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위탁에제천실내수영장 이용객들 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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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위탁에제천실내수영장 이용객들 불만 ‘폭발’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7.08.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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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직영 준비에 3개월 소요”회원·의회“너무 길다"
2년전 내부수리로 4개월 휴장,부실공사로 사고 빈번‘문제’

제천시의회는 지난 6월 실내수영장을 위탁운영에서 시 직영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업무 인수인계, 시설 수리 등을 이유로 장기 휴장될 것으로 예고되자 회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지역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수영장은 지난 1999년 9월 개장 이래 KBS 한국방송에 88수영장이라는 명칭으로 위탁 운영돼 왔다. 그러나 지난 6월 제천시의회가 더 이상 시설을 민간에 위탁하지 못하도록 관련 안건을 부결함에 따라 15년 넘게 유지돼 온 KBS 위탁 운영 시대는 종언을 고하게 됐다.

시의회는 시설이 민간에 위탁되는 동안 수질과 같은 기초 위생부터 시설 관리까지 총체적 부실을 확인하고 수영장 운영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시 직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의회 결정에 대해 회원을 비롯한 시민들은 대부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의회가 밝힌 직영 전환 이유가 평소 회원들이 느끼던 불편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수영장 직영 결정 직후 제천시가 시설 정비 등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9월부터 3개월 간 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15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파장을 낳고 있다. 이에 지난 10일 이근규 시장이 수영장을 방문해 관련자와 회원들을 만나는 한편 시설을 점검하는 등 이 문제가 시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시의회도 다음날 의원 13명이 대거 동행해 시설을 꼼꼼히 점검하고 회원, 집행부 공무원 등과 직영 전환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시 관계자는 “우리가 직영을 하려면 인수인계에 시간이 필요하고 직영 운영한 인근 지자체들의 관리 기법도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특히 가장 기본이 되는 전산망을 KBS가 아닌 시 소관 서버로 이관하고 회원 개개인에 대해 정보 동의도 받아야 하는 등 행정 절차적 준비에도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휴장이 불가피한 이유를 역설했다. 이어서 시 직영으로 전환된 만큼 시설을 보다 좋게 바꾸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저가 타일로 교체해 어린이 ‘중상’

그러나 수영장 회원과 시의원들은 사전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수긍을 하면서도 집행부가 제시한 3개월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회원 A씨는“제천시는 이미 지난 2015년에도 내부 수리와 배관 교체를 한다며 4개월 동안 휴장했다. 그런데 직영 전환을 이유로 또다시 2년 만에 3개월을 휴장한다고 한다”며 “전산·행정·시설 개선을 이유로 휴장이 불가피하다는 시의 설명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양보한다고 해도 3개월은 너무 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회원과 간담회에서 시장은 수영장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최대한 준비기간을 단축하자며 10월에 공휴일이 많으니 그때 집중적으로 공사를 하자는 취지로 발언했다”며 “하지만 현재 시청 공무원 중 상당수가 한방엑스포에 매달려 본연의 업무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 담당 공무원들이 인수인계와 시설 보강 등을 핑계로 개장을 미루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을 포함한 시민들은 수영장이 4개월 휴장 소동을 겪은 지 2년 만에 또다시 장기 휴장을 검토하게 된 데에는 제천시의 안일한 대처가 큰 원인이었다고 보고 있다. 먼저 2년 전 대대적으로 실시한 내부 수리 및 배관 교체 공사가 부실 덩어리였다는 지적이다.

회원들에 따르면 시가 당시 수영장 바닥과 벽면, 샤워실 등의 타일을 교체했지만 미끄럼 방지용이 아닌 저가의 일반 타일로 시공해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휴장 직후 한 어린이가 타일에 미끄러져 이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는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제천시가 운영권 인수를 위해 자체 조사한 결과에서도 수영장 내부 타일이 일부 부풀어 일어나는 등 부실이 확인됐다.

장기간 휴장을 감수한 대대적 보수 공사에도 수영장 시설이 여전히 부실 덩어리인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시는 당시 시설 공사 예산으로 37억 원을 확보해 놓고도 4억 원을 지출하지 않은 채 반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끄럼 방지 타일 등 안전과 시설 편익 등에 관련한 재원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회원 C씨는 “수영하는 사람들 중에는 단순한 운동 목적이 아니라 재활치료 차원에서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수영장이 툭하면 휴장하고, 이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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