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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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어라
  • 충청리뷰
  • 승인 2018.03.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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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서 나는 소리, 스트레스 해소 해 줘

봄비가 내리는 날이다. 우산을 쓰고, 숲을 조용히 걷는다. 나뭇가지 끝에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고, 잎사귀가 바람에 툭하고 떨어진다. 숲에서는 바람이 나무를 스쳐가는 소리, 봄비가 바닥을 톡톡 건드리며 만나는 소리, 계곡에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 새의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심지어 도심 속 공원을 산책할 때 도시의 시끄러운 소음이 크게 들려오지 않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낀다.

숲 속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안해 지는 이유는 숲이 내는 소리 때문이다. 특히, 숲은 소음을 줄여주는 천연 방음벽의 기능을 한다. 나무줄기와 가지, 잎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숲의 구조가 도시의 시끄러운 소리를 흡수한다. 숲의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숲 속에서의 소리는 인간의 영혼 깊은 곳에 오랜 세월 동안 경험으로 축적되어 있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비오는 날 숲 산책, 멋진 추억”

몇 년 전 대학교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비오는 날이었다. 우리는 우산을 쓰고 숲으로 갔다. 계곡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자, 우리는 눈을 감고 물 흐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귀에 의식을 집중해 봅니다. 가장 작은 소리에 집중해 봅니다. 가장 큰 소리에 집중해 봅니다. 몇 가지의 소리가 들리는지 세어 봅니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큰 소리에 묻혀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합니다. 소리 하나 하나에 몸속의 기억들이 깨어납니다. 내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도 들어 봅니다”

귀로 느끼는 숲은 마음 속에 선명하게 남는다. 그 때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함께했던 선생님을 1년 후 다시 만났다. “비오는 날의 숲속 산책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때 들었던 나무에 떨어지는 빗소리, 계곡 물 소리, 고요한 숲 속의 평화로움, 내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라며 그날의 느낌을 이야기 해 주었다.

숲의 소리는 정신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숲이 지닌 치유적 요인에 관한 연구에서 수목에서 발산하는 피톤치드는 신체적인 쾌적감을 느끼게 하고, 시냇물 소리와 같은 자연의 소리는 교감 신경의 활동을 저하시키고 두뇌활동을 진정시켜 이완상태를 유도한다고 한다. 특히 봄의 숲 소리는 안정감과 학습능력을 높여주는 좋은 뇌파를 만들어 준다고 한다. 숲 속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자연의 소리를 청취하였는데, 스트레스가 해소되었다는 연구도 있다.

소로우의 책 ‘숲속의 생활’

영국 브라이튼 앤 서섹스 의과대학 연구팀은 17명의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자연이나 인공적인 환경에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고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소리의 종류에 따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는 뇌 영역의 활성도에 차이를 보였다. 인공적인 소리보다 비나 시냇물이나 나무 사이의 바람, 새소리 등의 자연적인 소리가 두뇌의 휴식활동에 효과가 있고, 우리 몸의 자율신경망시스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혔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뇌가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작동하는 부위이다. 특히 다양한 주파수가 섞여 있는 백색소음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숙면에 들 수 있게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숲에서는 영혼에 휴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아주 섬세한 소리로 가득하다.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 눈 녹는 소리, 나뭇가지 떨어지는 소리, 낙엽 떨어지는 소리, 물방울이 바위에 떨어지는 소리, 새의 노래 소리 등 생명감 가득한 소리로 가득하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Henry D. Thoreau)(1817~1862)는 월든 호숫가에 직접 오두막을 짓고 1845년부터 1847년까지 보냈다. 숲속 생활을 기록한 일기 '숲속의 생활(Life in the Woods)’에서 “조용히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런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나는 갑자기 대자연 속에,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비속에, 또 내 집 주위의 모든 소리와 모든 경치 속에 너무나도 감미롭고 자애로운 우정이 존재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것은 나를 지탱해주는 공기 그 자체처럼 무한하고도 설명할 수 없는 우호의 감정이었다”고 표현했다. 아주 섬세하게 숲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새싹 돋아나는 소리, 꽃이 피어나는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올 봄에는 가까운 숲에 가서, 숲의 소리를 들어보는 특별한 경험을 해 보시길 추천한다.

 

1. 숲에서 숲속 소리명상 하기

숲길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공간을 만나면, 가장 편안한 자세로 서거나 앉습니다. 귀를 크게 열고 숲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 다람쥐 지나가는 소리, 새가 날아가는 소리가 있을 것입니다. 온몸의 세포가 숲의 소리로 가득 채워진다고 상상해 봅니다. 온몬의 세포에 기록하듯 귀 기울여 소리를 들어봅니다.
숲의 시냇가나 계곡을 지날 때, 편안하게 그 자리에 서거나 앉습니다. 눈을 감고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나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여 봅니다. 온몸 세포, 세포가 그 소리로 샤워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움, 원망, 질투, 시기심 등 부정적인 생각들이 숲 속 물 흐르는 소리에 씻겨 내려가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2. 집에서 숲속 소리명상 하기

1) 척추를 곧게 하고 앉습니다.
2) 유투브에서 숲의 소리를 검색합니다.
3) 헤드폰을 사용하면 주변의 소음으로부터 자유롭고, 소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적당한 볼륨으로 조절합니다.
4) 숲의 소리에 집중하기 위해 눈을 감도록 합니다.
5)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숲의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6) 다른 생각이나 몸의 움직임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때 그 순간을 그냥 지켜봅니다.
7) 15분 정도 숲의 소리를 들을 때 뇌파가 안정적으로 편안한 상태로 변하는 것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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