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통해 역사문화 공부하는 즐거움 맛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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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통해 역사문화 공부하는 즐거움 맛보세요”
  • 육성준 기자
  • 승인 2017.09.0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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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박물관’ 김정희 원장의 색다르고 맛깔스런 이웃사랑

‘진지 박물관’에 들어서자 김정희 원장이 나와 “진지 잡수셨어요?”라며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이곳이 어떤 박물관인가를 짐작케 했다. 진열된 반상, 교자상, 밥상 등 수백 년 손때 묻은 유물들을 볼 때는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진지박물관은 ‘진지’라는 음식을 통해 역사 문화를 공부하고 해설사를 양성하는 곳이다. 숲 해설, 역사문화해설 등에 이은 새로운 영역으로 ‘음식역사문화해설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고고미술사학과 출신인 그는 ‘충북도문화재연구원’ 창단 멤버에서 문화컨텐츠 책임연구원으로 10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올해 ‘진지 박물관’을 개원했다.

그의 해박한 역사문화에 관한 지식을 음식과 접목시켜 500년 전 세종대왕의 밥상을 유추, 재현해 냈고 임금님 진상 조리서를 탐독해 충북지역에서 바쳐진 붕어찜, 꿩고기와 우암 송시열 선생이 즐겨 찾던 화양동 계곡의 풍류밥상 이야기를 입혔다.
“궁중음식은 이후에 서민들이 먹는 음식이 되었어요. 결국 궁중 음식은 서민들 음식의 뿌리가 돼 여기에 민초들의 이야기가 무궁무진합니다.”

종갓집 며느리인 모친의 타고난 손맛을 어깨 너머로 익힌 김 원장은 한식,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각각 열흘 간격으로 따냈을 정도로 절대미각을 갖췄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종갓집이라 김장을 하면 700포기가 기본이었죠. 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고 또 늘 어머님 따라다니며 김치 담그는 거며 여러 음식을 배웠던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어머니의 음식을 나눠주던 큰 손의 영향은 김 원장에게도 ‘1004클럽’기부로 손을 뻗게 했다. “기부도 음식처럼 우리생활에서 가장 기본이라 생각해요. 함께 나눠 먹으면 공동체가 살아나요” 라며 “기부는 과감한 용기가 있어야 하고 베풀고 나누는 것이 우리 조상들의 삶”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부’라는 말보다 ‘유부인(遺婦人)’이 적절한 표현이라며 “남편을 잃고 홀로 있으면 음식만드는 일에서부터 경제생활까지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된다”며 “그들을 위한 교육, 재활, 복지사업을 꾸려 새로운 음식사업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후덕한 인상에 ‘빅마마’를 꼭 빼 닮았다고 하자 김정희 원장은 요리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인상이 똑같다며 웃어 넘겼다.

‘진지 박물관‘은 사회적기업으로 무료로 운영되고 오는 22일부터 충북역사문화아카데미를 연다. 문의 043-213-3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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