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국민체육센터 위치변경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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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 국민체육센터 위치변경 ‘진통’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7.11.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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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초 혁신도시 내에서 경계지역으로 변경 추진

음성군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체육센터 공모에 선정돼 국비를 지원받게 됐지만 건립 위치변경을 놓고 자치단체-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다. 인구 50만 도시와 전국의 혁신도시를 대상으로 실시된 문체부 공모에 음성군은 맹동면 혁신도시 내 1만 6500㎡ 부지를 국민체육센터 예정지로 신청했고, 최근 선정 기준을 통과했다.

문체부의 국민체육센터 공모는 생활체육시설 보급을 위한 사업으로 음성 혁신도시와 더불어 청주 영운, 서귀포 혁신도시, 의정부 민락, 구미 등 전국 5개 지역이 선정됐다.

음성군이 이번에 지원받는 국비 30억 원은 그동안 혁신도시 주민들이 절실히 요구했던 ‘실내수영장’ 건립이 포함돼 있다. 선정 직후 충북도 관계자는 “음성 혁신도시 국민체육센터는 실내수영장을 포함한 건립계획으로 완공될 경우 지역 내 부족했던 수영장 시설을 보급하게 돼 주민의 건강 증진과 여가활용, 초등생 의무 수영교육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는 음성군 사전행정절차 등을 이행하고 본격적인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군이 종합체육시설 부지의 위치 변경을 추진하면서 다시 중앙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문제가 복잡해지고 있다.

충북혁신도시 조감도

군은 공모내용과 달리 혁신도시 종합체육시설을 맹동면과 혁신도시 간 경계선에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 체육부지 위치에 체육관을 건립할 경우 주차난이 심각해질 우려가 크고, 인구 포화 억제와 혁신도시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 위치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군은 혁신도시 간 경계선에 종합체육시설을 건립하겠다는 도시관리계획을 충북도에 보고해 놓은 상황이다. 도는 사업주체인 음성군의 의지가 있으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우선적으로 혁신도시 주민들의 동의가 중요하다며 탄력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차난, 혁신도시 효과 위해 변경”

충북혁신도시는 혁신도시 중 특이하게 음성군과 진천군 2개의 행정구역에 걸쳐 있다. 충북혁신도시 음성군 맹동면 인구는 지난 8월 31일 기준 1만 2200명이고, 진천군 덕산면 인구는 1만 4049명이다. 두 지역을 합하면 3만 6000여명에 달하며 외국인 거주자까지 포함하면 4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020년 공동주택 입주가 마무리되면 충북혁신도시는 사실상 충북 중부권 최대도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충북혁신도시는 어린이 인구 비율이 충북 타 시·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27.4%의 젊은 도시로 추후 혁신도시 입주 완료 시점에는 어린이 인구가 1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는 공공도서관 건립지원사업 사전평가에서 음성군 맹동면 어린이도서관 건립사업이 ‘적정’통보를 받았다. 때문에 혁신도시 내 주민들은 더 많은 인프라가 형성돼도 모자랄 판에 선정된 위치를 군에서 바꾸려 한다며 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위치 변경으로 인해 자칫 애써 확보한 국비를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황모(45·음성군 맹동면) 씨는 “성인들도 체육센터가 필요하지만 커가는 아이들에게 체육시설은 더욱 절실하다. 충북혁신도시는 다른 시·군보다 아이들 비중이 크다. 원안대로 기존 체육시설 용지에 건립하는 것이 맞다”며 “어렵게 확보한 국비를 위치 변경으로 반납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혁신도시 내 살고 있는 장모(51) 씨도 “혁신도시를 대상으로 했으면 본래 취지에 맞게 건립을 해야지 이제와서 위치를 변경하려는 이유가 뭐냐”며 “재승인 등 복잡한 절차를 다시 거치려는 군의 행정에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군은 변경하려는 안이 승인되지 않으면 국비를 반납하겠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신청은 혁신도시 내로 했지만 일이 진행되면서 사업변경을 신청했다. 변경되는 위치가 혁신도시에서 멀지 않은 경계선상에 있다”며 “이것이 안될 경우 국비를 반납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현재 확정된 것은 없고 사업계획 변경이 가능한지 제시해보고 최대한 변경이 이뤄질 수 있게 할 것”이라며 “기회가 되면 혁신도시 내 주민들과도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혁신도시 내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바라는 주민과 위치 변경을 추진하는 음성군 사이 갈등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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