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지쳤어요? 그럼 ‘마음챙김’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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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지쳤어요? 그럼 ‘마음챙김’이 필요
  • 충청리뷰
  • 승인 2018.02.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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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메사추세츠주립대 마음챙김센터, 호흡명상·바디스캔 등 실시

평창 동계 올림픽이 한창인 강원도에 와 있다. 강원도는 평창올림픽의 열기가 가득하다. ‘하나된 열정’이라는 구호 아래 강원도 평창과 강릉, 정선 등 12개 경기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주변은 열정과 즐거움으로 가득한데, 나만 무기력하고 지루하다니... 얼굴은 긴장되어 있고, 호흡은 거칠다.

삶에 여유가 없고, 너무 앞만 보고 달린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공간에서 의미있고 재미있는 분야의 일을 하고 있지만,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으로 가끔은 우울하고 비참한 상태가 되곤 한다. 나의 머릿속에 온통 일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고, 여유라곤 손톱만큼도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틀림없다. 도무지 마음을 잡을 수가 없다. 건강과 행복한 삶, 조화롭고 균형 잡힌 삶에 대해 강의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내가 이런 상태라는 것을 누군가 알까 두렵고, 스스로 이런 상태임을 인정하는 그 자체가 자신을 더 힘들게 한다. 몸과 마음이 삐걱거리고, 이유없이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때 숲속 마음챙김 명상(Mindfullness Meditation)을 한다.

강릉 ‘참참이 소’에서의 치유경험

마음챙김의 어원은 2,500년 전 불교심리학 언어인 팔리어(Pali)의 ‘sati’로 영어로는 mindfulness이며, 불교의 전통적인 핵심 가르침이다. ‘Sati'는 깨달음(awareness), 주의(attention), 그리고 기억(remembering)이다. 마음챙김 명상은 순간순간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판단하지 않고 현재를 또렷하게 알아차리는 것을 말한다.

마음챙김 명상은 미국 메사추세츠주립대 의과대학의 마음챙김센터에서 존 카밧진(Jon Kabat-Zinn)이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마음챙김에 기반을 둔 스트레스 감소(Mindfulness-Based StressReduction:MBSR)’ 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2000년대에 북미와 유럽의 주요 의료원 240군데 이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은 호흡명상, 바디스캔, 먹기명상, 하타요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숲은 주의회복을 위한 최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강릉에서 만난 ‘참참이 소’에서 잠시 동안의 호흡명상을 통해 번아웃 증후군에서 회복될 수 있었던 이야기를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의 삶에서 좋은 것은 의도하지 않았을 때, 선물처럼 올 때가 있다.

강릉시 왕산면에 소재한 ‘참참이 소’는 왕산 8경 중 5경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폭포와 소가 연이어 있다고 해서 ‘참참이 소’라고 불렀다고 한다. 참참이 소는 우연히 발견했다. 강릉에 있는 커피박물관에 가는 길, 경관이 좋아보여서 잠시 멈췄다가 그 공간의 신비함에 나도 모르게 바위 위에 앉아 명상을 하고 있었다.

그 날은 날씨가 제법 쌀쌀했고, ‘참참이 소’는 얼어 있었다.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코 끝에 스치는 나의 호흡을 바라본다. 차가운 숲의 공기가 나의 코를 통해 폐 속으로 들어온다. 시원한 공기가 내 폐 속으로 들어오고, 폐에서 코를 통해 따뜻한 공기가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느꼈을 때, 내가 살아있음을 알아차린다. 죽어있는 것처럼, 내 자신을 스스로 소외시켰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스쳐 지나간다. 나의 주의는 어느새 귀로 향한다.

얼음 속에서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고요하게 들려온다. 얼음 속에서도 물은 흘러가고 있구나. 시간이 지나면 봄이 오고, 얼음은 녹고, ‘참참이 소‘에 물이 졸졸졸 흐를 것이다. 나의 몸과 마음에도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지금의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자. ‘참참이 소’는 나에게 매혹적인 공간으로 나를 회복시키는 치유의 공간이 되어 주었다.

오늘날 숲에서의 활동이 인간의 몸과 마음을 회복시킨다는 연구는 상당히 많이 진행되었다. 특히, 스트레스 감소와 관련된 연구는 많이 진척되었다. 자연 환경과의 접촉은 스트레스와 관련된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회복력을 높인다. 자연에서의 경험은 낮은 수준의 위기보다 깊은 위기에 있는 개인의 재활에 더 효과적이고, 자연과의 연결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개인에게도 유익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자연사진을 보는 것이 감정을 조절하고 기분을 좋게 하고, 의지를 가지게 하는 등의 유익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모든 일이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환경에서 벗어나 산림 속에서 느린 흐름을 경험하는 것은 긴장 이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의 회복이론’ 이란 무엇?

치유의 공간에 대해 R. Kaplan과 S. Kaplan은 주의 회복이론으로 설명하였다. 주의 회복이론은 인간은 생산적 활동을 할 때 지향적 주의(directed attetion)가 필요한데, 이런 주의력은 고도의 집중력을 사용하면서 피로감이 쌓인다고 한다. 이 피로감을 회복 환경을 통해 지향적인 주의를 회복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회복환경은 벗어남, 매혹감, 넓이감, 적합성이라는 4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한다.

그들은 회복의 공간으로 한적한 매력, 작은 공간의 산책, 혼란과의 분리, 창밖 내다보기, 나무, 수변, 큰 공간, 작은 공간이 가지고 있는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적 특징을 찾았다. 그리고 회복환경의 패턴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연환경은 마음을 채워주고 치료효과를 높인다(한적한 매력). 둘째, 작은 공간일지라도 넓이감이 확대되면 전혀 다른 세계를 만든다(작은 공간의 산책). 셋째, 다른 세계에 있다고 느끼는 존재감은 방해와 혼란으로 쉽게 파괴된다(혼란과의 분리).

이어 넷째, 재료의 선택은 치료효과를 높인다(나무, 돌, 옛스러움). 다섯째, 사람이 그 장소에 있지 않더라도 치료효과가 있다(창 밖 내다보기). 필자처럼 몸과 마음이 지쳐 꼼짝도 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자신에게 편안함을 주는 공간을 찾아보자. 그리고 자신의 호흡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마음챙김 명상을 해보자. 잠깐의 호흡을 통해 자신과 좀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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