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란 어떠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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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어떠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본다
  • 충청리뷰
  • 승인 2018.06.0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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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오정란
해피마인드 심리상담소장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던 날, 나는 벅찬 감동으로 할 말을 잃었다. 실시간 중계방송을 보면서 어떠한 일도 할 수 없었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같은 민족이었고, 같은 언어를 쓰며 수천 년을 같은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며 살아왔음을, 불과 7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같은 영토 안에서 같은 체제로 살아왔다는 것이 새삼 상기되었다.

그리고 6월은 북미 정상 회담이 예정되어있다. 대다수 국민들의 마음은 조마조마하다. 과연 각자 다른 욕망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까? 분단의 장벽을 허물 수 있을까? 좀 더 평화로운 국가에서 우리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나는 이러한 물음을 가지고 국가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희망을 붙잡고 싶었다.

2017년 광장의 촛불은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무능력, 무책임한 정권에 대한 탄핵 집회에 가장 많이 등장한 문구는 ‘이게 나라냐’ ‘국가는 국민이다’였다. 많은 국민들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광장 민주주의를 실감할 수 있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그러나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는 반공 프레임으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내걸린 이름이기도 했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장에서 처음으로 민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고 30년 만에 미국과 국제사회의 후원을 받아 헌법을 선택하고 정부를 세웠다. 어쩌면 특별한 비용 없이 해방 후 민주주의 국가를 세웠으며 6.25전쟁의 발발과 휴전협정으로 민주주의는 실험을 하기도 전에 반공프레임에 포함되고 말았다.

1651년 영국 철학자 홉스는 <리바이어던>을 출간했다. 홉스는 ‘사회계약’이 국가의 기원이라는 이론을 펼쳤다. 이 책은 정치철학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책으로 자리잡고 있다.
홉스의 주장처럼 근대 국가는 외부의 침략과 내부의 범죄 위협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임무였다. 안전하고 잘사는 국가이면 되었다. 그러나 국민의 물질적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기만 하면 훌륭한 국가인가? 국가의 기능이 안보와 안전에만 있을까?

2017년에 나온 개정판
유시민은 책 <국가란 무엇인가>에서 훌륭한 국가는 만민에게 자유를 보장한다고 말한다. 각자의 자유, 국가가 국민을 수단으로 대하지 않고 국민을 개성을 가진 한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훌륭한 국가라 말한다. 이 책은 2011년에 쓰여졌다. 저자가 지난해에 개정판을 낸 것은 새로운 역사를 경험한 다수의 사람이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자 이에 답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훌륭한 민주주의 국가는 실업, 빈곤, 질병, 고령, 재해와 같은 사회적 위험에서 시민을 적극 보호한다. 시민들이 스스로 연대하여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다. 생활정치로 대변되는 주민자치가 대표적이다.

국가가 훌륭하지 않으면 우리들의 삶도 훌륭하기 어렵다. 훌륭함만으로 다양한 삶의 형태를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또 그렇게만 살아갈 수도 없지만 저자가 말하는 훌륭한 시민이란 올바른 국가를 세우는 부당한 특권과 반칙을 용납하지 않으며, 기회는 균등하게 주어지는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는 시민들을 뜻한다.

좋은 삶이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우리 삶이 정치와 분리될 수 없음을 자각하고 좋은 정당, 민주적인 정치, 효율적인 행정을 실천하는 일에 관심을 두며 적극적으로 정치 참여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제 국가는 소수의 어벤져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그 어떤 것보다 가치 있다는 것을, 평화롭기 위해서 이를 지키는 것이 각자의 몫이라는 것을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국가로 나아가는 것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며 자본으로 물신화되어가는 생명에 대한 존중을 회복해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도전은 우리 안에 숨어있는 미시적 폭력과의 싸움 없이는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6.13 지방 선거가 목전에 와 있다. 꼼꼼하게 후보들의 정책을 살펴보고 투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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