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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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
  • 충청리뷰
  • 승인 2018.04.1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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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미세먼지 농도 도심보다 25.6%, 초미세먼지 40.9%↓

4월의 숲은 신비롭다. 앙상한 가지에서 쑥쑥 연두빛 싹이 나고, 까만 땅 위에서 쑥쑥 작은 꽃들이 솟아난다. 김소월은 숲에 꽃이 피는 것을 보고, ‘산유화’라는 시를 썼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김소월의 시에 나오는 산유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던 적이 있다. 산유화는 구체적인 꽃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산에 꽃이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는 것을 한참 후 알게 되었다.

나뭇잎은 미세먼지를 흡수

햇살 좋은 4월 어느 날, 숲유치원 아이들과 봄꽃을 관찰하러 간다. 며칠 전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야외활동을 할 수 없었다. 오늘은 다행스럽게 야외활동이 가능한 공기의 상태이다. 숲 유치원 선생님들은 매일 아침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다. 미세먼지 농도 81~99㎍/㎥일 경우, 미세먼지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실내 수업을 대체할 준비를 한다. 미세먼지 농도 100~150㎍/㎥일 경우, 야외 수업 자제 및 실내 공기 질 관리, 미세먼지 농도 151~300㎍/㎥일 경우, 야외 수업이 금지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도시숲 효과 연구에 따르면, 도시숲의 미세먼지 농도는 일반 도심보다 25.6%, 초미세먼지 농도는 40.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숲의 나뭇잎이 미세먼지를 흡착 또는 흡수하여 미세먼지를 제거한다는 것이다. 야외활동이 가능한 활동하기 편안한 복장, 마실 물, 필기도구 등을 챙겨서 숲으로 간다. 어떤 아이는 미세먼지가 걱정이라며,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다. 숲 속에 들어가서야, 아이는 마스크를 벗는다.

오늘 우리가 만날 꽃은 양지꽃, 꿩의 바람꽃, 괴불주머니, 남산제비꽃, 제비꽃, 괭이눈 등이다. 꽃 같은 아이들이 꽃을 보고 좋아한다. 한 아이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노란색의 양지꽃이 좋다고 한다. 볕이 잘 들고 양지바른 곳에서 제일 먼저 피는 꽃이라고 하여 양지꽃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양지꽃의 꽃말은 '사랑스러움', ‘봄’, ‘화사한 봄’이다. 양지꽃은 장미과의 다년생 식물로 비옥한 땅에서 잘 자란다. 3~5월경 5장의 노란꽃잎을 가지고 있는 2cm가량의 꽃을 만나거든 ‘양지꽃’하고 불러주기 바란다.

옆에 있던 아이는 “선생님, 저는 흰색의 남산제비꽃이 좋아요. 남산제비꽃의 잎은 단풍잎처럼 생겼어요”라고 이야기 한다. 제비꽃은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 60여종 분포하고 있다고 한다. 어느 환경에서든 잘 적응하고 살 수 있을 만큼 생명력이 강하다고 할 수 있겠다. 남산제비꽃은 남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해서 남산제비꽃으로 불린다. 제비꽃 종류 중에서 유일하게 은은한 향기가 나고, 잎은 코스모스 잎처럼 생겼다.

숲 산책하면 머리 맑아져

꽃구경을 하고 내려오는 길, 이해인 수녀님의 ‘꽃과 나’라는 시가 세워져 있다. 아이들과 함께 ‘꽃과 나’라는 시를 함께 읽는다. “예쁘다고/ 예쁘다고/ 내가 꽃들에게/ 말을 하는 동안/ 꽃들은 더 예뻐지고// 고맙다고/ 고맙다고/ 꽃들이 나에게/ 인사하는 동안/ 나는 더 착해지고// 꽃물이 든 마음으로/ 환히 웃어보는/ 우리는/ 고운 친구”

꽃처럼 예쁜 아이들과 함께한 봄날의 꽃구경은 나의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 어느 봄날 꽃구경 갔던 어린시적의 기억을 찾아, 자신의 아이들과 손잡고 숲으로 꽃구경하러 올 것을 상상하며 방긋 미소짓는다.

이 봄 잘 즐기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충분히 잠을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아 힘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지치는 기분이 든다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는 상태이고, 뇌가 피로해진 상태라고 한다, 만약 자신이 뇌피로 상태라고 느껴진다면, 지금 당장 숲으로 산책하러 떠나기를 추천한다.

J. 아서 톰슨 교수는 영국의학협회 연차대회 기조연설 중에 “별이 쏟아지는 하늘의 장엄함, 숲의 신비로움, 영원히 새로운 바다, 공중을 나는 독수리, 피어나는 야생화, 개의 눈에 담긴 표정에서 경이를 느끼지 못하면 우리 스스로 아주 강력한 치유력을 포기하는 셈이다” 라고 이야기 했다.

봄이 여름에게 자리를 내어주기 전, 올 봄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숲에 핀 작은 꽃들을 관찰하며 숲을 산책 하다보면 어느 순간 머리가 맑아지고, 건강한 생명 에너지로 가득 채워진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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