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충주분원본격 추진된다
상태바
충북대병원 충주분원본격 추진된다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7.09.21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주시·충북대병원 MOU 체결…시민 환영, 의료계 반대

충북대학교병원 충주분원 건립이 본격 추진된다. 충주시와 충북대병원은 최근 충주시청 중앙탑회의실에서 충주분원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조길형 시장과 조명찬 충북대병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지난 2월 조 시장이 대학병원 유치 계획 구상을 밝힌 지 7개월 만에 이뤄졌다. 시는 충북대병원이 충주분원을 건립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의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다.

충북대학교병원 충주분원 건립이 본격 추진되고 있지만 분원이 들어설 예정지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사진은 충북대학교병원 전경.

충북대병원은 응급의료체계 구축 및 충북 북부지역 주민들에 대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등 공공의료 실현을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충북대병원은 2912억 원을 투자해 충주시 대소원면 본리 및 완오리 일원에 조성되는 서충주산업단지 내 4만 9587㎡의 부지에 500병상(지상 10층, 지하 3층) 규모로 분원 건립을 구상 중이다.

내년부터 타당성 분석을 시작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개원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국립대학교 병원으로서 공공보건의료체계의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급성기 및 중증질환자에 대한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료서비스 제공,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내 전문인력 양성 및 고용창출에 기여할 예정이다.

시는 분원이 건립되면 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충주신도시의 정주여건이 크게 개선돼 신도시 개발과 지역발전에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원 부지는 충주시가 무상 제공한다.

시민들 “서울로 가지 않아도 돼”

분원 건립이 가시화되면서 반기는 목소리와 우려의 목소리가 뒤섞이고 있다. 더 나은 의료혜택을 기대하는 시민들은 환영의 분위기다. 시민 이수성(46·충주시 용산동) 씨는 “충주에 상급종합병원이 없다보니 새벽 응급실을 찾을 때, 중증 환자가 집에 있을 때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 아니었다”면서 “하루빨리 도내 유일한 상급의료기관인 충북대병원이 들어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쪽 병원으로 한 달에 한번 진료를 보러 다니는 정성인(59·충주시 금릉동) 씨는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고 있는데 충북대병원이 들어서면 굳이 서울로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반겼다. 시는 충북대병원이 들어서면 지역 환자의 유출을 막고 인근에 있는 제천, 단양, 괴산, 음성은 물론 경북과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분원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최근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을 발표한 건국대 충주병원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건국대병원은 심장뇌혈관센터 신축, 우수 의료진 영입 등 과감한 투자로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2009년 문을 연 심장뇌혈관센터는 현행 심장 전문의 3명 근무 체계에서 2019년까지 심장 전문의 3명, 뇌혈관 전문의 2명 규모로 확대 신축을 추진한다. 이 병원 심장뇌혈관센터는 2010년 510건이던 검사건수가 올해 1120여 건으로 예상될 만큼 심장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국대병원은 또 도내 북부지역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지역응급의료센터에 이달부터 외과 전문의를 추가 영입하는 등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위해 오는 12월 최신 MRI(3.0T)와 CT(640CH) 도입을 확정하는 등 최신 의료기기에 대한 신규 장비 교체를 추진 중이다.

건국대병원 측은 “의료취약지역인 충북 북부에 권역응급센터와 심장뇌혈관센터가 부족해 의료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지역의 의료 현실과 분원 건립 시 발생할 지역 의료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분석하고 판단한 뒤 시행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충주는 인구 정체로 의료수요가 증가하지 않으며 이동 동선이 발달하면서 타 지역 대형병원 이용도가 증가하고 있어 지역 내 대부분의 병원 경영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런 의료환경에서 500병상 대형병원이 건립되면 모두 생존이 어려워지고 의료체계는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런가하면 충북대병원 분원이 들어설 예정지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시는 당초 충북대병원이 들어설 예정지(서충주신도시 일원 산업단지 예정지 1구역)에 상업지구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서충주신도시가 정주여건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분원 예정지 ‘뒷말’ 무성

따라서 시는 지난해부터 1억 6000만 원을 들여 산업단지 예정지 1구역(280만 9917㎡)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벌여왔고 이달 결론이 나온다. 때문에 이 타당성 조사에는 충북대병원 분원 유치 계획이 포함돼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시 관계자는 “충북대병원 측에서 하필이면 예정지 1구역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양해각서 체결은 장소에 따른 업무협약이 아니다.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것은 나중에 들어간다”면서 “타당성이 끝나면 자료수집과 실시설계 시행사 모집 등 절차가 있고, 분원이 들어오면 서충주신도시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제천시장 출마 예정자인 장인수 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충북대병원 충주분원 건립에 반대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장 전 부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충주분원 건립에 반대했다.

그는 충북대병원이 제천에 들어서야 한다고 했는데 그 이유로 △양해각서는 법적효력 없는 서류상 요식행위 △조명찬 병원장 임기 내년 1월 12일 만료 △충주에 충주의료원과 건국대병원 운영 등을 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서 장 전 부대변인의 이런 행보가 병원 유치보다 이근규 제천시장을 겨냥했다는 지적이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이미 분원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까지 체결했는데 이제와 반대성명을 내고,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라며 “굵직한 기관·시설을 유치하지 못한 이근규 시장을 깎아내려 내년 시장 출마 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