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분권 시대, 지역 기획자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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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분권 시대, 지역 기획자가 필요해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6.15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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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문화재단, 기획자 양성하는 ‘쓸모있는 문화작업장 틔움’ 개강식
20~40대 이르는 예비 기획자들 55명…새로운 문화네트워킹 시도해
기획자 양성과정인 ‘쓸모있는 문화작업장 틔움’ 사업이 열리고 있는 사직동 ‘654’작업장.예비기획자들의 참신한 생각들이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20대부터 40대까지 문화기획을 배우기 위해 모인 이들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지난 7일 오후 6시 사직동 재개발지역에 위치한 ‘654작업장’에서는 충북문화재단이 주최한 문화기획자 양성과정 ‘쓸모 있는 문화작업장 틔움’개강식이 열렸다.

충북문화재단에서는 지난 5월 충청권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청년 활동가 및 관련 전공자 55명을 모집‧선발해 올 12월까지 실무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다양한 주제의 이론과 프로젝트 기획 및 멘토링, 현장 탐방의 교육과정을 실시한다.

이번 개강식은 강사와 수강생 간의 소통을 위한 것으로 스탠딩 파티 형식으로 열렸다. 수강생들은 이날 각자 자신을 드러내는 ‘오브제’를 만들어 깜짝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총 10회의 이론과정에는 문화일반과 정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문화예술기획 및 문화예술교육 관련 지역 내‧외부의 공공시설 및 민간단체 사업현장을 5회 방문한다.

또한 기획서 작성과 그에 따른 멘토링, 지역 문화예술 활동가들과의 네트워크 포럼 등 문화기획의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과정들에 참여하게 된다.

 

2년째 사업 시행

 

사직동에 위치한 '654작업장'
강선미 퍼실리테이터

‘654작업장’은 수강생에 한해 자유롭게 상시 이용이 가능하도록 개방할 예정이다. 수강생 상호간의 생각 공유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을 진행하는 강선미 퍼실리테이터(조력자)는 “오래된 골목길에 작업장이 위치하고 있다. 때로는 일상의 소음도 많이 들린다. 그 모든 게 기획의 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기획자에게 제일 중요한 가치는 새롭게 공간을 읽어내고 재미를 부여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강 씨 외에도 조송주 기획자, 추연신 작가가 예비 기획자들의 멘토로 활약한다.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사업은 2017년에 이어 2년째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실시된다. 이 과정을 마친 수료생들은 지역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차세대 문화리더’로 활동하게 된다. 우수 수료생으로 선발되면 국외연수의 기회도 주어진다. 지난해 이 과정을 수료한 이들이 올해도 참여해 연속성을 가져간다.

강선미 씨는 “수강생들을 쉽게 1학년과 2학년으로 통칭했다. 지난해 수업을 들었던 사람들 중에 15명이 이번에 또 듣는다. 보충수업 같은 것이다. 기획자를 꿈꾸는 이들 대부분은 실제 지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기획이라는 게 어쩌면 단계별 과정의 습득보다는 현재의 생각을 유연하게 펼치는 힘이 더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충북문화재단의 정지현 교육지원팀장은 “지역분권, 문화분권이 새로운 아젠다로 설정되고 있다. 단순히 문화예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공유하고 전파할 수 있는 지역 기획자가 많이 나와야 문화분권이 이뤄질 수 있다. 때문에 재단에서도 몇 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기획자 양성사업을 벌여왔다”라고 말했다.

멘토로 나선 조송주 씨는 “기획자들은 결국 각자의 맥락을 찾아가게 된다. 참여자들의 면면을 보면 일반 생활예술인부터 문화예술교육 종사자, 이벤트 기획자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성을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문화예술분야에서 보면 창작이라든지 공간운영이라든지 새로운 맥락들을 깊이 있게 고민하는 기획자들이 나와 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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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기업+기획자가 손잡았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 파견지원사업

충북에선 협동조합이웃과 예술가들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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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을 사회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지난 4년 전부터 예술가들과 기업 및 기관, 퍼실리테이터(조력자)가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을 벌여왔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벌이는 예술인 파견지원사업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이 되면 예술가들은 한 달에 10일 30시간을 일하고 120만원을 지원받는다.

충북에선 올해 1건의 사업이 진행된다. 기업은 협동조합 이웃이 운영하는 와글와글 목공소, 예술가는 김윤섭, 이은정, 노경민 씨, 그리고 퍼실리테이터는 조송주 안덕벌드로잉하우스 기획자가 선정됐다.

기업, 예술가, 퍼실리테이터가 만나 ‘협업’하면서 새로운 문화활동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조송주 퍼실리테이터는 “많은 기업들이 신청을 하지만 떨어진다. 올해도 충북에서 6군데 신청했지만 한 곳만 선정됐다. 작가나 퍼실리테이터 선정도 까다롭다. 기업, 예술가, 퍼실리테이터 3주체의 협업이 중요하다. 이른바 ‘협업주제’를 잘 설정해야 하고, 이를 잘 실현시켜야 한다. 사업의 근본 목적은 예술가 지원사업이다. 예술가들에게 ‘서브잡’을 만들어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협동조합 이웃은 올해 이 사업을 통해 목공을 기반으로 한 주민커뮤니티 활성화 및 목공카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협동조합 이웃을 이끌고 있는 이인선 대표는 “사직동은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사실상 답보상태다. 아파트 미분양이 넘쳐나는 시점에서 재개발 사업은 메리트가 없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여전히 주민들 간 불신과 오해가 많다. 기본적으로 집수리하는 데 목공이 필요하지 않나. 목공을 통해 지역커뮤니티를 만들어내고, 재개발 출구전략도 짜고 싶어 사업을 신청했다”라고 설명했다.

조송주 퍼실리테이터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홍보가 잘 안됐다. 이 사업의 80~90%를 서울과 경기도 권에서 가져간다. 이번기회에 제대로 홍보가 되면 좋겠다. 전국에 퍼실리테이터가 200명 정도가 있고, 보통 한 사업 당 3~4명의 예술가가 참여한다. 한해 1000여명의 예술가들이 이러한 사업을 통해 복지 혜택을 누리고 기업도, 지역도 활력을 얻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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