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탈당으로 충주지역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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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 탈당으로 충주지역 ‘시끌’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7.11.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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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교 충주시의원 “희망없다”며 한국당 탈당하고 더민주당 입당

기초의원의 탈당 파문이 경찰을 출동하게 하는 등 점입가경이다. 때문에 세간에서는 어떤 이유로 경찰이 시의회까지 출동했는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건은 충주시의회 정상교(56)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에서 시작됐다. 최근 정 의원은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자신이 20여 년 간 몸담았던 자유한국당에 대해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말로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1994년 정치에 입문한 이래 정당활동은 물론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 해 왔지만 집권보수정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을 지기는커녕 오로지 정파와 계파 간 세력다툼만으로 민생은 뒷전으로 밀렸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런 자유한국당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지역발전과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집권정당이면서 강한 진보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들어가 제2의 정치인생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오늘 결정에 따르는 칭찬과 격려, 비난과 질타는 모두 제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오늘의 잘잘못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에게 심판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지역발전을 위한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정 의원은 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정 의원은 지난 1994년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 입당해 제5대, 제7대 충주시의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제7대 충주시 후반기 산업건설위원장과 의회운영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충주시의원들은 “제 이익만을 찾아 둥지를 매몰차게 차버리는 모습에 씁쓸하다”면서 ‘철새 정치인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한국당 의원 8명은 공동명의로 성명을 통해 “동료의원으로서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오히려 탈당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정 의원은 수많은 충주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전형적인 철새 정치인”이라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주시민은 자신의 영달만을 추구하는 지방정치인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충주시민들이 선거에서 정 의원을 선택한 것은 한국당의 정강·정책과 이념을 따르는 사람이라는 점을 믿고 한 것”이라며 “정 의원은 시민의 기대를 저버린 전형적 철새 정치인”이라고 힐난했다.

이들은 “당 행사에 불참한지 오래된 정 의원은 당에 대한 애착도 없고, 당의 이념에 동의하지도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이 추가 탈당을 시사한 것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로 한국당 의원들은 탈당이나 민주당 입당에 대해 전혀 논의한 적 없다”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당한 시민의 심판을 받기 위해 진심을 담은 의정활동을 변함없이 펼쳐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욕설 ‘파문’으로 경찰 출동

정 의원 탈당은 통상적인 기자회견과 상호 비방 정도로 그칠 것으로 보였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자유한국당 성명서가 나온 이후 정 의원의 부인 A씨가 충주시의회를 찾아가 한국당 소속 B의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동영상이 유포됐다.

이 동영상은 B의원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A씨는 의원실에서 B의원에게 욕설을 해 지역 내 파문이 일고 있다. A씨는 221회 시의회 임시회 폐회식 전인 17일 오전 10시45분경 의원실을 찾아와 동료 의원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B의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A씨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B의원이 의회 안팎에서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마녀사냥식 인신공격을 했다”며 “이것이 의회폭력이 아니고 뭐냐”고 물었다. 이어 “동료 의원에게 이렇게 인신공격을 해도 윤리위원회에 한 번도 회부하지 않은 것은 자기 식구 감싸기 아니냐”고 충주시의회를 규탄하면서 “남편이 얼마나 괴로웠으면 펑펑 울더라”고 했다.

A씨는 “잘 풀어보고 싶은 마음에 몇 번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 문자 메시지로 대화를 나눴고 의회로 가겠다고 했다”며 “앞으로도 공식 자리에 찾아다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B의원은 “일면식도 없는 의원 부인이 의회에 와서 이렇게 난동을 부려도 되느냐”며 “제가 대표발의한 여러 조례에 대해 정 의원이 언제나 이의를 제기하기에 지적했다”며 “정상적인 의정활동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A씨에겐 모욕을 준적도 없다”며 “정신적 충격에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B의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와 B의원을 조사했으며, 현재 B의원은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동료 시의원들은 황당해하고 있다. 한 시의원은 “의정활동 과정에서 두 의원이 자주 부딪혔던 것이 발단이 된 것 같다”며 “이런 일이 생겨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B의원 역시 A씨의 욕설 파문이 조례 다툼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항변하지만, B의원은 동영상을 배포하면서 “민주당에 입당하는 정 의원 부인이 의회에 와서 테러를 자행했다”고 해 탈당과 무관치 않음을 시사했다. 두 의원은 정 의원이 탈당하기 전까지 자유한국당 동료의원이었다.

정 의원 탈당으로 충주시의회 ‘균형’
더민주·한국당 각각 8석·무소속 3석, 향후 움직임 주목

정상교 의원

정상교 의원의 탈당으로 충주시의회 여야 의석수는 균형을 이루게 됐다. 충주시의회에 따르면 이달 현재 재적의원 19명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8명(정상교 의원 입당 전제), 야당인 자유한국당 8명, 무소속 3명이다.

정 의원이 당적을 변경하면 전체 상임위원회 위원장 의석수도 더민주당 2석(행정복지위·산업건설위), 한국당 1석(의회운영위)으로 뒤바뀐다. 정 의원은 1994년 입당한 한국당에 지난 14일 발송한 탈당계가 처리되는 대로 민주당에 입당한다.

충주시의회는 2014년 6·4지방선거 때 한국당 12명, 더민주당이 7명이었다. 당시 여당이었던 한국당이 절대 의석을 차지했다. 한국당은 전반기 의장에 3선의 홍진옥 의원을 내정했지만, 윤범로·이종구·이호영 의원 등 3명이 반기를 들면서 진통을 겪었다. 이들 3명은 더민주당 의원들과 손을 잡으면서 의장 선거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돌변했다. 윤 의원이 더민주당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의장, 이종구·이호영 의원은 의회운영위원장과 산업건설위원장 자리를 차지한 것.

열세에 있었던 더민주당은 의장 선거에서 빚어진 한국당의 내분을 틈타 부의장(최용수 의원)과 총무위원장(천명숙 의원) 자리를 꿰찼다. 12대 7의 압도적인 우세로 의장석 등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했던 한국당은 당내 반란파와 더민주당에 의장과 부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 3석마저 모두 넘겨주는 치욕을 당했고 3명의 의원들을 영구 제명하는 것으로 분을 삭였다. 전반기 의장 선거 직후 3명의 의원은 소속 정당인 한국당에서 영구 제명되면서 충주시의회는 한국당 9명, 더민주당 7명, 무소속 3명으로 재편됐다.

한국당은 후반기 때 절치부심해 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거머쥐었지만, 정 의원이 막판 말을 갈아타면서 상임위원장 1석을 민주당에 반납한 양상이다. 의원수도 여야 동수로 균형을 이루게 됐다. 무소속 의원들도 당초 한국당에서 제명된 사람들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무소속을 포함한 여권의 목소리가 남은 임기동안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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