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충주신도시에 8000여 세대 공급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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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충주신도시에 8000여 세대 공급하더니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8.03.2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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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아파트 어쩌나

봄을 맞아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됐지만 충주지역 신규 아파트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한겨울에 머물러 있다. 또 아파트 입주물량 폭증으로 기존 주택 및 원룸 등도 한파를 맞고 있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충주지역에는 아파트 신규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기업도시와 첨단산업단지가 위치한 서충주신도시에서는 8000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공급돼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충주 아파트 공사현장

 

더욱이 이곳 아파트를 분양받고도 불가피하게 입주를 못하게 된 주민은 수천만 원의 손해를 감수하고 아파트를 거래하려 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림 e편한세상을 비롯한 시티 자이 85.95㎡(26평) 등은 1억 8000만 원~2억 원 사이에 분양을 받았지만 3000만 원을 손해보고 매매를 하려 해도 거래가 안 되고 있다.

1억 원 대 중반에서 시작된 전세가도 점점 내려 85.95㎡가 현재는 6000만~7000만 원 대에 형성됐고, 112.39㎡(34평)도 전세 9000만 원이면 얻을 수 있다. 전세도 용이치 않아 원룸 입주가격에도 못 미치는 보증금 1000만 원(월세 35만 원), 300만 원(월세 40만 원)에 내놔도 나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수천만 원 계약금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현재 서충주신도시 중 첨단산업단지에 준공을 마친 아파트는 지웰시티(602세대), 코아루더퍼스트(603세대), LH주공아파트(295세대)다. 동광오드카운티(534세대)는 공사 중이며, 우석밸리치(274세대)는 공사를 중단했다. 대림과 GS건설 아파트가 들어오면서 분양이 용이치 않자 철수하고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도시에는 시티자이(1596세대), e편한세상(1455세대), 신우희가로(741세대), 미진이지비아(782세대)가 준공을 끝내고 입주 중이며 코아루더테라스(170세대)가 시공 중이다. 4-1블록(532세대)은 사업승인(착공 미정)이 났으며, 부영에서 토지 매입한 2개 현장(세대 수 확정 안 됨)은 내부 설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구단위 계획을 세운 곳에 1280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서충주신도시에만 8872세대가 준공을 마쳤거나 준비 중인 것이다.

 

서충주신도시에 지웰시티 602세대
코아루더퍼스트 603세대 등 공사 중
기업도시에 시티자이 1596세대
e편한세상 1455세대 등 시공 중
호암택지지구에 두진 851세대
우미린 892세대
힐데스하임 870세대 등 들어서
기업도시에 내려온 외지인들은
원룸 등에 기거하고
주말이면 집으로 올라가

빗나간 아파트 입주 정책

부동산업계는 현 상황에 대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외지인들이 수용하지 못하면서 가격하락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서충주신도시로 내려온 기업인들은 이 근처에서 아파트를 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충주시로 이사 온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혼자 충주에 내려와 원룸 등에 기거하고 주말이면 집으로 올라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내려와 정착하기에는 생활에 필수적인 교육기관이나 의료기관, 쇼핑몰 등의 시설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각종 기반시설 등 정주여건 조성이 시급한 이유다.

그런가하면 호암택지개발지구 아파트가 비슷한 시기에 분양을 시작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호암택지지구에는 두진(851세대), 우미린(892세대), 힐데스하임(870세대), 제일풍경채(874세대, 사업승인만 받고 착공 안 함), LH(455세대) 공공임대주택 등이 분양을 완료했거나 공사 중이다. 또 LH는 550세대와 591세대에 대한 사업승인을 각각 받은 상태고, 사업승인이 되지 않았지만 예정돼 있는 688세대도 준비 중이다.

실수요자라면 충주도심과 거리가 먼 서충주신도시의 아파트보다 호암택지를 상대적으로 선호하고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서충주신도시 아파트가 한파를 겪으면서 충주는 지난해 8월부터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기업도시 쪽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한 주민은 “서충주신도시에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호암택지지구에 아파트 공급을 동시에 하면 어떡하냐”며 “3000만 원 이상 가격을 낮춰 내놔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규 아파트 시장이 한파를 맞으면서 기존 주택 매매시장도 얼어붙었다. 충주지역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로 이사를 가려고 해도 기존 주택 매매가 쉽게 이뤄지지 않아 아파트 분양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잇따른 규제와 금리인상까지 있어 주택시장 호조세는 꺾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 실수요자라면 이번 기회가 아파트를 싸게 살 수 있는 호재일 수 있다”며 “집값 하락세를 지켜보면서 대응전략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존 주택 매매시장 한파

아파트 과다 공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원룸 등 다가구 주택도 타격을 입고 있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임대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충주는 2008년부터 아파트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원룸 신축 붐이 일었다. 경기침체로 아파트 건설이 중단·지연되면서 주택수요가 원룸으로 몰린 것인데 2010년부터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당시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도심 곳곳은 우후죽순 원룸이 장악했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공급되면서 원룸은 가격 하락을 넘어 공실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연수동에서 원룸을 운영하는 김인수(58) 씨는 “노후대책으로 원룸사업이 괜찮을 것 같아 은행에 대출까지 받아 투자했는데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원룸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은행 이자 내기도 버거워 건물을 매각하려는데 이것도 용이치 않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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