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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마을이냐? 가축이 사는 동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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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마을이냐? 가축이 사는 동네지”
  • 충북인뉴스-김남균 기자
  • 승인 2017.08.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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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천 발원지 음성군 삼성면, “가축분뇨 악취에 못 살겠다” 탄식
액비 명목으로 농지 마구잡이살포…침출수유입 미호천 4급수 전락

“저기압 상태가 되면 냄새가 바닥으로 깔려 마을로 들어옵니다. 흐린 날이면 창문을 열수가 없어요.(서대석 삼성면환경지킴위원회 대표)” “땅 값이 올라가면 뭐하겠습니까? 냄새 때문에 점점 더 살기 어려워 지고 있습니다.(삼성면 주민)” “이곳이 사람이 사는 마을이냐? 가축이 사는 동네지.(삼성면 덕정9리 주민들이 게시한 현수막)”

음성군 삼성면 주민들이 가축분뇨에서 풍기는 악취로부터 고통을 겪고 있다. 사진은 주민들이 내건 현수

 미호천의 발원지 마이산이 소재한 음성군 삼성면. 거주인구 7836명으로 크지도 작지도 않은 농촌마을이다. 한적했던 시골마을이지만 어느 순간 사람보다 가축이 많아지고 “이곳이 사람 사는 마을이냐? 가축이 사는 마을이지”라는 한탄이 나왔다.

마을주민들의 탄식대로 삼성면은 거대한 동물농장이 돼버렸다. 음성군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준으로 삼성면 농가에서 사육하는 돼지는 5만2304 마리, 소 1만5891 마리다. 소와 돼지를 합하면 6만7925마리로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8.7배나 많다. 이 외에도 삼성면의 축산농가에서 사육하는 오리와 닭은 합계 650만2240 마리에 달한다.

이를 면적 당 거주인구와 사육가축두수로 으로 환산하면 100㎥ 당 사람은 1.55명이 거주한다. 반면 돼지는 100㎥당 10.3마리, 소는 3.1마리, 오리와 닭은 283마리가 사육된다.
가축 사육밀도도 매우 높다. 음성군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50%, 소의 64%가 삼성면에 있다. 반면 삼성면의 면적은 음성군 전체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7%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삼성면은 거대한 가축농장이다.

사람과 가축이 공존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1차적으로 충돌하는 것은 생명체의 가장 기본적인 행위인 배설문제다. 소가 방귀를 통해 배출하는 메탄가스만 해도 하루 232g, 연간 85㎏이다.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15~25%가 소 방귀에서 나온다. 삼성면에서 사육되는 소가 하루 동안 방귀로 배출하는 메탄가스만 해도 1.5톤이 된다.

그래도 방귀는 양반이다. 사람방귀처럼 냄새가 독하지도 않고 대기중으로 날라가면 그만이다. 진짜 문제는 가축에서 나오는 대소변, 바로 가축분뇨다. 진천군 통계에 따르면 돼지 한 마리가 하루에 배설하는 대소변량은 5㎏이다.

이를 기준으로 삼성면에서 배출되는 돼지의 가축 분뇨량만 하루 260톤, 1㎥ 박스 260개에 해당하고 10m×26m 면적에 1m 높이로 매일 쌓인다. 여기에 소와 닭, 오리가 배출하는 가축분뇨 까지 합하면 가축 분뇨량은 2배로 늘어난다.

그렇다면 이렇게 배출되는 가축분뇨는 어떻게 처리될까?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에 따르면 가축분뇨는 일정한 과정을 거친 뒤 정해진 시설에서 처리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배출할 경우 처벌도 뒤따른다.

가축분뇨는 일정한 처리과정을 거치면 퇴비와 액비(액체상태로 발효된 퇴비)로 만들어져 농지에 거름으로 사용 할 수도 있다.

“말만 액비, 삼성면은 분뇨처리장”

조용한 농촌 마을 삼성면 지역에는 가축분뇨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서대석 삼성면환경지킴위원회(이하 환경지킴위) 대표는 악취의 원인을 대략 두 가지로 분석했다. 서 대표에 따르면 하나는 삼성면에 밀집된 가축 사육 축사에서 나오는 냄새와 액비가 뿌려진 밭에서 나온다.

그는 “가축분뇨가 퇴비나 액비로 농지에 살포되려면 일정한 기준을 충족한 상태에서 제한 수량을 넘지 않는 범위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법 규정은 지켜지지 않는다. 숙성과 발효과정을 거치지 않은 가축분뇨가 마구잡이로 농지에 뿌려진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제대로 부숙 과정을 거친 액비나 퇴비는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한다. 또 제한 기준량을 충족하면 침출수가 용출하지도 않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은 참혹하다”며 그동안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서 대표가 공개한 사진에는액비가 뿌려진 밭에서 시커먼 침출수가 용출돼 지상에 웅덩이처럼 고여 있었다. 축산농가에서 바로 농수로나 소하천으로 가축분뇨가 방류되는 장면을 담은 사진도 있었다. 축산농가와 연결된 하수구를 타고 시커먼 물이 주룩주룩 흘러 내렸다.
이렇게 배출된 가축분뇨는 곧바로 미호천의 지류로 흘러들었다. 가축분뇨가 유입된 하천은 검은 색을 띠며 거품을 일으켰다.

서 대표가 음성군에 정보공개를 통해 확인한 액비 살포지는 1200여곳. 그는 “대부분의 액비가 살포된 현장을 보면 냄새가 나고 분뇨가 용출돼 하천으로 흘러간다”고 지적했다.

4급수로 전락한 미호천

충북 음성군 삼성면에 소재한 마이산(472m:망이산, 매산)은 미호천 발원지다. 미호천은 길이 89.2㎞로 진천군과 청주시, 세종특별자치시를 거쳐 금강에 합류한다. 비단물결처럼 아름답고 하얀 백사장으로 유명한 미호천은 천연기념물 미호종개 서식지로 유명하다. 하지만 가장 맑아야 할 최상류인 삼성면의 미호천은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려운 4급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는 물환경정보시스템에 의하면 2016년 현재 삼성면과 경계지역인 진천군 미잠리 미호천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는 5.0(㎎/L)로 나타났다. 이는 BOD를 기준으로 분류한 수질의 3등급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조차 연중 통계치에 불과하다. 장마철이 아닌 봄과 가을에는 BOD 6(㎎/L)를 초과해 4급수 상태를 보였다.

2014년 7월의 경우 BOD 15.9(㎎/L)를 기록해 아예 등급 외로 벗어나기도 했다.
4등급은 BOD 6~8ppm의 물이며 색이 검고 냄새가 심하게 난다. 수영을 할 경우 피부병에 걸리며 대부분의 물고기가 생존할 수 없다. 모기유충, 파리유충, 실지렁이 등이 산다. 다행히 음성군 삼성면 지역을 벗어난 미호천은 자연정화 과정을 거치며 2급수 까지 복원됐다.

물환경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삼성면 하류지역인 진천군 농다리 부근에서 BOD 2.8(㎎/L)을 기록했다. 2015년의 경우 BOD 2.2(㎎/L)로 나타나 2급수를 기록했다.
미호천 수질이 상류인 음성군 지역보다 오히려 진천군 지역에서 양호하게 나왔지만 환경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진천군의 경우 2015년 현재 돼지 사육두수가 15만여 마리로 음성군보다 1.5배 가량 많았다. 미호천 수질악화를 가축분뇨로 한정할 수는 없겠지만 양 지역의 관리상태는 몇가지 차이가 있었다.

진천군의 경우 공공가축분뇨처리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지만 음성군에는 아직까지도 해당 시설이 없다. 진천군의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액비 살포 전 시비처방서를 받도록 해 살포량을 조절했다. 반면 음성군은 이런 절차가 없다. 인근한 경기도 이천시는 완숙상태로 발효되지 않은 액비는 토지에 살포 할 수 없도록 규제했지만 음성군은 올초 까지 이런 규제를 적용하지 않았다.

사람보다 많은 가축 사육두수, 전국 최고의 가축사육밀도를 보이고 있는 음성군 삼성면 지역에서 사람도 고통스러워 하고 미호천도 시름시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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