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약, 충주에는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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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공약, 충주에는 악영향?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7.06.2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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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상수원 다변화와 남부내륙 KTX 건설 귀추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수도권 상수원 다변화와 남부내륙 KTX 건설이 충주지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수도권 상수원 다변화의 대상이 충주호가 될 경우 댐 주변 규제 강화가 예상되고, 남부내륙 KTX의 경부선 KTX 연계 시 중부내륙철도 고속화가 요원해질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19대 대선에서 경기도 지역공약으로 ‘수도권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한 상수원(취수원) 다변화’를 약속했다. 현재 팔당호가 서울, 경기, 인천 2500만 주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지만 수질면에서 한계를 보여 다른 상수원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팔당호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과 남종면에 걸쳐 있으며,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한강 수계에 있는 인공호다. 팔당호의 유역면적은 2만 3800㎢, 만수위 때 수면 면적은 36.5㎢, 2억 4400만 톤의 물을 저수하고 있다. 하지만 수질이 불안정한데다 수질오염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 지역민을 중심으로 상류 청정지역으로의 상수원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다.

충주호는 오히려 주변 규제 강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이와 관련, 팔당상수원이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수질개선목표(BOD 1.0ppm 수준의 1급수)로 인해 막대한 재원과 인력이 투입되고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라며 19대 대선에서 수도권 상수원 다변화를 대통령 공약으로 내놨다. 팔당상수원의 수질개선을 위한 상수원보호구역과 특별대책지역 지정 등에 따른 주민들의 토지 이용 규제로 인한 재산권 침해를 해소한다는 취지도 제시했다.

그리고 팔당상수원의 취수원을 다변화하게 되면 상수원보호구역과 수도권정비계획의 중복규제 지역에서 가평, 양평 등 경기 동부 7개 지역의 분리가 가능하고 전국 모든 상수원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통합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선 뒤 최근 경기도 지역 언론들은 이번에 상수원 다변화가 가능할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방법론으로 남한강과 북한강 상류지역에서 취수한 뒤 관로를 통해 수도권에 공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남한강에선 수량이나 거리 등을 감안할 때 충주호가 1순위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수자원공사는 충주호 물을 광역상수도 명목으로 경기도 이천과 안성까지 공급하고 있어 실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문제는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충주호 주변의 규제가 강화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팔당호 주변 경기 동부지역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과 수도권정비계획 등 중복 규제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지금도 충주댐(호)은 수도권의 상수원 상류이자 수해 방어막이란 이유로 각종 규제에 묶이면서 지역발전 저해요인으로 여겨지고 있어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자칫 지역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10년 전인 2007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동부지역 규제완화를 위해 상수원을 청평호로 옮기는 부분을 검토했다가 가평군과 강원도 춘천시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여러 규제를 받게 돼 지역발전에 제약이 생긴다”며 “대통령 공약이라도 어떤 지역이 됐든 반발이 아주 거셀 것”이라고 했다.

남부내륙 KTX, 중부내륙철도 연계 요원

경남지역에 약속했던 ‘김천~거제 남부내륙 KTX 조기착공’도 뜨거운 감자다. 중앙언론들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김천~거제 간 고속철도가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2019년 조기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025년 개통하면 서울~거제를 2시간 40분대에 주파할 수 있다고도 했다.

정부는 이 구간에 총사업비 5조 3000억 원을 투입하는 남부내륙선 건설사업을 조기에 시행하기로 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민간제안 적격성 검토에 착수했다. 영남권의 숙원인 이 사업은 당초 2014년 100% 정부예산을 투입하는 재정사업으로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갔지만 대선 직전인 지난 4월 비용 대비 편익이 0.72에 불과해 사업성이 없다는 최종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를 민간자본 유치 사업으로 전환해 지속하기로 하고, 최근 민간사업자인 현대건설이 제안한 추진계획에 대해 민자 적격성 검토에 착수했다.

세부안에 따르면 남부내륙선은 운행시간 단축을 위해 당초 국가철도망 계획에 따른 시속 200㎞의 준고속철도를 대신해 경부선·호남선과 같은 시속 300㎞ 고속철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경우 김천~거제는 1시간 10분, 서울~거제를 잇는 414㎞는 2시간 40분대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또 운행 횟수도 당초 25회에서 30회까지 늘려 편익을 높이기로 했다.

문제는 충주로 관통하는 중부내륙선철도다. 남부내륙 KTX가 현실화되면 시발점인 김천역에서 김천구미 KTX역을 연결해 경부선 KTX에 연계되면서 크게 보면 경부선 KTX의 지선이 된다. 이럴 경우 중부내륙선철도와 남부내륙선철도를 연계한 내륙종단 고속철도 구상의 실현은 요원해진다.

시속 200㎞급 단선철도인 중부내륙철도와 시속 300㎞급 남부내륙철도가 직접적으로 연계 이용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 수서~광주~이천~충주~문경으로 이어지는 중부내륙선철도 건설 사업이 반쪽사업으로 전락할지, 제2경부선으로 거듭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윤호노 기자 hono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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