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빵&상품 만나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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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빵&상품 만나는 재미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06.2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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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갖춘 소규모 업체들과 함께 하는 ‘숲속빵시장’
가정식밀빵 ‘그레이스의 부엌’, 탈모방지비누 ‘솝앤푸’ 참여

농부의 비밀식탁 산남동 ‘그레이스의 부엌’

‘그레이스의 부엌’은 가정에서 농가밀빵을 대접하는 곳이다. 2014년 처음 간판을 걸었지만 가정에서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제품을 전시하는 매장이 따로 없다. 빵과 함께하는 요리들을 나누기 위해 산남동과 분평동에서 작업한다. 운영은 오동균 대한성공회 청주산남교회 신부와 이수복 CBS청주방송 PD, 이 PD의 여동생인 이영희 대표가 함께 한다. 빵은 주로 이 대표가 만들고 이 PD는 전체적인 기획을 한다. 이 대표는 “토종밀을 소비하고 직접 농가를 돕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 시작했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들이 처음 토종밀빵을 접하게 된 것은 이 대표의 어머니가 와병중이었을 때라고 한다. 그는 “건강한 음식을 찾아 전국을 수소문 했고, 이 대표가 전남 구례에서 빵을 배우고 서울에 가서 발효종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레이스의 부엌’ 오동균 신부

토종밀은 다른 밀보다 글루텐이 적어 빵의 모양을 잡기 어렵다. 빵의 양도 적게 나온다. 그래서 양보다 질에 더 집중했고 꽤 많은 시간을 들여 빵 모양 내는 연구를 했다고 한다. 그는 “글루텐 함량이 적은 앉은뱅이밀로 빵을 만들면 보통 유기농 우리밀로 만드는 것보다 2배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 그 대신 건강한 빵이 만들어 진다. 글루텐으로 인한 소화장애나 피부트러블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런 빵이 이 대표에게는 잘 맞는다고 한다. 그는 “어릴 적부터 글루텐을 소화시키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빵이 먹고 싶어도 피부에 알레르기가 생겨 먹을 수 없었는데 앉은뱅이밀로 만든 빵을 먹으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좀 더 토종밀과 우리빵에 대해 알기 위해 밀도 직접 재배한다. “생산량이 많은 건 아니지만 함께 만든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그레이스의 부엌’은 6월 ‘숲속빵시장’에 참여한다. 이 대표는 “수익보다는 농가를 통해 직접 농산물을 소비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전에는 전국의 내로라는 마켓들에 참여했지만 근래에는 잘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마켓들이 상업적으로 흘러 주객이 전도되는 모습들을 봐왔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 곳은 이미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서 찾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위해 자체적으로 ‘비밀식탁’이라는 소소한 마켓을 운영한다. ‘비밀식탁’은 참여를 희망하는 이들을 초대해 조그만 공간을 빌려 가정에서 맛볼 수 있는 식탁을 꾸미는 행사로 1년에 1~2회 열린다. 이 대표는 “산남동을 거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산남동에서 열리는 ‘숲속빵시장’에 참여하고 싶었다. 이곳에서 동네사람들을 위해 ‘그레이스의 부엌’ 비밀식탁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재구매율 100% 율량동 ‘솝앤푸’

‘SOAP & POO(솝앤푸)’는 수제비누를 만드는 가게다. 샴푸바를 주로 만든다. 샴푸바는 액체샴푸에서 수분을 제거하고 과립형태로 만들어 압축시킨 고체샴푸다. 계면활성제가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면서 폼클렌징이나 샴푸, 바디클렌저 등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를 겨냥해 다양한 제품들이 나왔다. ‘솝앤푸’도 계면활성제를 쓰지 않는 대열에 발맞춰 생긴 업체다. 주로 온라인을 통해 샴푸바 등 수제비누를 판매한다. 이승연(27) 대표는 지난해 9월 매장을 열었다.

그는 “제품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잘될지 확신이 없었다. 다행히 매출이 꾸준히 올라 오는 9월 용암동으로 확장 이전한다”고 밝혔다. 매출 총액이 큰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재구매율이 100%라고 한다. 한 번 써본 사람은 계속해서 온다는 것. 이 대표는 여기서 힘을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비결이 “제품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라고 밝혔다.

그가 비누제조를 처음 시작한 건 2년 전이다. 이전에는 병원에서 일했다. 그는 “병원에서 일하며 스트레스가 많았다. 탈모가 날로 심해져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탈모에 좋은 샴푸들을 찾다가 샴푸바를 알게 됐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은 모두 써봤지만 탈모는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마음먹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승연 '솝앤푸' 대표

그는 2년의 연구 끝에 지금의 샴푸바를 완성했다. 샴푸바에는 식물성오일에 가성소다와 정제수 등이 들어간다. 여기까지는 다른 샴푸바들과 다르지 않다. 다만 여기에 막걸리 등 몇몇 비밀재료를 넣으면 비누 제품들이 갖고 있는 특유의 뻑뻑함이 없어진다고 한다. 제조부터 숙성 그리고 건조과정을 모두 거쳐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제품에 따라 5일에서 14일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솝앤푸’의 제품은 주로 N포털에서 운영하는 스토어팜과 홈페이지·블로그를 통해 판매된다. 고객은 주로 20대다. 40~50대 고객은 주로 오프라인을 통해 구매한다. 그는 “지난 3월 우연치 않은 기회에 동부창고에서 열리는 마켓에 나갔다. 당시 제품을 구매했던 40~50대 고객들이 꽤 있었는데 지금도 주기적으로 사간다”고 말했다.

앞으로 ‘솝앤푸’는 ‘숲속빵시장’에 계속 참여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청주에 매장을 열면서 솝앤푸를 좀 더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숲속빵시장의 콘셉트에 맞게 제품을 준비하겠다. 그래서 기능뿐 아니라 재미있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솝앤푸’의 ‘숲속빵시장 에디션’은 6월 30일 오전 10시 산남동 두꺼비생태공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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