이 없어 기준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청주지역의 한 초등학교 과학실, 현미경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미경을 조작하려면 손으로 만지는 것은 물론 렌즈에 눈을 가져다대야 한다. 여러 학생들이 반복해 만진 현미경은 감염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지만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에탄올로 닦아내는 정도다.

과학실에 있는 현미경은 여러 사람들이 사용해 바이러스 감염의 우려가 있지만 살균·소독 등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마저도 정해놓은 것은 없다. 사실상 과학교사에게 의존하는 구조다. 과학교사가 보건위생에 철저한 경우는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겠지만 반대의 경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도교육청 담당자는 “별도의 위생 기준은 없다. 학교 단위에서 관리하고 있고,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이 진행하는 안전점검은 안전사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안전수칙이나 안전사고 대처요령, 화학약품 안전관리 등에 대한 점검이다. 과학기자재의 위생적 관리 여부는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 전부다.

일선 학교에 문의한 결과 행정실에서 진행하는 방역 외에 학습기자재에 대한 별도의 살균 등 위생처리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과학실은 건조하기 때문에 과학기자재는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염된 실험도구는 ‘무기’

하지만 전문가의 설명은 달랐다. 한 전문가는 “현미경은 실험물로 세포를 다루고, 이용과정에서 렌즈 등이 곰팡이균에 노출된다”며 “학교에서는 대부분 비닐이나 나무케이스에 넣어 보관하거나 책상 위에 노출된 상태로 보관하고 있다. 오랜 시간 방치된 채 사용하는 현미경은 위험한 실험도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선학교에는 없는 현미경 살균기가 충청북도교육과학연구원에는 4대나 설치돼 있다. 학습 등에 이용되는 시간을 제외하면 살균기에서 소독과 보관이 이뤄진다. 전염에 취약한 학생들이 이용하는 학교 과학실에는 없는 살균기가 교육과학연구원에는 비치돼 있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컵도 살균소독기에 넣고 사용한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물건은 최소한 정기적인 세척이라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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