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센터는 국밥집이 아니니까 외로운 이들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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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센터는 국밥집이 아니니까 외로운 이들만 온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4.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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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한의사이자 영춘권 수련자인 범주스님

외롭고 힘든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자신이 갈고 닦은 ‘도(道)’로 위로하는 스님이 있다. 범주스님(51)의 이력은 특이하다. 한남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대만으로 불교미술을 공부하러 갔다. 불교미술을 공부하면서 스님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여수 석천사 진옥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게 된다. 진옥스님은 티벳 망명정부의 정신적 스승인 달라이라마의 한국 제자였고, 이러한 인연 때문에 범주스님은 2007년 달라이라마에게 수계를 받게 된다. 달라이라마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6년을 보내고 돌연 그가 선택한 것은 한의사의 삶이었다.

다시 호주로 건너가 중국인이 세운 한의대를 4년 만에 졸업한 이후 2년 간 현지에서 한의원을 했다. 이후 2년은 전세계를 돌며 여행했다.

한국에 들어온 것은 4년 전이다. “20년간 해외생활을 했기 때문에 한국에 오고 싶었다. 어디에 살까 고민하다가 처음에는 음성에 있었고 지금은 청주에서 ‘영춘권’도장을 내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한의대를 졸업했지만 한국에서는 인정받을 수 없는 학위였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은 어릴적부터 연마해온 ‘영춘권’이었다. 영춘권은 할머니 비구니 스님이 만든 권법인데, 이소룡의 스승인 엽문을 통해 우리나라에 잘 알려졌다. 엽문을 소재로 한 영화도 많이 소개됐다. 그는 지금 가경동 형석아파트 앞에서 영춘권 도장을 하고 있다. 중부권에서는 유일한 도장이다. “스님들은 예로부터 정신건강과 몸을 위해 수련을 해왔다. 어릴적부터 동네에서 영춘권을 배웠다. 한의사를 못하면 그 다음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영춘권이 떠올랐다. 영춘권은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무술이다. 영춘권 외에도 사람들에게 명상, 주역 등을 가르치고 있다. 전국각지에서 각자의 사연으로 이곳을 찾아온다.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말대로 명상센터는 아는 사람들만 찾아온다. 그는 “국밥집이 아니니까 찾기도 힘들고 소개하기도 쉽지 않다. 인연이 닿는 대로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진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특이한 삶의 이력을 가진 스님이 궁금하다면 영춘권 도장을 한번 노크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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