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을 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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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군을 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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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1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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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현 발행인

진천군 문백면 정밀기계산업단지 조성과 관련된 비리사건만큼 듣는 이들에게 갈증(?)을 안기는 것도 없다. 뭔가 시원하게 밝혀지는가 싶다가도 사건 전모가 쉽사리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며칠전 진천군의 담당부서 팀장이 구속되면서 급기야 이 사건의 불똥이 공직사회로까지 튀게 됐다.

대규모 사업장의 인허가 비리가 그렇듯 진천 정밀기계산업단지(이하 진천산단) 사건 역시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매우 복합적인 연결고리로 얽혀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진천산단에 입주한 모 기업체의 브로커 역할을 하던 인사가 구속되고(보석으로 석방) 그로부터 지난 2016년 4월 진천군수 재선거 당시 선거운동 명목으로 뇌물을 받은 지역 인사(정당인)는 동반 구속된다.

또한 이 브로커로부터 진천산단 조성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전 진천군의회 의장은 이미 사법처리돼 형을 살고 있다.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이 이번에 그로부터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받은 6급 팀장을 구속하는 것으로 공무원 2명을 검찰에 송치함으로써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봐도 이 사건이 계속 진행형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거액의 돈을 각계에 뿌리면서 로비를 벌인 브로커의 돈줄이 아직 불분명하고, 이 정도의 복마전이 과연 실무자급 공무원 선에서 조율되고 마무리되었겠느냐는 상식적인 의문이 앞서는 것이다. 이른바 몸통에 대한 궁금증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고 있다.

한 때 문제의 브로커에 의해 뇌물로 뿌려진 돈의 흐름과정을 놓고 그 출처로 지목되던 S기업이 수사당국의 타깃으로 떠오르며 수십억원대의 비자금 의혹이 불거졌고 이 회사의 회장 및 회계실장이 요주의 인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흐지부지됐다.

해당 업체는 진천산단 입주를 위한 충북도와의 MOU 체결 때부터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진천군과 진천군의회에서도 이 문제로 직원간, 의원간 갈등이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에 군유지를 성급하게 수의계약 매각함으로써 특혜시비를 일으킨 게 결정적 단초였다. 당시 언론들은 이 업체의 자본과 매출규모를 거론하며 MOU로 체결된 7500억원 투자계획이 설득력이 없다는 것과, 공장의 실제 사용 면적에 비해 공장용지로 매입한 군유지가 지나칠 정도로 넓다고 지적했다.

진천산단 사건의 의문은 같은 시기에 구속된 브로커와, 2016년 4월 진천군수 재선거에서 송기섭 후보의 비선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한 인사에 대한 검찰 조사과정의 진술내용을 보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선거운동원 이 모씨는 송기섭과 선거캠프 관계자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진술한다.

“송기섭의 조카이자 선거캠프에서 자금을 관리했던 송OO로부터 2016년 3월 중순경 진천군 진천읍에 있는 건설회사 사장실에서 현금으로 500만원을 받았고 2016년 4월 12일 선거캠프에서 송기섭 후보로부터 245만원을 받았다. 모두 5만원권이다. 조카 송OO은 저에게 ‘누구에게 밥같은 것 사주지도 말고 돈을 주지도 말고 혼자 써라’ 했고 송기섭은 ‘내일 투표하는 날 상대후보 진영에서 유권자들을 차량으로 모시고 오는지를 잘 감시해 달라’고 하며 돈을 주었다.”
진천산단 브로커인 또 다른 이 모씨는 이런 진술을 한다. “선거가 끝난 후 2016년 4월 말경에 송기섭 군수가 저에게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친구의 아들인데 그 친구를 J회사에 취업좀 시켜달라 했고(중략) 한 두달이 지나서는 송군수가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을 통해 김OO의 취업을 부탁하여 J회사에 합격시킨 적이 있다.”

이 씨가 송 군수의 취업청탁 과정에 대해 진술한 더 세세한 내용은 언론에 싣기가 적절치 않아 생략한다. 다만 청탁의 대상이 된 J회사는 진천산단입주 특혜시비를 일으킨 S기업 관계사로 다름아닌 문제의 브로커 이 씨가 대표로 있다. 업종은 부동산 자문과 건설, 토목으로 되어 있다.

만약 송기섭 군수와 조카가 선거운동원에게 전했다는 254만원과 500만원이 사실이고 또 이 돈을 정상적으로 회계처리 안 했다면 설령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는 끝났다 하더라도 기타 정치자금법 등과 관련해선 위반의 여지가 크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회계책임자가 정치자금을 수입 지출하는 경우에는 관할 선관위에 신고된 예금계좌를 통해야만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송 군수는 선거운동원 이 모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누군가의) 일방적인 진술로서 사실무근이며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했다. 그는 “군수 재선거 당시 야당의 어려운 환경속에서 차량감시 부탁등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고 당당하게 선거에 임했다”면서 “그러한 진술에 신빙성이 있었다면 가장 먼저 수사기관이 나서 사실관계를 밝힌 뒤 법적 책임을 물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취업청탁과 관련해선 “(전자의 경우) 친구 아들이 취업을 부탁해 J회사에 소개한 사실이 있지만 당사자가 자신이 바라던 회사가 아닌 것같아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고 (후자의 경우는) 취업을 부탁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일련의 음해에 대해 특정세력을 채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 것이 마무리되는 대로 강력한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어차피 진천산단 비리건은 사안의 성격상 향후 또 어떤 계기가 되든 재론될 수밖에 없다. 다른 건 다 차치하더라도 로비자금 출처의 몸통과 인허가 행정처리 과정의 몸통에 대한 실체여부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번 기회에 차라리 6월 지방선거의 진천지역 각급 후보는 물론 소속 정당들이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했으면 한다. 모든 일이 그렇듯 문제의 해결은 공개적인 공론화와 이에 따른 투명한 절차가 담보될 때만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진천산단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을 양산하며 더 이상 지역사회에 피해의식을 안기지 말았으면 한다. 사건이 오랫동안 진행되면서 이 곳 사람, 특히 관련자의 주변인들은 이미 많은 상처와 상실감을 경험했다.

현재 의혹을 받고 있는 송기섭 군수관련 부분도 마찬가지다. 모든 게 확실하게 소명되지 않으면 진천산단은 더 큰 비극을 잉태할 지도 모른다. 이미 진행된 것만으로도 진천산단 비리건은 게이트(gate) 수준이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문을 제대로 열어젖히고 말끔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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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수님 사랑해요~ 2018-06-02 18:44:02
한기수님 너무 멋져요. 김종필 후보님 우군으로 오셔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김종필 후보님 페이스북은 정책 중심으로 하고, 한기수님의 페이스북은 네거티브 중심으로 하는 홍보 전략은 정말로 멋진 아이디어에요.
그리고 타이밍 잘맞춘 충청리뷰의 칼럼까지. 너무 멋있어요. 환상의 기획이에요.
김종필 후보님의 든든한 SNS 전략가 한기수님이 계셔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애독자 2018-06-02 18:31:12
김종필 후보님을 위한 칼럼 써 주신 발행인께 감사드립니다

김영훈 2018-05-25 10:58:31
진천군의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기수 2018-05-25 08:31:37
후속기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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