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이 알아본 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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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알아본 그 곳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05.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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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봉명동 카페 ‘그레이맨션’, 베이커리 ‘릴리모네’ 빵시장 참여

그동안 자본을 앞세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잘 나갔다면 이제는 자신만의 색깔과 맛으로 승부하는 소점포들이 주목받고 있다. 청주시내 빵집 중에서는 서문우동과 맥아당, 청주오믈렛 같은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무수한 시련을 겪고 이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뒤를 이어 저마다의 철학을 갖고 있는 청년점포들이 생겨나고 있다. ‘숲속빵시장’에 참여하는 카페와 베이커리를 만났다.

‘그레이맨션’ 최송훈 대표.  사진/육성준 기자

집 같은 카페 ‘그레이맨션’

카페 ‘그레이맨션’은 지난해 9월 청주시 봉명동 주택가에 들어섰다. 최송훈(35)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청주로 내려와 카페를 차렸다. 청주에 연고하나 없던 그가 카페를 차리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카페를 어디에 만들까하는 것이었다. “인터넷도 찾아보고 여러 군데 발품을 팔았지만 결국 마지막 발길 닿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그레이맨션’의 내부는 대충 만든 공간이 아니다. 봉명동 주택가에 위치한 카페는 1층에 공방, 2층에 커피숍, 3층에 주거공간이 있다. 1층 공방에서는 가죽제품을 만든다. 공방을 만든 배경은 그의 전직이 가죽제품 만드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에 살면서 가죽관련 업체에서 일을 했다. 지금도 SNS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커피숍은 가정집을 개조해서 아늑하다. 간혹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카페들이 있지만 ‘그레이맨션’은 집의 본래 모습을 더 간직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인테리어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과 집에 초대받는 느낌을 주겠다는 고민이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삭막한 골목에 자리 잡은 집 같은 카페에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요즘 청주에서 가장 ‘핫’한 카페로 소문이 났다. 카페를 종종 찾는다는 정진영(23)씨는 “‘그레이맨션’의 포근한 분위기가 좋아서 조금 멀지만 이곳에 온다”고 말했다. 교통이 그리 편리하지 않은 골목에 있지만 20~30대 여성들이 항상 북적인다. 카페는 이들의 취향에 맞춰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3층은 최 대표와 그의 가족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그의 부모는 그를 따라 청주로 함께 이사 왔다. 그들은 여유로운 청주가 마음에 든다고 한다.

‘그레이맨션’의 인기상품은 커피와 사과에이드, 아이스티이다. 그 비결은 인근 과수원에서 사과를 사다가 사과청을 만들어 직접 에이드를 만드는데 있다. 일반 시럽을 쓰는 것보다 비용은 더 들지만 가격은 다른 업체들과 비슷하다. 최 대표는 “비용이 많이 들어도 좋은 먹거리와 편안한 공간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는 카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레이맨션’은 ‘숲속빵시장’ 당일에 커피머신을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사과에이드와 아이스티 그리고 새롭게 콜드브루를 메뉴에 추가해 판매할 계획이다.

‘릴리모네’ 윤백화 대표.  사진/육성준 기자

맛있다고 소문난 ‘릴리모네’

‘릴리모네’는 마카롱과 아기자기한 빵을 파는 베이커리다. 지난 2015년 10월 개업한 ‘릴리모네’는 올 1월 봉명동 주택가로 이전했다. 윤백화(30) 대표는 “개업하면서 디저트와 빵에 대한 제품 개발을 주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가게가 바쁘다보니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주문량 채우는 일이 더 벅찼다. 그래서 점포를 정리하고 이전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현재 ‘릴리모네’는 봉명동에 공방의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는 대학시절 빵을 전공했다. 청주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빵을 배우기 위해 서울로 진학했다. 이후 서울의 유명베이커리 제품개발부서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다양한 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그는 “불현듯 고향으로 내려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서울생활보다 만들고 싶은 빵을 개발하면서 실력을 키우고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개업하고 생각보다 장사가 잘됐고 2년여 간 장사하는데 바빴다. 윤 대표는 “찾아오는 손님들을 막을 수는 없어 지금은 1주일에 한번 SNS로 예약을 받아 제품을 파는 마켓을 연다”고 말했다. 이런 생활을 3년 정도 계속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빵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수업에 집중하고 싶다. 그러면서 개발도 함께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달달한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유기농밀가루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어 “디저트마켓에 꾸준히 참가해 업계 사람들과 교류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실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릴리모네’는 현재 마카롱과 에끌레어, 타르트 등 달콤한 빵 위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숲속빵시장’에 참여해 현장에서 직접 빵을 만든다.

‘그레이맨션’의 사과에이드(왼쪽) ‘릴리모네’의 마카롱.  사진/육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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