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3세, 내 나이가 어때서~~~
상태바
올해 83세, 내 나이가 어때서~~~
  • 육성준 기자
  • 승인 2018.05.11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앙공원에 울려 퍼지는 조수영 어르신의 색소폰 향연

조수영(83) 씨의 색소폰 연주에 청주 중앙공원에 흩어져 있던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귀에 익은 성인가요가 나오자 혼연일체가 되어 흥겹게 춤도 춘다. 춥고 더운 날만 제외하고는 이곳 중앙공원을 찾는다는 그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내뿜는 음량이 젊은이 못지 않게 박력있다.

30년 경력을 자랑하는 조 씨의 색소폰 향연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펼쳐진다. “나도 노인이지만 여기 있는 나이 든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고 싶어서 나오죠. 이곳은 무료하잖아요. 다들 흥겹게 춤추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5년 전부터 중앙공원에서 연주를 시작했다는 그는 색소폰 외에도 피아노, 아코디언, 기타 등 못 다루는 악기가 없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다양한 악기로 연주하고 싶어요. 그래서 천천히 하나하나 배운 거죠.”

몇몇 시민은 그의 연주에 반했다며 주머니 속에서 5천 원짜리 지폐를 꺼내 선뜻 건넸다. “이 어르신은 늘 우리를 옛 추억으로 돌아가게 해줘요. 난 항상 이 시간이 기다려져.”

또박또박 손수 적은 100여 곡의 악보는 마치 컴퓨터 바탕체처럼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악보는 ‘마포종점’ ‘마음이 약해서’ ‘내 나이가 어때서’ 등 시대를 풍미했던 트로트 곡들로 풍성하다.

조 씨가 작년 색소폰경연대회에서 받았다는 고가의 색소폰은 주인을 제대로 만난 듯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