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에 마음을 담아 사람들과 소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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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에 마음을 담아 사람들과 소통해요”
  • 육성준 기자
  • 승인 2018.01.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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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으로 캘리그래피를 쓰는 여인호씨

수백 가지의 한글 컴퓨터 서체 속에 손 글씨로 전통적인 감성을 담아내는 캘리그래피가 있다.
청주시 흥덕로(운천동) 고인쇄박물관 앞에 있는 ‘늘담 캘리그라피’는 입간판부터 직지의 정성을 손수 새긴 것처럼 세련되어 보인다. 가게 주인 여인호(49) 씨는 “2년 전 작업할 공간을 두루 찾다 이곳이 조용하고 운치 있어 보여 선택했다”고 말했다.

여 씨는 어려서 서예에 남다른 솜씨를 발휘했지만, 본업은 보험설계사였다. 그러다 문득 5년 전 고객들에게 손수 만든 작품을 전해주고 싶어 캘리그래피를 공부했다. 자격증도 땄다. 서예의 차분함을 바탕으로 한 캘리그래피는 그에게 손쉽게 다가왔고 결국 작업실까지 차리게 된 것이다.

그는 수강생들에게 예쁜 글씨를 쓰는 요령을 먼저 가르치지 않고 서예로 시작을 한다. “어디서 힘을 내고 강조할지 또는 어디에서 부드럽게 쓸지 체계적으로 붓을 잡고 화선지에 써봐야 기본을 알 수 있어요. 요령을 먼저 배우면 결국엔 막 쓴 글씨가 됩니다.”

여기에 서각을 입혀 글씨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한자와 한글을 접목한 그의 작품은 2016년 대한민국 서예 전람회 캘리그래피 부문 입선 등 굵직한 상을 거머쥐었다.

장애인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의도 하는 그는 “몸과 마음이 힘든 상황이지만 글쓰기에 몰입하고 집중하면 힐링이 된다”고 조언한다.

그의 가게는 곧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 집주인이 다가올 2월, 약정된 2년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이곳에 공예작가들이 들어 온다죠. 저는 계속 이 운천동 주변에 있을 계획입니다.”

비록 자리는 바꾸지만 운천동을 떠나고 싶지 않은 그의 마음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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