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숲’이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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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숲’이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05.1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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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첫 행사 반응 좋아…소상공인과 청년창업자 참여
본사와 ‘베이지’ 5월 26일 충북문화관에서 빵시장 개최

플리마켓은 자신이 안 쓰는 물건과 직접 만든 것을 시장에 나와 파는 벼룩시장이다. 하지만 요즘의 플리마켓은 의미가 조금 다르다. 물건을 파는 것에서 나아가 문화를 만들어낸다. 대표적으로 2002년 문을 연 ‘홍대 플리마켓’을 예로들 수 있다. ‘홍대 플리마켓’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마켓이다. 여기에서는 다양한 청년 창작자들의 음원과 그림, 소품들이 판매된다. 이어 전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마켓들이 등장했고 청년을 주축으로 성장한 마켓들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청년들에게 마켓은 홍보의 수단이자 새로운 판로다. 성화동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30)는 “청주뿐 아니라 서울에서 열리는 몇몇 마켓에 꼭 참여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마켓에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의 제품을 보고 영감을 얻어 새로운 빵을 만든다”며 마켓이 홍보수단을 넘어 자신들에게는 배움의 장소가 된다고 밝혔다. 실제 청년들이 모인 마켓에서는 서로 생각들도 교류하는 등 장점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5월 충북문화관에서 열린 ‘숲속빵시장’ 현장

 

앵콜요청 쇄도한 ‘숲속빵시장’

청주에도 독특한 마켓이 있다. 지난해 5월 28일 충북문화관에서 열린 ‘숲속빵시장’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 현장을 찾은 곽민호(28)씨는 “‘숲속빵시장’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데다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앞으로 빵시장과 같은 행사가 계속 열렸으면 좋겠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업체들 반응도 좋았다. 사직동에서 디저트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씨(32)는 “‘숲속빵시장’은 디저트가게,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청년창업자들에게 꼭 필요한 마켓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에 대해 ‘숲속빵시장’을 기획한 백신영 ‘베이지’ 대표는 “참여자와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경험을 안겨주는 것을 목표로 했던 것이 성공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숲이 주는 편안함과 조용함이 색다른 경험을 주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준비된 연주자들의 연주를 제외하고 간간히 들려오는 배경음악은 바람소리와 새소리 그리고 저 멀리 도로에서 움직이는 차들의 소리뿐이었다.

그가 꿈꾸는 숲속빵시장의 롤모델은 태국 치앙마이의 ‘나나정글’이다. 나나정글은 치앙마이에서 20분정도 떨어진 인근 숲에서 열리는 빵시장 이름이다. 이색적인 분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백 대표는 “빵시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나나정글’같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백 대표는 방법을 찾는 일이 어려웠고 고심하며 1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 사이 몇 몇 업체들과 의기투합해 ‘숲속빵시장’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본사는 백 대표와 ‘숲속빵시장’을 공동주최한다. 이 축제는 현대인들의 주식인 빵을 소재로 해서 재미있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사와 백신영 대표는 아울러 이 행사를 통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소상공인과 청년창업자들에게 도움을 줄 계획이다. 그래서 수익의 일부는 앞으로 더 나은 행사를 기획하는데 사용하고, 또 일부는 공익재단 ‘세이브더칠드런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에 기부한다.

백 대표는 “청주하면 숲과 빵이 대표 단어로 떠오르게 하고 싶다”며 “‘숲속빵시장’이 청주의 특별한 볼거리에서 한 발 나아가 수익금의 일부가 지역의 공익을 위해 쓰이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숲속빵시장’은 전국에서 숲과 빵을 주제로 한 최초의 시도이며 마켓 1호다. 빵 관련 마켓들은 종종 있지만 아직까지 자연과 빵을 모두 아우르는 마켓은 없다. 청주시는 도심에 우암산과 무심천 그리고 곳곳에 공원과 녹지가 있어 숲과 빵을 담을 문화콘텐츠가 많다.

백신영 ‘베이지’ 대표

 

가보고 싶은 태국의 빵집 ‘나나정글’

관광객들, 이색 문화 즐기기 위해 줄서서 기다려

태국 치앙마이 ‘나나정글’은 프랑스 요리사인 남편과 태국인 부인이 함께 하는 빵집 ‘나나베이커리’에서 유래했다. 그들은 ‘나나베이커리’ 인근 한가로운 정글에 프랑스식 빵인 크로와상을 놓고 팔았다. 이것이 입소문 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대형장터가 됐다. 빵과 함께 야채, 음료 그리고 각종 공예품을 파는 ‘나나정글’은 이색 태국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각광받았고 태국관광청이 소개하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이곳을 찾는다. SNS에서는 방문후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 방문객이 많은 탓인지 ‘나나정글’ 한편에는 김치와 닭강정을 파는 가판도 있다고 한다. 한적했던 정글은 관광객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명소가 됐다. 아침 8시 개장인데 7시부터 줄을 선다. ‘나나정글’ 주최측은 사람들에게 번호표를 발부한다. 번호표를 받지 못하면 빵을 먹을 수 없다.

그래서 어쩌면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먼 길을 갔다가 빵을 못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최 측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나나정글 관리자는 SNS를 통해 “한정 판매 하는 것이 더 많은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는 비결이다. 사람들은 빵이 맛있어서 또는 값이 싸서 이곳을 찾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나나정글’을 찾는 이유는 정글 속에서 빵을 먹는 특별한 경험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특별한 문화를 파는 ‘나나정글’은 자체 추산 한 해 30만명이상 방문한다.

태국 치앙마이 나나정글 /나나정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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