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관광 예산, 충주시 반납, 음성군은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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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관광 예산, 충주시 반납, 음성군은 집행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7.08.1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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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의회 매칭비 전액 삭감
향후 국비 확보에 악영향 우려

지역의 산업단지를 관광코스로 개발하는 사업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주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확보했지만 국비에 매칭으로 반영해야할 시비를 확보하지 못해 국비를 반납하게 됐다.

시는 문체부가 공모한 산업관광공모에 충주 산업관광 ‘여풍당당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선정돼 2015년과 지난해 각각 2억 6000만 원씩 총 5억 2000만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이 사업은 2015년과 지난해 2년 동안 국비 5억 2000만 원과 시비 5억 2000만 원, 자부담 2억 원 등 총 12억 4000만 원을 투입해 충주첨단산업단지에 입주한 유한킴벌리 견학과 인근 관광지 투어를 위주로 계획됐다.

지역의 산업단지를 관광코스로 개발하는 사업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음성군 산업관광 코스 중 기업 제조공정을 체험하는 모습.

국비 5억2000만 원 반납절차 밟는 중

이 공모에는 전국 9개 시·도에서 모두 12개 사업이 신청됐고, 3차 현장확인심사까지 거친 결과 최종 4개 사업이 선정됐는데 충주시가 뽑힌 것. 산업관광은 1·2·3차 산업현장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으로 해당기업과 지역의 부가적인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는 관광형태다.

정부는 2012년부터 이 사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견학과 체험, 기업 및 산업지역의 특수한 관광자원화 프로그램 등을 다양하게 연계함으로써 지역 관광 활성화 계기로 삼기 위한 취지로 마련했다. 따라서 시는 이 예산을 투입해 여성용품 등을 생산하는 유한킴벌리 내에 견학장소를 꾸미고 홍보영상 등을 통해 회사홍보와 충주관광 홍보를 병행할 계획이었다.
특히 ‘여풍당당사업’은 충주가 보유한 물과 온천, 따뜻함과 생명, 조화 등의 이미지를 잘 살려 여성을 테마로 하는 특화된 관광상품을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따라서 당초 계획대로라면 기반시설 구축과 공간 구성, 콘텐츠 개발 등을 거쳐 지난해 말부터 본격 운영될 전망이었다.

당시 시 관계자는 “공모사업 선정을 계기로 차별화된 산업관광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역 내 기업들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국내 산업관광의 새로운 모범사례를 창출해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시비로 당초예산 2억 6000만 원을 확보한데 이어 2회 추경에 추가로 2억 6000만 원을 확보하기 위해 충주시의회에 상정했지만 전액 삭감됐다.

시의회는 “처음에 이 사업을 접하게 됐을 때 특혜의혹이라는 제보를 받았다. 국비 수억 원을 투자해서 사업체 한군데에다가 시설물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유한킴벌리가 충주에 입주한 뒤 고용창출 등 지역사회에 대한 협조와 기여도가 거의 없는데 특정 시설물을 제공하는 것은 특혜라는 이유로 관련 예산을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확보된 국비 전액은 불용처리됐으며, 시는 이 사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이미 확보된 국비 5억 2000만 원에 대한 반납절차를 밟고 있다. 시가 공모사업 선정을 통해 확보한 국비까지 반납하게 되면서 시 행정의 신뢰성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다. 더욱이 어렵게 확보한 국비를 반납하게 되면서 향후 중앙부처를 상대로 한 국비 확보 추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음성군 사업 성공할까?

산업단지를 관광코스로 개발하는 공모사업에 올해는 음성군이 선정됐다. 군이 기획한 ‘흥미진진한 팩토리 투어 어디서 온 물건인 GO!’라는 제목의 사업은 국가예산 3억 9700만 원과 군 예산, 기업체 투자금까지 2년간 총 9억 4800만 원이 집행돼 산업관광 코스로 개발된다.

군 관계자는 “음성은 산업단지 내 공장이 2000여개가 있다. 사업을 통해서 지역 내 소비증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군은 지역 내 산업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상품의 특성에 맞춘 관광투어와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상품을 제조하는 과정과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 내 여러 기업체의 홍보효과를 노리겠다는 것.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특정회사에 치우칠 경우 충주시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음성군의 경우 ㈜한독이 산업관광 활성화에 공감한다는 취지로 이번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윤창규 음성군의장은 “사업규모가 9억 4000만 원 정도 되는데 이걸 한독에만 지원하면 문제가 있다”며 “전체적으로 지역 내 여러 회사와 함께 합작을 해서 하자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군은 이 사업이 한독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오뚜기, 에이스침대, 조광페인트 등 지역 내 기업과 양해각서를 맺고 제조 공정 체험을 기획했다. 여기에 통합예약시스템, 스탬프 투어 등을 실시해 관광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따라서 음성군이 충주시의 예산반납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지역 산업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 “산업관광, 풍부한 스토리 담아야 성공

국내 관광산업이 양적으로 성장한 만큼 질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산업관광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삼성동 소노펠리체 컨벤션 사파이어홀에서 ‘2017 베트남 관광객 유치증대를 위한 산업관광 국내설명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문희수 한경아카데미 원장은 “폐광을 바꾼 광명동굴이나 폐공장을 리모델링해 카페로 만든 앤트러사이트 재활용 소재는 무궁무진하다”며 “산업관광 소재를 어떻게 가꿔 나갈 것인가에 대한 미래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산업관광의 현 상황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산업관광 성공 사례도 소개됐다. 김대관 경희대 호텔관광대학장은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 동안 산업화를 이뤄낸 역사가 산업관광의 자원”이라며 “산업관광에 풍부한 스토리를 담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효재 한국문화관광 연구위원은 “관광자원 다각화 측면에서 압축성장형 산업관광 정책 모델이 필요하다”며 “지역 내 산업관광 포트폴리오 구축, 기업생산 기반 밀착형 관광체험프로그램 발굴, 지역관광과 산업관광의 협력기반 강화, 기업과 지자체 및 관광사업체 간 지속적 협력체제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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