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일(59) 씨가 땅속 맨홀에서 힘겹게 올라왔다. 그가 하는 일은 인터넷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 이들은 인터넷 설치공이라 불린다. 전에는 전봇대에 올라가 선을 연결했지만 이제는 지중화사업으로 땅속에서 일한다. 맨홀 안은 거미줄처럼 얽힌 인터넷 선들이 가득하다. 이 선들은 각 가정으로 들어간다.
물이 가득 찬 맨홀 안은 어두워 흙탕물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 이 씨는 “물이 목까지 들어찰 때도 있어.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인터넷이 없으면 사람들이 연결이 안 되잖아”라고 말했다. 40년 경력과 일머리 빠르다는 평판에 이 씨는 전국을 돌아다닌다. “청주에는 보름 정도 있고, 다음에는 또 파주로 올라가.” 그는 또 다른 맨홀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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