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안에는 각 나라의 문화가 담겨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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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안에는 각 나라의 문화가 담겨있어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7.11.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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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시회 여는 구본경 씨

구본경 씨(53)의 화폐전시회가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청주청원경찰서 내 전시공간에서 열렸다. 210개국 4000여점의 화폐를 모은 그는 화폐에 담긴 이야기도 함께 들려줬다. 구 씨는 20대와 30대를 동남아시아에서 NGO활동가로 살았다. 한국어교육과 복지관련 일을 하면서 그는 화폐를 모았다. 

“외국에서는 헤어질 때 추억을 공유하기 위해 화폐 교환을 많이 해요. 화폐 모으는 것이 취미인 걸 알고 지금도 화폐를 보내주기도 해요.”

30대 후반 그는 청주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10여 년째 한국 폴리텍Ⅳ대학 청주캠퍼스 교학처에서 일하고 있다. 화폐전시회를 본격적으로 연 것은 5년 전이다. 그동안 중앙도서관, 주민자치센터 등을 돌며 50여회의 전시회를 개최했다. 앞으로도 그는 짬이 날 때마다 화폐전시를 열 계획이다.

“가난한 나라라고 해서 문화가 없을 것이라는 착각을 많이 해요. 그러다보니 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 대한 차별도 존재하고요. 화폐를 통해 그들의 찬란한 문화를 소개해주고 싶었어요. 지금 경제적으로 못산다고 해서 그들의 문화가 폄하돼서는 안돼요.”

화폐마다 각 나라의 고유문화와 역사가 담겨져 있다. 화폐의 크기도 다르고 등장인물도 차이가 난다. 프랑스 화폐에서는 빅토르 위고, 세잔느 등 예술가들이 많이 등장한다. 호주는 세계최초로 폴리머 화폐를 도입했는데 비닐 화폐라 잘 구겨지지 않고 위조지폐를 만들 수도 없다. 브라질 화폐에는 예술인만 등장한다. 정치인은 배제된다.

필리핀 화폐에 등장한 아키노 대통령은 앞면에는 얼굴이, 뒷면에는 6.25전쟁에서 종군기자로 활동했던 내용으로 그려져 있다. 아프리카 화폐에는 멸종위기의 동물들이 주인공이다. 이밖에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이 등장했던 화폐가 6개월 만에 더 이상 찍지 못하게 된 사연이나 북한 화폐, 기념 주화 등 화폐로 만날 수 있는 이야기가 풍성하다.

“방학기간에는 적어도 2~3번 외국에 다녀와요. 그곳에 가서 새로운 화폐와 이야기를 수집합니다. 제가 직접 모은 것보다 선물로 받은 게 더 많아요. 혼자서 이 많은 것들을 모을 수 없죠. 나중에 이 화폐들을 충북도에 기증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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