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의견 오늘의직언직썰
전남 강진(江津)의 꿈, 시마네현 고츠(江津)의 꿈
정 석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성탄절을 코앞에 둔 12월 22일 목포 현대호텔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전문가 특강을 하고 왔다. 전남 강진군이 준비한 토론회의 명칭은 <저출산과 인구감소 대응을 위한 토론회>였고, 강진군의 여성단체 회원과 여성 공무원 100여명이 참가한 자리에서 <도시재생, 여성 그리고 인구>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저출산과 인구감소의 문제는 이제 ‘지방소멸’의 위기로 눈앞에 다가와 있다. 먼저 위기를 감지했던 것은 일본이었지만, 일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건 대한민국이다. 2008년을 정점으로 인구감소 시대에 돌입한 일본은 2010년 1억 2800만 인구가 2050년에 9700만으로 줄고, 2100년에는 5000만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는 인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차원의 인구감소는 지방의 농어촌과 중소도시에는 더욱 치명적일 것이다. 2010년부터 2040년까지 30년 사이에 가임기(20-39세) 여성인구가 50% 이하로 감소하는 일본의 기초자치단체가 896개(49.8%)라는 추계 결과는 일본의 지방소멸 위기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추계 결과 기초자치단체의 3분의 1 정도가 30년 이내에 소멸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강진군의 여성단체회원과 여성 공무원들에게 나는 강의 말미에 일본 시마네현 고츠시(江津市)의 인구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몇 가지 시책들을 소개해드렸다. 두 도시는 공교롭게도 ‘강진(江津)’이란 같은 이름을 가졌고, 이름처럼 아름다운 강과 바다를 가진 작은 지방도시다.


고츠시 현재 인구는 2만4천여 명. 1940년대에는 5만 가까웠는데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06년에 제5차 고츠시 종합진흥계획의 실행계획으로 ‘정주촉진비전’을 세웠고, 이것을 기초로 사람을 불러오는 이주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게 ‘빈집’을 활용해 이주민을 받는 것으로 199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도시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대도시보다 지방에서 또 시골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갈망이 있다는 데 착안해 다양한 인구유입 시책을 모색하고 있다.


2007년에는 빈집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시가지 내 빈집 620채와 농어촌 소재 781채 등 1400여 채 빈집의 전수를 파악한 뒤 빈집의 체계적 관리와 활용을 위해 ‘빈집은행’을 만들었다. 빈집을 활용한 입주민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 2016년 현재 328채가 등록되었고, 그 중 134채에 318명이 이주해서 살고 있다.


고츠시가 창의적 역량을 지닌 젊은 층을 초대하기 위해 2010년부터 지금까지 시행중인 히트상품이 있다. ‘고츠 비즈니스 플랜 콘테스트’로 불리는 ‘창업경진대회’인데 줄여서 ‘고콘(Go-Con)’이라 부른다. 개인이나 가족차원의 이주정책에서 나아가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기업 같은 협력과 연대를 통한 주민이주를 유도하고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2013년에는 그 성과를 인정받아 <과소지역 자립 활성화 우수사례>로 뽑혀 총리상을 받았다.


매년 초 창업계획 제안을 받고 10월에 1차 서류심사를 해서 최종후보 6인을 뽑은 뒤 12월에 최종심사를 한다. 최종심사는 공무원, 전문가, 시민들이 함께 참가해서 우승자를 뽑는다. 1등에게는 1백만엔 상금이 수여되고 창업을 위한 빈집 개보수 등 물심양면의 세심한 지원이 뒤따른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회 동안 40명이 최종후보로 뽑혔고, 그 중 11명이 대상을 받았으며 그 결과 레스토랑, 디자인회사, 빵집, 수제맥주집, 게스트하우스, 농업회사 등 14개 회사가 창업되었다.


2012년 우승자로 뽑혀 디자인회사 ‘스키모노’를 창업한 히라시타 시게치카(平下茂親)가 대표적 인물이다. 1981년 고츠시에서 태어나 고교 중퇴후 용접공, 배관공, 고건축 실무를 경험한 뒤 오사카 예술대학에서 공간디자인을 공부하고 건축실무를 했다. 2010년 뉴욕에 건너가 가구디자인을 공부한 뒤 2012년 고향에 돌아와 창업을 하게 된 데에는 ‘고콘(Go-Con’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건축설계 및 시행, 건물 리노베이션, 가구디자인, 염색, 의상디자인, 세라믹 디자인과 제작 등 다양한 디자인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인구소멸과 지방소멸의 위기를 함께 겪고 있는 강진과 고츠 두 도시의 절절한 꿈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람을, 특히 젊은 사람들을 모셔오는 것이 그 핵심일 것이다. 두 도시 공무원들이, 두 도시 시민들이, 두 도시 젊은이들이 함께 만나고 소통하면서 절박한 그 꿈을 마침내 이루길 바라고 응원한다.

충청리뷰   webmaster@ccreview.co.kr

<저작권자 © 충청리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충청리뷰의 다른기사 보기

충청리뷰를 응원해주세요.
'올곧은 말 결고운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