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의 죽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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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의 죽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3.28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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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에 대한 19년의 기록
고경태 기록전 <한마을 이야기-퐁니·퐁넛>
고경태 기자가 전시회장에서 이번 사진전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베평화재단, 충북민예총이 공동주최하고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후원하는 고경태 기록전 <한마을 이야기 퐁니·퐁넛>(이하 ‘기록전’)이 지난 21일부터 4월 1일까지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 제1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는 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 주둔지였던 꽝남성 여러 마을에 학살이 일어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기록전은 꽝남성 학살 50주기를 기억하고 성찰하고자 기획됐다.

전국 순회중인 전시는 지난해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청주를 찾았다. 미군 부대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일어난 노근리와 청주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전쟁은 이렇듯 우리를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만들어 놓았다.

이번 사진 기록전은 1968년 2월 12일, 베트남 중부 꽝남성 퐁니·퐁넛 마을에서 일어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에 대한 19년 동안의 추적이다.

기획자 서해성 씨는 “이 전시는 한 마을을 중심으로 한 전쟁 고통과 기억에 관한 보고서”라며 “퐁니·퐁넛은 베트남에 있는 우금치이자 노근리라고 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이것이 베트남을 말해야 하는 이유다. 이는 우금치에서 시작하여 만주와 노근리를 거쳐 퐁니·퐁넛에서 광주에 이르는 좌표다”라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2000년 기밀 해제되어 세상에 알려진 미 해병 제3상륙전부대소속 본(J. Vaughn) 상병의 사건 현장 사진과 함께 사진 속 희생자와 유가족을 찾아 나선 한 기자의 여정이 담겨있다. 고경태 기자는 1999년 주간지 ‘한겨레21’ 기자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 문제에 접근하면서 지금까지 기록하고 있다. <1968년 2월 12일-베트남 퐁니, 퐁넛 학살 그리고 세계>(2015, 한겨레출판), <한마을 이야기-퐁니·퐁넛>(2016, 보림출판사)을 내놓기도 했다.

<한마을 이야기-퐁니·퐁넛> 기록전은 사진과 아카이브 자료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상병과 기록자 고경태가 찍은 사진은 거친 사진 틀에 사진만 붙어 있을 뿐 액자에 유리나 아크릴을 씌우지 않았다. 이는 베트남의 진실을 액면 그대로 들여다보자는 뜻이다.

지난 24일에는 전시회 기간 중 이벤트로 한·베평화재단 이사장이자 천주교 제주교구 교구장 강우일 주교와 가수 홍순관이 함께 평화를 노래하고 이야기하는 <똑똑 콘서트>도 열렸다.

충북민예총은 베트남 전쟁의 상흔을 달래고자 퓨옌성과 지속적인 문화교류를 해오고 있다. 충북에서 기금을 모아 퓨옌성에 ‘호아빈 초등학교’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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