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이후의 미술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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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이후의 미술을 묻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3.15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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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립미술관 3월 기획전 <부드러운 권력>
임은수 작가의 <파종>퍼포먼스 사진

7인의 여성작가들이 페미니즘 이후의 미술을 묻는다. 청주시립미술관은 오는 3월 15일부터 5월 6일까지 <부드러운 권력>전을 개최한다. 김주연, 김희라, 박영숙, 윤지선, 임은수, 정정엽, 조영주 등 40대 초반에서 70대에 이르는 작가들은 우리나라 페미니즘 미술 초기부터 명확한 의식을 가지고 활동하기도 했지만, 페미니즘의 개념 아래 한 번도 묶이지 않았던 이들도 있다.

여성주의 미술가들은 대체로 1980년대 민중미술의 부상과 함께했으며, 민중미술이 보여주었던 다양한 양상들 가운데 하나로 해석돼 왔다. 여성주의 미술은 태생적으로 성차별의 문제와 더불어 계급의 문제 등을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1990년대 초반 이후 정치적 긴장의 완화, 그리고 문화적으로는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에 대한 본격적인 탐색으로 여성주의 미술은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여성주의에 관심을 둔 미술가들은 기존의 권력구조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여성들 안의 차이와 각 개별 여성의 중층적 정체성에 주목한다.

따라서 1980-90년대 이후 여성주의 미술은 기존의 방식으로 바라본 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가진 모순점을 드러낸다.

박영숙 작가의 <미친년 프로젝트>

김주연(설치, 사진) 작가는 버려진 옷에 새싹이 피어나게 하는 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죽음과 삶, 그리고 생명을 살리는 토대가 되게 하는 여성의 육체를 들여다본다.

김희라(섬유공예) 작가는 ‘어수선한 집구석’의 재현을 통해 작가이자 주부, 어머니로서 살아가는 삶속에서의 유머를 보여준다. 박영숙 작가의 <미친년 프로젝트>는 서양의 팜므파탈(femme fatale)과도 비교될 수 있는 여성상을 보여주면서, 사회적 낙인인 ‘미친년’ 개념이 가진 저변의 힘을 보여준다.

윤지선 작가의 <누더기얼굴(Rag Face)> 연작은 자신의 얼굴 사진에 미싱으로 박음질을 하고 자신의 초상을 변형시킨 작품들인데, 이 작품들에서는 한 사람의 얼굴이 이중 삼중의 변형을 거쳐 때로는 전혀 다른 인물로 각인된다.

임은수 작가는 전시와 퍼포먼스를 통해 ‘작은 빛’에 감추어진 여성성을 보여준다. 임 씨의 퍼포먼스는 <파종>을 주제로 22일 오후 4시 개막식과 함께 미술관 로비에서 펼쳐진다. 정정엽 작가는 곡물이 가진 생장의 힘을 여성의 힘으로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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