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국제한방엑스포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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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한방엑스포의 빛과 그림자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7.10.26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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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천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가 당초 목표를 크게 넘어서는 흥행 대박을 이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지나치게 연연한 나머지 정작 행사 취지를 극대화하는 데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와 제천시가 공동 주최한 이번 엑스포는 한방바이오산업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제천이 한방바이오융합산업의 중심지이자 세계 천연물 시장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이번 엑스포는 목표 관람객 80만명을 크게 웃도는 110만여 명이 입장하고 국내·외 많은 기업이 참가해 산업 엑스포로서 성과를 거뒀다.

2017 제천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장에 운영 중인 한 식당이 주차장 자리에 천막을 치고 손님을 받아 물의를 빚었다. 더욱이 음식물 찌꺼기 폐수를 우수관으로 무단 방류한 사실이 확인돼 지탄을 받고 있다.

엑스포 기간 19일 동안 다양한 전시·체험과 문화공연으로 관객몰이에 나선 결과 하루 평균 약 6만 명이 엑스포장을 찾았다. ‘기업 간 거래’(B2B)를 콘셉트로 잡은 이번 엑스포 기간 국내·외 253개 기업, 28개국 311명의 국외바이어와 1585건의 상담을 통해 231억 9000만 원의 수출 계약도 이뤄냈다. 학술회의도 8차례나 열려 세계적 석학을 포함한 전문가 1900여 명이 참여해 한방바이오산업의 최신 동향과 정보 교류의 장으로 발돋움했다.

반면 티켓 강매와 과도한 먹거리 장터 운영 등 낡은 관행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제천시와 충북도내에서 영업 중인 공기업들에 따르면 시 공무원을 비롯한 주최 측 관계자들의 친분 관계를 이용한 표 밀어내기가 이번 엑스포에서는 유난히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내 한 보증기관 관계자는 “충북도뿐 아니라 제천시 공무원들까지 평소 안면을 내세워 표 매입을 강권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표를 수백 장 구입했다”며 “관람객이 110만 명을 넘어섰다고 자랑하지만 이 같은 강매로 방문한 관객 비율은 여전히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또한 서울, 충남 등 전국 각지를 누비며 행사를 알리는 등 엑스포 홍보 활동에 적잖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지역 각계의 동참을 이끄는 데에는 소홀해 주민의 빈축을 샀다.
또한 전국에 숯 판매망을 갖춘 지역 소재 A사는 엑스포에 앞서 자사 제품 포장지에 엑스포 로고와 함께 행사 홍보 내용을 게재하기로 하고 조직위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조직위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불가’였다.

회사 관계자는 “숯 포장지에 회사와 무관한 엑스포 관련 정보를 게재한다고 해서 회사 매출에 어떠한 이득도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것”이라며 “순수하게 지역에서 실시하는 엑스포 홍보에 힘을 보태자는 뜻에서 제안했을 뿐인데, 조직위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먼저 로고 사용료를 지불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왕암동 한방엑스포장의 한 식당은 자체 주차장 부지에 천막을 세워 이곳까지 식당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제천시는 이 식당이 엑스포 기간에도 천막에 손님을 받는 등 대놓고 불법을 일삼았음에도 단속은커녕 되레 임시 식당으로 승인했다. 이곳은 축제 기간 내내 발 디딜 틈조차 없을 만큼 문전성시를 이뤘다.

더 큰 문제는 임시 식당까지 손님이 넘쳐날 만큼 장사가 잘 돼 음식물 쓰레기도 덩달아 늘어나자 식당 측이 대량의 음식물 폐수를 우수관으로 몰래 버렸다는 것이다. 제천시와 경찰은 뒤늦게 이 같은 불법 행위를 적발했지만, 이미 폐수는 하천으로 무단 방류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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