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밝힌 충주 라이트월드 왜 시끄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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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밝힌 충주 라이트월드 왜 시끄러운가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8.04.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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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라더니 선거 앞두고 유료화 논란, 시민 공감대 부족

충주세계무술공원 내에 유치한 충주라이트월드가 시끄럽다. 시민 유료입장 문제 등으로 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인데 여기에 정치적 문제까지 개입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라이트월드 유한회사는 무술공원 20만여㎡의 면적에 제작비 450억 원을 들여 조성한 ‘충주라이트월드’를 13일 개장했다. 충주시는 라이트월드가 야간 경관명소는 물론 가족단위 휴양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는 등 지역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개장을 앞두고 무술공원의 시민 출입 통제와 유료화가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정작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아 소통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2일 충주시와 라이트월드 측은 이 사업을 위한 약정서를 체결했다.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대내외에 알리는 행사였다. 이보다 하루 앞선 1일에는 충주시의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었다.

이 날은 사실상 시민을 상대로 한 첫 설명회 자리였다. 해당 사업은 2014년 말부터 빛 테마파크 사업이 논의되며 투자 제안을 받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후 해외 견학을 다녀왔지만 지역의 여론을 듣는 자리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무술공원 인근 주민과 민간인이 참여하는 협의회 등이 열렸지만 참석 인원은 10여명에 불과했다. 몇몇 관계자들과 시의원들을 상대로 한 간담회와 설명회가 전부였던 것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을 상대로 한 소통보다는 충주시의회를 통해서 충분하게 협의가 됐다고 봤다”고 말했다. 시의원들은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A의원은 “간담회를 한 두 번 한 것 같은데 경과만 들었지 내용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당 “이해·협조 필요”

시는 당초 시민들의 양해를 구하는 차원에서 라이트월드 개장 후 당분간 전면 무료화 방침을 세웠다. 개장식을 가진 뒤 6월 말까지 라이트월드를 충주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선관위로부터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제한’에 걸릴 수 있다는 의견을 받고 다시 유료로 전환키로 했다.

시민 반감이 커지자 조길형 시장이 진화에 나섰다. 조 시장은 최근 가진 업무보고회에서 “라이트월드는 공원을 빛 테마파크로 전환해 시내 상권을 활성화하는 도심형 관광시설”이라고 전제한 뒤 “밤 시간대 이용에 제약을 받지만 음식점과 숙박업소, 상권 등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시민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며 야간 유료입장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조 시장과 같은 당 소속인 자유한국당 박경국 충북지사 예비후보는 충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이트월드를 대표 공약인 꽃대궐 프로젝트와 연계해 충북 최고의 관광 명소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라이트월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쟁점화하고 있다. 더민주 충주지역위원회는 최근 무술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주시가 시민혈세로 조성된 무술공원에 민간사업인 라이트월드를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며 “당장 시민에게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더민주는 “라이트월드가 450억 원이 투자되는 최고의 야간관광시설이라고 홍보했지만 실제 투입된 사업비는 계획에 미치지 못한다”며 “사업성 연구용역은 물론 시민 의견 수렴 없이 주먹구구로 추진된 의혹투성이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또 “개장하면 시민도 입장료를 내야 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한다”면서 “무술공원 개방과 공원 이용 대안, 투입된 사업비 내용, 시와 사업자 간 계약조건 등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기자회견에는 우건도·권혁중 시장 예비후보와 도·시의원 예비후보 등이 참석했다. 더민주 한창희·신계종 충주시장 예비후보도 동참했다. 한 예비후보는 “관광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것은 맞지만 역사 유적인 탄금대 옆이라는 위치가 잘못됐다”며 “중앙탑 공원에 설치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예비후보 역시 “그동안 충주시민들이 자유로이 이용하던 공원을 유료화해 이용을 못하게 하는 것은 잘못된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더민주는 라이트월드 조성에 대한 문제점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선거사무소에 현수막을 내거는 등 대대적인 공세에 들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국당 소속 조 시장과 박 충북지사 예비후보의 라이트월드 공조에 더민주가 제동을 거는 상황이다.

수익배분 ‘無’, 사용료만 받아

개장 전, 라이트월드 측은 곤혹스러운 입장이었다. 라이트월드 이원진 총감독은 기자회견을 열고 “밤에는 출입이 통제돼 불편이 따르지만 낮에는 개방해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고 행사가 열릴 때는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어 개장일을 6월 이후로 미뤄달라는 시의 요구가 있었다. 하지만 시행사 입장에서는 테마파크 황금기인 5월을 놓치면 경영상 큰 어려움이 있어 4월 13일 개장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당분간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입장을 검토했지만 선거법 기부행위 논란으로 어려움이 있는 만큼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 선에서 보답에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충주시가 민자 사업에 공원을 내줘 일기 시작했던 논란이 선거가 다가오며 복잡하게 얽히자 정치권은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라이트월드는 시민과 외지인 등 모든 입장객들에게 시설 이용에 따라 8000원에서 1만 5000원의 입장료를 받기로 했다. 시는 라이트월드 측과 무술공원 사용료로 10년간 연간 3억 2000만 원을 받는다.

때문에 3억 2000만 원을 벌기 위해 시민 여가 공간을 제공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한 시민은 “가뜩이나 지역에 여가 공간도 없는데 수익배분율도 없이 수 백 억 원의 혈세를 들여 만든 공원을 연 3억 원 가량을 벌기 위해 시가 장사를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라이트월드 개장 시간은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다. 이외의 시간은 시민이든 외지인이든 자유롭게 무술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는 유료 입장하는 야간에는 통제하지만 주간에는 주변 울타리 19곳에 출입문을 설치해 개방하기로 했다.

세계무술공원은 1989년 2월 도시계획시설상 유원지로 결정됐고 같은 해 11월 관광지로 지정됐다. 이후 2011년 6월 26만 2000㎡를 61만 7000㎡로 확대해 유엔평화공원에서 세계무술공원관광지로 조성계획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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