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교장들의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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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교장들의 ‘아름다운 동행’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8.04.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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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담에 벽화 그려 아이들에게 선물…앞으로도 재능기부 계속

전·현직 초등학교 교장들이 벽화 재능기부를 통한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4년 8월 충주시 소태면 야동초등학교를 끝으로 정년퇴임한 박예서(65) 전 교장과 김응환(58) 금릉초등학교 교장이 그 주인공이다.

사진 왼쪽부터 박예서 전 교장, 김응환 교장.

지난 3월 부임한 김 교장은 학교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담장이 휑한 것을 보고 고민 끝에 박 전 교장에게 벽화 재능기부를 제안했다. 김 교장과 40여 년 우정을 쌓아온 박 전 교장은 의미 있는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박 전 교장은 퇴임 전 사비를 털어 40여 일간 야동초등학교 모든 건물에 아기자기한 벽화를 그려 학생들에게 선물, 큰 화제를 모았던 사람.

김 교장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문화와 예술을 통한 아름다운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 교육 지론”이라며 “벽화를 외부업체에 맡길 생각도 했지만 700만~800만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감당할 수 없어 박 전 교장에게 도움을 청했다”고 말했다. 둘은 막상 벽화를 그리기로 했지만 어떤 내용을 담을지 고민이었다. 고심 끝에 아이들에게 친숙한 교과서의 음악과 미술 관련 삽화를 넣기로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밑그림은 자유로운 물속 상상과 꿈을 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벽화가 차츰 모습을 찾아가면서 아이들의 관심도 부쩍 늘었다.

김 교장은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 숨쉬기 힘들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다가와 웃고 떠들면서 관심을 가져주면 가슴이 벅차다”면서 “특히 좋아하는 분과 이런 작업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행복”이라고 했다.

평소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많아 이를 통해 교육과 접목시키려 노력하는 김 교장은 최근 서로 간의 마음 벽을 허물어 학교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6학년을 대상으로 직접 기타 연주수업을 열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두 교육자는 앞으로 학교 내의 빈 공간에도 아이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자극할 수 있는 벽화를 그려 넣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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