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주부들, 옛이야기 수집해 책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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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주부들, 옛이야기 수집해 책 발간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3.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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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숙·박은영 씨『낭송 충청북도의 옛이야기』, 『낭송 충청남도의 옛이야기』 출간
안은숙 씨
박은영 씨

청주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주부들이 있다. 해성인문학네트워크(이하 해인네)는 청주에 있는 인문학공동체다. 벌써 10년 가까이 공부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해인네는 청주역사문화학교를 진행했던 김해숙 씨가 처음 씨를 뿌렸고, 고미숙 고전평론가가 활동하고 있는 서울 ‘감이당’과 네트워크를 맺고 있다.

서원대학교 후문의 한 주택을 개조해 공부방을 만들었다. 20여명의 주부들은 이 공부방에서 함께 고전을 읽고 밥을 먹고 아이를 키운다. 김해숙 씨는 “역사문화학교를 하면서 근본적인 부분을 바꿔내지 못한 것 같다. 해인네를 하면서는 삶이 많이 바뀌었다. 소비패턴과 아이교육에 있어 실질적인 변화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서양의 철학, 문학 등의 책을 읽고 글을 쓰던 회원들은 이제 각종 청주시내 공공도서관이나 작은도서관에서 성인과 아동 대상으로 인문학 강사 혹은 북멘토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해인네의 모토는 공부로 자립하고 공부로 삶을 바꾸자는 것이다.

최근 해인네의 안은숙과 박은영 회원이 『낭송 충청북도의 옛이야기』, 『낭송 충청남도의 옛이야기』를 각각 출간했다. 『낭송 충청북도의 옛이야기』에는 고개가 많은 충청북도의 지형을 살린 옛이야기들을 담았다. 충북의 옛사람들은 이 고갯길을 넘나들며 이 고을 저 고을로 이야기를 날랐고 그러다보니 경상도, 전라도 옛이야기들이 충청도의 옛이야기로 구수하게 변주된 것도 많다.

『낭송 충청남도의 옛이야기』의 특징은 소금장수 이야기가 많다는 것. 서해안을 끼고 있는 충남의 지형 때문이다. 소금장수들은 전국 방방곡곡으로 소금과 함께 장돌뱅이로서의 경험담과 이 마을 저 마을의 재미난 이야기를 날랐다.

이 책은 감이당에서 기획한 낭송Q 시리즈 민담·설화편에 실렸다. 『낭송 충청북도의 옛이야기』, 『낭송 충청남도의 옛이야기』 의 특징은 충청도의 사투리를 살려 옛이야기를 낭송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지만 사투리로 낭송하면 말의 맛과 향토색을 잘 느낄 수 있다. 오는 11일 일요일 오후 5시, 모충동 해성인문학네트워크 세미나룸에서 『낭송 충청북도의 옛이야기』, 『낭송 충청남도의 옛이야기』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김해숙 씨는 “두 회원이 책을 내기까지 시행착오가 많았다. 회원들이 품앗이하듯 서로 도움을 줬다. 공동체의 산물과도 같은 책이라 더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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