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현관 앞 까지 들어온 배달오토바이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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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현관 앞 까지 들어온 배달오토바이 때문에...
  • 충북인뉴스-김남균 기자
  • 승인 2017.07.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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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A어린이집 원생 오토바이 배기통에 데어 2도 화상입어

충북 혁신도시 한 어린이집에서 야외놀이중인 놀이터에 오토바이 때문에 한 원생이 화상사고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어린이집은 사고 발생 후 24시간 내에 관할관청에 보고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 발생 후 2주가 지나서야 학부모에게 사고사실을 알리는 공지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에는 영유아보호장구도 없이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야외프로그램을 다녀왔다.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의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고 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지난 달 13일 진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놀이터 인근까지 들어온 오토바이 에 만4세 어린이가 2도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월 13일, 충북진천군 덕산면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직장 보육시설인 A어린이집에서 화상사고가 발생했다. 어린이집에는 만 1세 이상의 영‧유아 100여명이 다니고 있다.

사고는 음식을 배달하러 온 오토바이 배기통에 야외활동을 하던 한 원생이 다리를 스치면서 발생했다. 사고당시 어린이집 원생들은 놀이터에서 야외활동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배달기사는 오토바이를 몰고 어린이집 현관 앞까지 진입했다.

이때 사고를 당한 원생이 오토바이 옆을 지나다 배기통에 다리를 스쳤고 이로 인해 2도 화상을 입었다.

화상을 입었지만 어린이집은 아이의 상처를 찰과상으로 오인하고 조치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아이 다리가 발갛게 부풀어 올랐다. 이를 발견한 교사가 아이에게 물으니 ‘할아버지랑 놀다가 다쳤다’고 말해 단순 찰과상으로 알고 양호실에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가 다리에 붙인 밴드가 떨어졌다’고 말해 다시 보니 물집이 잡혀있는 것을 보고 화상인 것을 파악했다”며 “다시 화상에 맞는 조치를 한 뒤 학부모에게 연락해 사고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사고 은폐 논란, 어린이집 “말도 안돼”

어린이집측이 화상 사실을 먼저 알고 학부모에 알렸다고 밝혔지만 일부 학부모들의 주장은 다르다. 한 학부모는 “사고당시 어린이집에서는 화상사고로 인지하지 못하였고, 경미한 찰과상으로 판단하고 단순한 조치를 했다”며 “화상사고는 학부모를 통해서 어린이집에 전달 됐고, CCTV를 통해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진천군 관계자도 “어린이집에서 제출한 경위서에는 ‘학부모가 항의한 뒤에 CCTV를 확인한 뒤에 화상을 입은 것을 파악한 것’으로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이번 사고는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한 학부모는 “떡 배달 오토바이가 어린이집 현관까지 진입했다”며 “놀이터와 주차장을 구분하는 펜스 시설이 안돼 있다. 사고 위험이 있는 만큼 오토바이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아이들을 오토바이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주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은폐 논란도 제기됐다. A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사고 발생 2주가 지나서야 학부모들에게 사과문을 공지했다”며 “사고발생 후 24시간 내에 관할관청인 진천군에 사고보고를 해야 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취재 결과 A어린이집은 진천군에 관련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천군은 어린이집의 보고를 통해서가 아니라 한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해 이 사실을 파악하고 사고 발생 2주가 지난 지난달 29일 현장 조사에 나섰다.

군은 어린이집이 사고와 관련해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을 확인하고 시정조치를 통보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은폐 논란은 말도 안된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진천군에 24시간 내에 신고해야 되는 사실을 알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학부모에게 2주 만에 공지문을 보낸 것은 주차장과 놀이터를 구분하는 안전시설을 설치한 다음에 보내기로 해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폐하려면 100여명의 학부모에게 사고 사실을 알렸겠나?”라고 반문했다.

 

“사과가 아니라 훈계”

사고가 발생한지 2주 만에 보내진 사과문에 대해서도 학부모들은 반감을 드러냈다. 모 학부모는 “사과문이 아니다. 오히려 어린이집에 대한 신뢰 하락을 우려하고 주의를 당부했다”며 “ 여러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인 반발하는 사과문은 A어린이집 위탁운영업체 대표 명의로 발송됐다. 대표자 B씨는 “배달 오토바이에 원아가 화상을 입는 사고로 인하여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먼저 사과드린다”며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이와 같은 일들이 발생되지 않도록 교직원들에게 지속적인 독려와 교육을 통한 관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는 명심보감의 문구를 인용하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다만 한 가지 염려스러운 것은 이번일로 인해 앞으로 어린이집에 대해 불신이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며 명심보감에 나오는 ‘의인막용 용인물의’라는 문구를 인용했다.

B 대표는 “사람을 의심하거든 쓰지 말고 사람을 썼거든 의심하지 말라”며 “선생님들을 더 믿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영아보호 장구도 안하고 차량 이동, 어린이보호차량 아닌 회사차량

A어린이집은 지난 4월에는 영유아 보호장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아이들을 태우고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당시 체험학습에는 만 1세부터 5세의 영‧유아가 참여했다.

현재 영‧유아 보호법등 관련 규정에는 36개월 미만 영아가 차량에 탑승할 경우 반드시 영아용 보호장구를 착용하도록 되어 있다.

도로교통법에는 만 6세 이하의 유아의 경우도 적용된다. 하지만 A어린이집은 지난 4월 인근 지역 딸기밭 체험학습을 떠나면서 이를 지키지 않았다.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고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어린이집은 사과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르면 A어린이집은 “36개월 미만 영아의 경우 보호 장구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여행사와 주변의 유치원, 어린이집을 통해 영아용 보호장구를 사용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며 “하지만 이를 빌릴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A어린이집은 “예산 책정도 안돼 있어 구입할 수도 없었다”며 “고민 끝에 회사 버스에 1인 1석을 배정하고 안전벨트를 착용해주고 다녀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보호장구 없이 영아들을 차에 태우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며 “영아용 보호장구를 구입하려는 노력은 하겠으나 예산에 따른 집행 상 빨리 이루어지기는 힘들 수도 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A어린이집은 어린이보호차량이 아닌 회사버스에 태운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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