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윤 전 도의원 법 앞에 무릎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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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윤 전 도의원 법 앞에 무릎꿇다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8.03.3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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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제공 의혹에 중도낙마, 선관위 조사 중

최병윤 전 충북도의원이 음성군수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 전 의원의 정치인생에도 최대 위기가 닥쳤다. 더민주당 음성군수 후보로 공천 가능성이 높았던 최 전 의원은 26일 자료를 통해 “오는 6·13 지방선거 음성군수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갑작스러운 불출마 소식에 그동안 성원해 준 군민과 당원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올린다”고 밝혔다.

최 전 의원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은 최근 자신과 관련한 금품선거 의혹 때문이다. 충북도선관위와 음성군선관위는 최 전 의원이 지난 21일 음성군 맹동면의 한 행사에 참석해 유권자 A씨에게 2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건넸다는 신고를 접수해 조사에 들어갔다. 당시 상품권이 든 봉투를 건네는 모습을 목격한 한 군민이 이를 선관위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재선 도의원이나 목표는 군수

그러나 최 전 의원의 불출마와 관계없이 선관위 조사는 계속 될 전망이다. 충북선관위 관계자는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며 “하지만 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는 당사자가 불출마를 선언했더라도 행위의 시점을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위법성이 확인되면 형사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해 7월 물난리 속에서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의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뒤늦게 수해 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였지만 싸늘하게 식어버린 민심을 돌리기에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당내와 음성지역에서는 음성군수 후보로 지속적으로 거론됐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더민주당은 자진 사퇴한 최 전 의원의 당적을 유지시켜 공천 받을 여지를 남겼다. 최 전 의원도 외유성 해외연수의 불똥이 튀긴 했지만 일찌감치 군수선거에 도전할 뜻을 밝히고 공천을 자신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이달 초 군수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정권 교체와 함께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발맞춰 나가기 위해선 음성군의 정권교체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군민 행복을 최대 목표로 삼아 공정하고 모범적인, 정의로운 군정을 기치로 성공적인 민선 7기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2016년 3월 음성군 최초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하는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선거 때문인지 지역사랑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로 인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정치인이라는 소문이 났다.

현재 최 전 의원은 ㈜석진산업을 설립·운영 중이다. 2015년부터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 회장과 지난해 6월 충북아스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재추대되면서 도내 중소기업 및 협동조합 육성 발전을 위해 힘쓴다는 말도 들었다.

그는 군수 출마를 위해 왕성한 활동을 벌이며 착착 준비 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금품제공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동안 쌓아온 공은 허물어졌고, 물난리 질타에 이어 또다시 비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최 전 의원은 9~10대 도의원을 역임했으나 군수 출마가 목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로 큰 망신을 당했고 향후 활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與 공천 조병옥·이광진 싸움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성명을 통해 선관위와 수사당국에 최 전 의원의 금품제공 의혹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일련번호가 있는 상품권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구매자에 대한 확인여부에 따라 금품이 얼마나 살포됐는지 그 정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당 소속 인사들의 낯 뜨거운 성추문에 이어 금품살포 의혹까지 법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정당이 집권여당으로서 과연 그 존재가치가 있는지 안타깝다”고 비난했다.

최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더민주당 음성군수 공천경쟁은 조병옥 전 음성부군수와 이광진 도의원 간의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두 후보는 얼마전 출사표를 던졌다.

조 전 부군수는 도지사 비서실장과 균형건설국장, 행정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통으로 자신이 15만 인구의 음성시 비전을 완성할 적임자라고 강조하며 이달 중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앞서 이달 초 출마선언을 한 이 의원은 새로운 변화를 통해 행복한 음성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전 부군수는 정치신인 이지만 부군수를 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행정에 밝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이 의원은 2014년 도의원 선거를 치른 경험이 있다.

민선 이후 단 한 차례도 음성군수를 배출하지 못한 더민주당은 높은 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지역 민심을 파고들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최 전 의원이 선관위 조사에서 상품권을 건넨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더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3선을 노리는 이필용 군수와 함께 같은 도의원 출신인 이기동 전 도의장의 경선이 예상된다. 이 둘은 벌써 세 번째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인연이 있다. 양 당의 공천결과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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